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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신문법 판결 유감

국민의 자유와 권리 제한하는 결정… 승자는 없다

  • 문재완 한국외국어대 교수·법학 conlaw@hufs.ac.kr

헌법재판소 신문법 판결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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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신문법은 입법 전부터 뜨거운 논란을 일으켰다. 일부 메이저 신문사를 겨냥한 ‘표적 입법’ 요소가 곳곳에서 드러남에 따라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잇따라 헌법소원을 냈고, 이에 헌법재판소가 6월29일 결정을 내렸다. 시민의 목소리는 언론의 자유가 확실히 보장될 때 자연스럽게 표출된다는 점에서 신문법이 어떻게 만들어지느냐에 따라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할 수도 있고, 거꾸로 발전을 저해할 수도 있다. 신문법과 헌법재판소의 결정 내용을 조목조목 살펴보았다.
헌법재판소 신문법 판결 유감
“신문법, 누가 이긴 거예요?”

2006년 6월29일 헌법재판소가 신문법, 정확하게 말하면 ‘신문등의자유와기능보장에관한법률’에 대하여 일부 위헌(違憲) 결정을 내리자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이 꽤 많다.

이번 결정으로 공정거래법보다 완화된 기준으로 시장지배적 사업자를 추정하는 조항(17조)과 시장지배적 사업자는 신문발전기금을 받을 수 없도록 규정한 조항(34조2항)은 위헌으로 무효가 되었으며, 신문사가 다른 신문사를 인수할 수 없도록 한 복수신문 소유금지 조항(15조3항)은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아 앞으로 개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동안 논란을 빚었던 신문사 자료신고 조항은 합헌(合憲) 판단을 받았고, 신문발전위원회·신문유통원·편집위원회·신문의 사회적 책임 등 대부분 조항에 대하여 각하(却下)결정이 내려졌다. 각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하여 해석이 분분하지만, 현행 규정이 효력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즉 신문법 골격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점에서 신문법 논쟁의 승자는 정부인 것처럼 보인다.

더구나 신문법보다 더 문제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던 언론중재및피해구제등에관한법률(이하 언론중재법)도 살아남았다. 언론사의 고의·과실이나 위법성을 요하지 않는, 즉 언론사에 잘못이 없더라도 정정보도하도록 규정한 언론중재법 14조2항은 합헌 판정을 받았다. 다만 그 소송의 진행을 정식 재판이 아닌 가처분절차에 의하도록 규정한 26조6항과 정정보도청구권을 소급해서 적용하도록 규정한 부칙 2조가 위헌판정을 받았을 뿐이다. 정정보도청구와 관련해서 몸통은 합헌이고, 곁가지만 위헌인 셈이다. 언론중재법의 나머지 조항은 신문법처럼 대부분 각하 결정을 받았다. 결국 언론중재법에 대한 헌재 결정 또한 정부 주장이 대부분 받아들여진 것처럼 보인다.

청와대의 헌재 결정 왜곡

실제로 정부는 스스로 승자임을 선언하기도 했다. ‘청와대브리핑’ 7월6일자는 “헌재는 언론관계법의 기본 틀과 핵심적인 조항들, 즉 신문사 자료신고, 신문발전위원회, 신문유통원, 정정보도청구권 등은 모두 합헌으로 결정했기 때문에 오히려 언론관계법의 입법정신에 입각해 언론발전을 위한 제반 시책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라고 밝혔다. 신문발전위원회와 신문유통원은 합헌이 아니라 각하 결정을 받았지만, 조직 자체의 위헌성은 앞으로도 다투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크게 틀린 내용은 아니다.

하지만 정부가, 좀더 정확하게 말하면 청와대가 헌재 결정을 바라보는 시각은 옳지 않다. 청와대브리핑은 일문일답에 이어 “헷갈리는 ‘신문법 헌재결정’ 진실은…”이라는 글을 첨부했다. 여기를 클릭하면 ‘경향신문’ 기사로 이동한다. 기사의 내용은 일부 신문이 시장지배적 사업자 관련 결정을 오독(誤讀)하고 있으며, 헌재 결정에 따르면 신문의 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한 국가의 적절한 규율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청와대측 입맛에 딱 맞는 기사다. 청와대도 비슷한 주장을 편다. 청와대가 “국민의 정확한 인식과 이해를 돕기 위해” 신문법·언론중재법 판결에 대하여 설명한 내용은 이렇다.

첫째, 헌법재판소는 위헌 주장이 제기된 34개 조문 가운데 단지 4개 조문에 대해 위헌으로 결정하고 1개 조문은 그 일부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나머지 대부분의 조문에 대한 청구는 합헌결정을 내리거나 기각 또는 각하했다.

둘째, 시장지배적 사업자 추정 규정은 애초부터 실효성이 부족한 조항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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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완 한국외국어대 교수·법학 conlaw@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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