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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목회자로 살아가는 ‘1·21사태 무장공비’ 김신조

“‘살아남은 자’의 고통에 자포자기… ‘공비 귀신’ 겪고 신앙 얻었죠”

  • 김승훈 동아닷컴 기획취재팀 기자 huni@donga.com

목회자로 살아가는 ‘1·21사태 무장공비’ 김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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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와대 까러 왔수다, 박정희 모가지 따러 왔시요…”
  • 비둘기와 태극기가 결혼예물
  • 처형된 부모, 수용소 끌려간 형제 잊으려 술, 도박에 빠져
  • 결혼생활 힘들어하던 아내, 자살하려 쥐약 모으기도
  • 아이들 ‘공비 자식’ 소리 안 듣게 하려 이름까지 바꿔
  • ‘투항’을 ‘생포’로 발표한 건 아직도 억울
목회자로 살아가는 ‘1·21사태 무장공비’ 김신조

김신조 목사 가족. 딸 남희씨는 목사와 결혼했다.

초야에 묻혀 목자로서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있는 ‘김신조(金新朝·64) 목사’. 그를 다시 불러내는 계기가 된 것은 지난 4월 신문에 난 짤막한 기사 하나였다.

‘북악산 38년 만에 일반에 개방’

‘개방’과 ‘38년 만’이라는 단어가 뇌리에 강하게 와 닿았다. 38년 만에 개방된다는 것은 그전에는 북악산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는 말이다. 38년 전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북악산이 폐쇄됐을까. 기사 전문은 이렇다.

‘4월1일 청와대 뒷산인 북악산(北岳山·342m)이 1968년 북한 특수부대원의 청와대 습격으로 폐쇄된 이후 38년 만에 일반에게 개방됐다. 개방구역은 총 193만평으로 여의도 면적의 약 4분의 3에 달한다. 4월에는 1차적으로 홍련사에서 촛대바위까지 약 1.1km의 구간만 개방됐다. 오는 10월에는 와룡공원에서 숙정문, 촛대바위로 이어지는 약 1.6km 구간이, 내년 10월에는 청와대 뒷산이 모두 개방된다.’

‘1968년 청와대 습격’이라는 구절이 눈을 사로잡았다. 당시 사건에 대한 자료를 찾아봤다. 그 속에서 ‘김신조’라는 이름을 찾아냈다. 까마득히 잊혀졌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1·21 사태’ 무장공비 중 유일한 생존자.

기자적 호기심을 떠나 개인적으로 그를 한번 만나보고 싶었다. 어떤 사람인지,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궁금했다. 그와 관련된 자료들을 하나둘 뒤적이던 끝에 그가 충남지역의 S교회 부목사로 있음을 알게 됐다. 그곳에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은 전도사는 “김 목사께서 다른 곳으로 옮긴 지 꽤 됐다”며 “지금은 서울 S교회에 있다”고 했다. 서울 S교회에 전화를 걸어 확인했더니 그는 현재 경기도에 있는 S교회 목사로 활동하고 있었다.

김 목사를 처음 만난 건 4월 하순경이었다. 새벽부터 전철과 버스를 번갈아 타고 가서 S교회에 전화를 걸었더니 전도사가 승합차를 끌고 나왔다. 차에 올라 교회로 향했다. 마침 일요일이라 예배당은 신자들로 시끌벅적했다. 예배가 시작되기 전 김 목사를 만나 간단한 수인사를 나눴다. 기자 신분은 밝히지 않았다.

그날 김 목사는 “마흔 가까이 돼서야 하나님을 만나 영혼의 구원을 얻었다”며 종교인으로 살아온 삶에 대해 언급했다. 그의 얘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지나온 삶이 궁금해졌다. 하나님을 만나기 전에는 어떻게 살았고, 북한에서는 어떻게 지냈으며, 결혼은 어떻게 하게 됐는지….

하지만 처음 만난 자리에서 다짜고짜 개인 신상에 관한 것들을 물을 수는 없었다. 김 목사의 그날 일정이 빡빡해서 긴 이야기를 나눌 시간도 부족했지만, 개인적인 삶에 대해 물어볼 만큼 신뢰 관계도 형성되지 않았던 것이다. 교회에서 점심을 먹고 서울로 돌아왔다.

김 목사를 다시 찾은 건 7월5일이었다. 수요예배가 있는 날이었다. 교회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예배가 진행되고 있었다. 연단에서 예배를 집도하던 그는 환한 웃음을 지으며 기자를 맞았다. 자리에 앉아 예배를 봤다. 예배를 마친 후 김 목사와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눴다. 김 목사는 간간이 옛일을 곁들여가며 목자로서의 삶에 대해 들려줬다. 마침내 그에게 기자 신분임을 밝혔다.

“목사님께서 살아온 세월을 글로 쓰고 싶습니다.”

김 목사는 “일단 점심이나 먹으러 가자”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함께 예배당 앞에 대기하고 있던 승합차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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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훈 동아닷컴 기획취재팀 기자 h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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