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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한자 삼국지·上│中國편

대전(大篆)개혁, 백화(白話)운동, 간자화(簡字化)로 맥 이은 종주국 문자혁명

  • 김정강 이데올로기 비평가 gumgun@naver.com

대전(大篆)개혁, 백화(白話)운동, 간자화(簡字化)로 맥 이은 종주국 문자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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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부터 한국·중국·일본을 관통하는 문화 전령사였던 한자(漢字). 태곳적 한배에서 태어났으되, 나라마다 다른 문화와 역사를 거쳐 지금은 다양한 형태로 남았다. 화이부동(和而不同), 동이불화(同而不和)의 세 나라를 배경으로 한 흥미진진한 한자 이야기를 3회에 걸쳐 연재한다. 그 첫 번째로 한자의 본향, 중국으로 떠나자.
대전(大篆)개혁,  백화(白話)운동,  간자화(簡字化)로 맥 이은 종주국 문자혁명
보통 한자를 중국 문자라고 생각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한자는 중국어를 기록한 문자가 아닌 한어(漢語)를 기록한 문자다. 한어는 중국 내 다수 족속인 한족(漢族)의 언어일 뿐, 그 자체가 중국어는 아니라는 뜻이다. 중국은 다종족·다언어 국가로, 중국어는 중국 영토 안에 거주하는 모든 종족의 언어를 총칭한다. 물론 중국 둥베이(東北)지방 조선족의 언어인 조선어도 중국어의 일종이다. 다만 한어와 흡사한 베이징어가 보통화(普通話), 즉 표준말로 지정돼 있다. 이것이 중국의 공식 어언노선(語言路線)이다.

따라서 중국 스스로도 정확히 말할 때에는 한족의 언어를 한어라고 하지 중국어라고 하지 않는다. 한족은 고대에 지금의 중국 중앙부인 허난(河南)성, 허베이(河北)성, 산시(山西)성, 산둥(山東)성 등 황하 유역, 즉 중원(中原) 일대에 거주하던 족속이다. 지금은 중국 대륙 전역에 거주하며, 지난해 13억을 돌파한 중국 인구의 95% 이상을 차지한다. 그러므로 실질적인 의미에서 한어를 중국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중국 영토 안에는 자기 종족 고유의 어문생활을 영위하는 수천만의 소수민족이 살고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또 중국의 공식 어언노선도 한어를 중국어의 일종으로 규정한다. 물론 조선족도 둥베이 조선족 자치구역에서는 조선어를 공용어로 사용한다.

한자의 놀라운 생명력

인류가 최초로 발명해 사용하기 시작한 고대 문자는 모두 상형문자(象形文字)이다. 그런데 한자를 제외한 고대의 여러 가지 상형문자는 현재 모두 사라졌다. 이를테면 고대의 이집트 문자나 수메르 문자도 모두 상형문자다. 이집트 문자와 수메르 문자는 3000∼5000년 전의 것인데, 그 뒤로는 쓰이지 않아 음독(音讀)조차 불가하다가 19세기에 겨우 해독에 성공했다. 고대의 인도 문자나 크레타 섬에서 발견된 미노아 문자, 남미 인디오의 마야 문자도 모두 사문자(死文字)가 됐다. 인도 문자는 오래 전부터 읽을 수 없었고, 지금껏 해독법이 밝혀지지 않았다.

많은 고대 문자 중 한자만이 도도하게 흘러온 수천년 인류사를 뚫고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진화의 과정을 거쳐 살아남았다. 현대 중국에서 일어난 한자의 간화혁명(簡化革命)도 일시적인 혼란은 있으나 결국 한자의 생명력을 재활성화하고 수명을 연장하는 데 이바지할 것이다. 세계의 여러 문자 중 오직 한자만이, 원시시대에 연원(淵源)을 두고 현대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사용된 유일한 문자라는 점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한자가 오랫동안 폐기되지 않고 사용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실용에서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점이 결정적 이유일 것이다. 또 고대 문자를 발명한 여러 민족이 멸족해 문화가 단절돼 이를 계승할 수 없었음에 비해, 한자를 발명한 한족은 계속 번성해 그 문화를 계승할 수 있었던 역사적 조건도 중요한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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