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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조종사 조기전역 비상

기량 절정 소령급 파일럿, 너도나도 민항(民航)행

  •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공군 조종사 조기전역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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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막대한 예산 들여 키운 조종사, 민항에 다 뺏긴다”
  • 정년 전역은 22%, 나머지는 모두 소령 전역
  • 민항 취업연령 제한이 조종사 조기전역 촉진
  • 민항행 주요 동기는 진급 적체와 가치관 변화
  • 공군, “민항 입사연령 상향조정해야”
  • 민항, “젊고 우수한 인재 선발해 오래 활용해야”
공군 조종사 조기전역 비상
“엄청난 국가예산을 들여 교육 다 시켜놓고 무슨 꼴인가. 난감하고 허망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전역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받을 수도 없고…. 문제는 전역이 아니라 조기 전역이다. 정작 나가도 될 중령·대령은 남아 있고, 기량이 한창 무르익은 소령 조종사가 나간다는 게 문제다.”

공군 전투비행단장을 지낸 예비역 준장 A씨의 탄식이다. A씨의 말이 아니더라도 요즘 공군 안팎에선 조종사의 조기 전역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조기 전역의 주역은 비행 기량이 절정에 오른 것으로 평가되는 소령급 조종사. 소령 계급은 비행전력의 핵심인 편대장이나 비행대장을 맡고 있다. 그보다 상위 직책인 비행대대장은 중령 보직이다. 중령 이상은 지휘관으로, 비행기를 타지 않는다.

조종사 조기 전역 바람은 군 전력 약화 논란을 낳고 있다. 조기 전역하는 조종사는 대부분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과 같은 민항(民航)회사에 취업하고 있다. 공군 일각에서 “공군에서 애써 키워놓은 조종사를 민항에 다 빼앗기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A씨는 조종사의 조기 전역과 민항 취업을 ‘국가적 손실’로 규정한다. 공군 계산법에 따르면 10년차 조종사 한 명을 양성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자그마치 87억원(2003년 기준). 이처럼 몸값이 비싼 조종사가 그간 갈고 닦은 기량을 한창 발휘할 시점인 소령 때 군을 떠나 민항으로 몰려가니 A씨와 같은 주장이 나올 만도 하다. A씨는 “민항에 취업하기 위해 잠시 머무르는 곳이 공군이냐”고 개탄했다.

공군 통계에 따르면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전역한 조종사는 매년 평균 87명(지난해엔 90여 명이 전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 정년에 따른 전역은 22%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 78%의 전역자는 모두 소령 이하 계급이다. 공사(공군사관학교) 출신의 경우 임관 후 10년이 지나야 소령 진급이 가능하고 의무복무기간이 13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소신 전역자’의 대부분이 소령인 셈이다.

군 장교의 전역률이 높아지고 전역 계급도 낮아지고 있다는 건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하지만 공군 조종사처럼 유난히 소령 계급에 전역자가 몰려 있는 것은 특별한 현상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공군 조종사 전역실태를 살펴보면 조기 전역과 민항 취업이 밀접하게 관련돼 있음을 알 수 있다. 공군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민항행(行)을 희망한 전역 조종사의 80%가 취업했다. 이들의 민항 선택에는 여러 가지 사유가 있지만, 민항사의 취업연령 제한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게 공군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민항, 만 40세 이상 안 뽑아

민항사는 몇 년 전부터 군 출신 조종사의 취업 연령대를 만 42세 이하로 낮췄다. 그것도 공식적인 얘기일 뿐 실제로는 만 40세 이상은 뽑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교로 임관되는 나이는 만 23세(사관학교 기준)이고 36세가 되면 의무복무(13년)가 끝난다. 30대 중반에서 후반에 걸쳐 있는 소령 계급 조종사의 전역률이 높을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말하자면 민항 취업 규정이 조기 전역의 촉진제가 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민항사의 채용 방침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 민항측 설명을 들어보면 수긍이 가는 점이 있다. 사기업의 인사정책과 관련된 사항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기량이나 체력이 뛰어난 젊은 조종사를 뽑아 오랫동안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공군은 공군대로 할 말이 있다. 일부 전·현직 공군 관계자들의 걱정과는 달리 공군의 공식적인 견해는 ‘별 문제 없음’이다. 즉 인사적체 해소 차원에서 매년 일정 비율의 조종사 전역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로, 전력 약화를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전역자의 대부분이 소령급이라는 점에 대해선 찜찜해하는 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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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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