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영화 속 논술

‘인생은 아름다워’

아버지의 숭고한 거짓말, 그리고 삶의 아이러니

  • 윤문원 이지딥 논술연구소장 mwyoon21@hanmail.net

‘인생은 아름다워’

1/7
  • 영화는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다. 두 시간 안팎에 걸쳐 당대의 사회상을 기록하고 독특한 시각으로 문제를 제기한다. 영회의 주제의식에 대해 사색하고 토론하면 더 효율적으로 사고력을 키울 수 있다. 그래서 영화가 다룬 역사적·철학적 소재들은 대입 논술·구술시험의 단골 메뉴로 등장하기도 한다. 이번 호 부터 명작 여화를 통해 논술을 공부하는 색다른 연재 기사를 싣는다. 문자보다 영상에 친숙한 청소년은 영화라는 빼어난 시청각교재와 더불어 깊이 있는 사고와 글쓰기에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고, 성인은 다양한 주제를 담은 영화를 즐기며 교양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이다.
‘인생은 아름다워’
‘인생’과‘삶’은 철학의 기본 과제로서 여러 대학의 논술 시험에 자주 출제되는 주제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는 삶의 의미를 조망하는 대표적 작품. 인류 역사상 비극적인 사건의 하나인 나치의 유대인 학살이 그 배경인데, 아버지는 유머러스한 선의의 거짓말을 통해 아들에게 인생에 대해 역설한다.

우리는 누구나 나름대로 고단한 삶의 무게를 지고 살아간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도 ‘인생은 아름답다’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것은 자기만의 작은 희망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인생을 살면서 거짓말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만이 존재할까? 특히 자식을 키우면서 선의의 거짓말을 하지 않는 부모가 어디 있으며, 부모의 거짓말을 자양분 삼아 성장하지 않는 자식이 어디 있을까. 세상 물정 모르던 어린 시절, 아버지가 한 선의의 거짓말은 아버지를 속이기 위한 아들의 거짓말로 이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삶의 진정한 비극은 아버지가 한 선의의 거짓말을아들이 알아채기도 전에 아버지가 아들의 곁을 떠난다는 것이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죽음을 앞두고 “그래도 인생은 아름답다”고 한 러시아 혁명가 트로츠키의 독백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졌다. 이는 죽음에 직면한 극한 상황에서 트로츠키의 너무나도 낙관적인 인생관이 잘 드러난 말이다. 혁명가 트로츠키는 멕시코의 독방에 갇혀 스탈린이 보낸 암살자들이 자신에게 방아쇠를 당기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트로츠키는 죽음이 임박한 순간에 “그래도 인생은 아름답다”는 말을 남겼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제목과는 달리 인생의 행복과 불행에 대해서 생각하게 한다. 생존과 삶의 희망에 대한 이야기로서, 관객에게 절망적이고 비극적인 상황에서도 희망과 삶의 의지를 잃지 말자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나치의 유대인 학살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사랑, 상상력, 유머로 가득 찬 코믹한 기법을 써서 감동적으로 그리고 있으며, 풋풋한 사랑과 부성애가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영화는 두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전반부는 소박하고 유머러스한 시골청년 귀도가 아름다운 처녀 도라를 만나 행복한 가정을 꾸미기까지의 순수하고 열정적인 로맨틱 코미디다. 후반부는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에 독일군이 이탈리아를 점령하면서 유대인 수용소로 끌려간 귀도와 아들 조슈아가 겪는 희비극으로 꾸며져 관객의 심금을 울린다. 어린 아들을 위해 어떤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아버지 귀도. 목숨을 잃는 순간까지 피에로처럼 행동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그린 장면에선 가슴이 찡하다. 어린 아들을 살려내려는 아버지의 눈물겨운 사투, 아내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과 사랑이 스크린을 가득 메운다.

“이건 마지막 숨바꼭질이야…”

“동화처럼 슬프고 놀라우며 행복이 담겨 있는 이야기입니다”라는 내레이션이 깔리며 영화가 시작된다. 배경은 파시즘과 나치즘이 맹위를 떨치던 1939년 이탈리아. 유대계 이탈리아인인 귀도(로베르토 베니니 분)는 호텔에서 웨이터로 일하면서 이상형의 여인인 초등학교 교사 도라(니콜레타 브라스키 분)를 운명처럼 만난다.

귀도는 도라에게 약혼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지만 모든 수단을 동원해 끈질기게 구애한다. 귀도는 약혼자와 함께 오페라 공연을 관람하는 도라에게 조금 떨어진 좌석에서 온몸으로 사랑을 호소한다. 이때 무대에서 공연되던 노래가 프랑스 작곡가 오펜바흐의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에 나오는 이중창 ‘뱃노래-아름다운 밤(Bell nuit o nuit d’ amour)’이다.

도라의 마음은 천진난만한 유머로 웃음을 선사하는 귀도에게 조금씩 기울어간다. 마침내 사랑의 신은 두 사람을 동화 속 주인공처럼 결합시킨다. 행복한 가정을 꾸린 이들에게 귀여운 아들 조슈아(조르지오 칸타리니 분)가 태어나고, 그들은 꿈에 그리던 서점을 운영하면서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그러나 1944년, 평화롭기 그지없던 이들에게 불행이 닥쳐온다. 나치에 의해 아버지와 아들이 유대인 수용소로 끌려가게 된 것. 아들 조슈아의 생일, 유대인 수용소로 끌려가는 귀도가 조슈아에게 “이건 아빠 엄마가 몇 달 동안 고민했던 네 생일 선물이야. 깜짝 놀라게 하려고 말을 안 했지, 어디로 가는지도 비밀이야” 하면서 아들을 안심시킨다. 사랑하는 아내 도라는 유대인이 아니면서도 자원해서 남편과 아들의 뒤를 따른다.
1/7
윤문원 이지딥 논술연구소장 mwyoon21@hanmail.net
목록 닫기

‘인생은 아름다워’

댓글 창 닫기

2018/10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