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4월호

일회용품, 프라이팬 코팅재 ‘PFOA’ 비상!

발암·독성 경고 봇물… 한국인 검출량, 미국인 33배

  • 양재호 대구가톨릭의대 교수·약리학

    입력2006-03-28 10: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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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물실험에서 간암, 고환암, 유선암, 독성 유발
    • 美 PFOA 사업장 근무자, 전립선암·뇌혈관 질환 사망률 3배
    • 미 과학자문위, ‘PFOA는 발암가능물질’ 다수 의견
    • 한국인 PFOA 검출량 세계 최대
    • 정부, 문제 제기 후에도 역학조사나 인체 축적경로 연구 안 해
    일회용품, 프라이팬 코팅재 ‘PFOA’ 비상!
    프라이팬과 각종 포장지의 코팅재나 직물, 카펫의 방수 마감재 등으로 널리 쓰이는 PFOA(퍼플루오로옥탄산염, perfluorooctanoic acid)의 발암물질 논란이 뜨겁다.

    지난해 12월 미국 환경보호국(EPA)은 동물실험 결과 PFOA가 암과 각종 독성을 일으키는 것으로 밝혀지자 세계 최대 PFOA 생산업체인 듀폰사에 1025만달러의 벌금을 물리는 한편, 지난 1월에는 8개 다국적 제조기업에 2015년까지 PFOA 방출 자체를 금지하도록 요청했다. 이에 PFOA 제조업체들은 “동물실험 결과에서 발암 가능성이 확인된 것일 뿐,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밝혀진 게 없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2월에는 더욱 충격적인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병원은 미국 신생아 300명 중 298명의 제대혈에서 PFOA가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PFOA가 일반인에서 검출된 적은 있으나 신생아에서 검출된 것은 처음. PFOA의 인체 유해성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결과물이라 더욱 관심을 모은다.

    먼 나라 이야기 같지만, 한국의 PFOA 문제는 더 심각하다. 한국이 PFOA 대량 수입국인 데다 이를 원료로 만든 제품이 지금도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 2004년 7월 필자와 미국 뉴욕주립대가 함께 한 실험에서 한국인의 혈중 PFOA 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환경부와 보건복지부는 아직 어떤 연구결과나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너무 흔한 PFOA 제품들



    PFOA는 과불소화합물(PFC)의 일종으로, 자연환경에서는 발생하지 않는 인공합성수지다. 불소수지화합물(과불소화합물)을 생산하는 데 필수적인 물질인 까닭에 지난 50년간 수많은 산업현장에서 사용돼왔다. 일반인은 이를 뭉뚱그려 ‘불소수지’로 부르지만, 논란의 대상은 불소수지의 원료가 되는 PFOA다.

    PFOA에 의해 생성된 과불소화합물은 우리 주변에서 용도가 매우 다양해 이것이 사용되지 않는 물질을 가려내기가 쉽지 않을 정도다. 프라이팬에 음식이 눌어붙지 않도록 하는 코팅재인 ‘테플론(Teflon)’을 만드는 필수원료이며, 카펫이나 의류의 방수 마감재에도 사용된다. 각종 포장지와 건축자재의 표면 마감재, 냉장고의 냉매, 화장품, 샴푸, 주방재료, 반도체 등은 관련 제품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PFOA를 사용하거나 방출하는 산업도 매우 다양해서 자동차, 기계, 화학, 전자, 반도체, 의약, 건설자재 등 거의 모든 산업 분야가 관련돼 있다.

    PFOA는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생분해 및 광분해가 거의 일어나지 않는 물질이다. 다른 물질에 비해 동식물에 쉽게 축적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인체에 축적되는 주요 경로는 음식물인 것으로 판단된다. 다이옥신과 같이 생태계에서 분해가 잘 되지 않고 동식물에 축적되는 환경오염물질은 대기나 수질 등을 통해 인체에 축적되기보다 대부분 먹이사슬을 통해 축적된다. 또한 PFOA는 구강 또는 흡입을 통해 인체에 쉽게 흡수되는 반면, 피부 접촉을 통한 침투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흡수된 후에는 배설 속도가 매우 느려 체내 축적을 부채질한다. PFOA가 사람의 몸속으로 들어와 그 양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반감기)은 4∼9년으로 알려져 있다.

    인간에게 더 위험할 수도

    일회용품, 프라이팬 코팅재 ‘PFOA’ 비상!

    환경단체 회원들이 환경호르몬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진 일회용 도시락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인체를 대상으로 독성실험을 할 수 없으므로 그 대안으로 사용되는 것이 동물실험이다. 따라서 동물실험을 통한 연구결과는 독성물질을 평가하는 필수단계라 할 수 있다. 특히 유전자와 약물의 작용기전은 동물과 인체가 많은 부분에서 유사하다. 물론 인체와 동물 간의 차이 때문에 예측이 잘못되어 커다란 재앙을 가져온 예도 없지는 않다. 동물실험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어 사용이 허가된 신경안정제 ‘탈리도마이드(Thalidomide)’로 인해 유럽의 수많은 산모가 기형아를 낳은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여러 연구진의 동물실험 결과 PFOA는 쥐와 같은 설치류 동물에서 간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DEHP(Di-ethylhexyl phthalate, 플라스틱 제품의 연화제로 사용되며 환경 호르몬인 프탈레이트의 일종)’처럼 ‘PPAR-’라는 수용체가 그 매개 기능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PPAR- 수용체를 매개로 한 발암 메커니즘은 설치류에 국한되고 인체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메커니즘이 태아 및 영아에서도 일어나지 않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된 적이 없다. 신생아가 PFOA에 오염됐다는 존스홉킨스대 병원의 발표가 충격으로 다가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PFOA는 고환암, 유선암 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PFOA는 발암성 이외에 면역계 장기인 흉선 및 비장의 정상적인 작용을 방해해 면역계 기능을 교란한다. 또한 지용성이라 태반을 쉽게 통과해 태아의 기형을 유발할 수 있고 뇌에 쉽게 축적되어 갑상선 호르몬과 같은 신경계 호르몬의 변화를 일으킨다. 특히 뇌의 발달이 왕성한 시기인 태아나 영아기의 갑상선 호르몬 변화는 정상적인 두뇌 발달에 심각한 영향을 미쳐 기억력 감퇴, 학습 장애와 같은 신경독성을 나타낼 수 있다.

    갑상선 호르몬 변화와 뇌 발달 장애의 상관성은 비단 동물에 국한되지 않고 인체에서도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므로 PFOA의 인체(특히 태아나 영아) 노출 농도와 인체 갑상선 호르몬 변화의 상관성에 대한 연구가 시급한 상황이다.

    지난 3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제45차 미국 독성학회에서는 PFOA 관련 연구논문이 여러 편 발표됐다. 그중에서도 임신한 쥐에게 PFOA를 투여한 결과 태어난 새끼의 크기가 줄고, 눈뜨는 시기와 털의 성장 등이 현저하게 영향을 받으며 사산율도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논문이 많은 연구자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는 생식 및 발달(성장) 독성이 임신 중 노출된 시기와 관련성이 높으며, 태아의 성장 시기 중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정 시기가 있음을 추정케 한다. 다시 말해 임신 중 특정시기에는 PFOA 노출에 매우 주의해야 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 시기가 언제인지를 파악하는 연구가 예방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더욱이 PFOA는 동물에서보다 인체에서 반감기가 훨씬 길어 똑같이 노출된다 해도 인간에게 더 큰 독성작용을 나타낼 개연성이 있다. 따라서 다양한 종(種)의 실험을 통해 인체의 반응을 최대로 예측할 수 있는 최적의 동물모델 개발이 절실히 요구된다.

    과학자들, 인체 발암 경고

    PFOA 동물실험 결과를 토대로 인체에 끼치는 유해성을 평가하는 데는 무리가 따른다. 불확실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대목에서 주목할 점은 최근의 국제적인 추세가 사전예방원칙(precautionary principle)을 적용, 인체에 대한 자료가 부족하더라도 동물 등에서 뚜렷한 증거가 나타나면 일단 사전조치를 취한다는 사실이다. 사전예방원칙은 어떤 물질의 인체 유해성이 불확실할 경우 이것의 안정성이 입증될 때까지 유해성이 있는 것으로 간주하고 해당 물질을 취급한다는 원칙이다.

    PFOA의 인체 유해성에 대한 문제는 최근에야 주목을 받기 시작해 아직 연구 자료가 많이 축적되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인체 유해성을 유추할 수 있는 자료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PFOA 제조업체인 3M사와 듀폰사가 자사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한 역학조사가 그런 예다.

    역학조사 결과 PFOA 관련 작업장에서 장기간 근무한 사람은 전립선암 또는 뇌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일반인보다 3배 정도 높으며, 방광암 사망률도 다소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혈중 콜레스테롤 및 지질(脂質)의 양도 증가시켰다. 또한 갑상선 호르몬에 변화가 일어났으며 우리 몸에 유익한 고밀도 지단백질(HDL)의 형성도 억제된 것으로 드러났다.

    일회용품, 프라이팬 코팅재 ‘PFOA’ 비상!

    각종 일회용품들에는 PFOA가 많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역학조사는 연구에 참여한 대상자와 관련 질병의 수가 적어 인체에 미치는 영향과 PFOA 노출의 인과관계를 설정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존스홉킨스대 병원의 발표처럼 신생아 대부분의 제대혈에서 PFOA가 발견됐다면 비록 노출량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PFOA가 성장기 두뇌에서 갑상선 호르몬의 정상적인 작용을 방해해 신경독성의 원인을 제공했을 가능성이 있다.

    필자를 비롯한 여러 과학자는 관련 자료들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어 PFOA의 인체 유해성을 입증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한다. PFOA에 대해 공개적으로 자문을 의뢰받은 미국 과학자문위원회 위원들 대부분이 ‘PFOA는 인체 발암 가능 물질(likely to be carcinogenic to humans)’이라는 의견을 낸 것도 이런 분위기를 보여준다. 다수 위원이 이런 의견을 낸 것은 동물실험 결과 PFOA가 실제 여러 부위에서 암을 일으켰고 PPAR- 수용체를 매개로 하는 작용기전이 동물에서 명확히 알려져 있으며, ‘인체에 대한 작용기전이 불확실할 경우 동물의 작용 기전이 인체에도 작용하는 것으로 간주한다’는 미국 환경보호국(USEPA)의 ‘암 판단 지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위원들의 이런 판단은 최근 스톡홀름 협약 등에서 국제조약의 기본정신으로 채택한 ‘사전예방원칙’과 일치하며 앞으로 새로운 발암물질의 독성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개념으로 정립될 전망이다. 따라서 PFOA의 인체 유해성에 대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구체적인 규제방안이 곧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젊은 층이 많이 쓰는 일상용품’

    2004년 4월 필자는 미국 뉴욕주립대와 공동으로 대구 외곽 병원의 응급실에 입원한 환자 중 남녀 각 25명씩을 무작위로 추출해 혈중 PFOA 농도를 측정했다. 실험 결과는 놀라웠다. 평균 농도가 여성 88ppb, 남성 36ppb로 미국·일본·유럽·인도·남미 국가 등 9개국 중에서 수치가 가장 높았다. 미국과 일본에 비해서는 각각 33배, 20배나 높았다. 특히 두 명의 여성은 각각 105ppb, 256ppb를 나타내 일반인을 대상으로 측정한 수치로는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이들이 PFOA에 노출될 만한 특정한 오염원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케 했다. 일반인의 혈중 PFOA 농도가 특히 높게 나타남으로써 PFOA의 노출원(源) 및 노출경로를 추정할 수 있는 중요한 인구집단이 확인된 셈이다. 전세계적으로 PFOA 검출 사실은 보고되고 있으나, 무엇이 오염원이며 어떤 경로를 통해 인체에 축적되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과연 이들은 어떤 경로로 PFOA에 노출된 것일까. 당시 실험 대상자들은 PFOA 관련 제조업체 인근 주민이나 관련 산업 종사자도 아니어서 작업장에서 노출됐다기보다는 일상생활에서 PFOA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높다. 세정제, 샴푸, 화장품과 같은 일상용품이나 PFOA와 관련된 여러 가지 일회용품 사용이 혈중 PFOA 농도를 높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이옥신과 같은 대부분의 환경오염물질은 인체에 지속적으로 축적돼 연령층이 높을수록 체내 농도가 높아지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이 연구에서는 오히려 젊은 층에서 PFOA 농도가 더 높게 나타났다. 이는 PFOA가 오랜 기간을 두고 체내에 축적됐다기보다는 비교적 짧은 시간에 이에 노출됐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우리 주변에서 젊은 층이 비교적 많이 노출될 수 있는 어떤 오염원이나 생활 패턴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음식 용기로 종이를 많이 사용하는 인도에서는 이를 과불소화합물의 인체 축적 원인으로 지목한 바 있다. 일회용 음식용기를 자주 쓰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 크다.

    수입된 많은 양의 과불소고분자 물질은 어떤 형태로든 환경에 노출되고 먹이사슬 내에 축적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추론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 미시간 주립대의 조사결과 시화호 부근에서 측정한 PFOA의 수치는 홍콩이나 중국 상하이 앞바다에서 측정한 것보다 무려 60배나 높았다. 이 조사보고서는 “이러한 수치는 이동하는 철새의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는 PFOA에 의한 환경오염이 먹이사슬을 타고 생태계를 위협하고, 궁극적으로는 우리 체내에까지 축적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앞서 예로 든 것처럼 존스홉킨스대 병원은 미국 신생아 300명 중 298명의 제대혈에서 PFOA가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현재로선 검출된 PFOA의 농도가 신생아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PFOA가 인체 발암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미량이지만 신생아 대부분에서 검출됐다는 사실은 우려할 만하다. 특히 신생아는 환경오염물질에 대해 고위험성 집단인 까닭에 지금까지 동물실험 등에서도 예상하지 못한 독성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미국에서는 향후 PFOA가 인체에 축적되는 파악하고 오염원을 발견하는 연구와 더불어 인체에 끼치는 영향을 명확히 구명하기 위해 대규모 역학조사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한국의 상황은 어떤가. 2년 전 필자 연구에 의해 PFOA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는데도 이후 PFOA에 대한 대규모 역학조사나 인체 축적경로에 대한 연구는 이뤄지지 않았다.

    테플론을 사용한 프라이팬의 경우 일반적으로 조리과정에서 PFOA가 용출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조리방식이나 음식의 종류에 따라 용출 효율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조리특성 등을 고려한 용출 시험법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PFOA와 관련된 일상용품도 마찬가지 형편. 어떠한 상황에서 PFOA가 나오는지 파악이 전혀 안 된 상태다.

    신생아 관련연구가 시급한 까닭

    무엇보다 신생아가 고위험성 집단임을 감안할 때 이에 대한 연구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태아, 신생아, 유아는 뇌 손상에 매우 취약하며, 이 시기에 신경독성 물질에 노출되면 성장해서도 기억력 및 학습력 저하와 같은 뇌 기능 발달에 그 영향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PFOA와 같은 환경오염물질의 영향을 사전에 감지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데 활용될 것이며, 수많은 환경오염물질 중에서 신경독성을 가진 물질을 선별해내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환경부는 올해를 ‘사전예방원칙’에 바탕을 둔,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환경보건정책의 원년으로 선포했다. 사전예방원칙이란 앞에서도 언급했듯, 어떤 물질의 인체 유해성이 불확실할 경우 이것의 안전성이 입증될 때까지 유해성이 있는 것으로 간주하는 원칙이다.

    하지만 이런 원칙에 바탕을 둔 정책이 실효를 거두려면 시민단체들의 이해와 동참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사전예방원칙은 그 정의가 모호해 이를 시행할 때 시민단체 등이 무리한 규제를 요구할 우려가 있고, 경제적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반면 이를 무시할 경우 ‘국민보건을 지킨다’는 원래의 취지가 무색해진다. 이를 위해서도 사전예방원칙의 혜택과 위해성을 판단할 수 있는 충실한 과학적 자료가 뒷받침돼야 한다.

    그러려면 과감한 투자가 요구된다. 환경부와 보건복지부가 업무의 중복성을 따지지 않고 신생아를 포함한 범국가적인 역학조사를 벌여야 한다. 또한 PFOA의 인체 영향 분석과 이러한 영향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생체지표 개발이 적극 추진돼야 한다.

    일회용품, 프라이팬 코팅재 ‘PFOA’ 비상!
    梁在昊
    ● 1957년 대구 출생
    ● 영남대 약학대 졸업, 미국 매사추세츠대 박사(독성약리학)
    ● 미국 국립보건원 암연구소 연구원, 미국 국립환경보건연구소 연구원, 국제 다이옥신학회 자문위원
    ● 제9회 과학기술우수논문상, 미국 국립학술원 ‘Senior Research Associateship Award’


    미국 환경보호국은 최근 PFOA 생산 또는 방출과 관련된 산업체와 협의를 거쳐 관련제품의 생산을 2010년까지 2000년 기준으로 95% 감소시키고, 2015년까지는 방출 자체를 전면 억제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과불소화합물의 인체오염 경로가 정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일반인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예방법은 일회용품이나 생활 일상용품의 무분별한 사용을 억제하는 것이다.

    새로운 화학물질의 홍수 속에 새로운 독성물질의 출현은 예견되어온 상황이다. 새로운 독성물질이 나타나면 사태가 더욱 악화되기 전에 미리 대비하는 것만이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 국민의 세금도 절약하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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