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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이야기’와 조폭 이야기

3류 건달 ‘푼돈’이 유명 건달 주요 수입원으로

  •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바다이야기’와 조폭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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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가 건달들에게 일자리 주선해준 셈”
  • 오락기 제조·판매·운영에다 상품권 유통까지
  • “폭력조직 안 끼면 기계 깔기 힘들다”
  • 성인오락실로 일어선 신흥 주먹들
  • ‘왕년의 주먹’들도 ‘바다’속으로 풍덩풍덩
‘바다이야기’와 조폭 이야기
강준만 교수는 최근 한 신문칼럼에서 ‘바다이야기’ 사건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이건 단순한 정책 실패가 아니다. 사회와의 ‘소통 거부’가 훨씬 큰 문제다. 노 정권은 역대 정권 중 가장 ‘서민을 위한 개혁’을 소리 높여 외쳤으면서도 가장 반(反)민중적인 정책을 쓴 정권이라는 말을 듣게 됐으니, 이런 비극이 없다.”

‘도박 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니 강 교수의 진단이 그럴듯하다.

예부터 도박과 조직폭력배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크든 작든 도박판 주변엔 늘 조폭의 그림자가 어른거렸다. 조폭은 도박에 빠져든 사람들의 약점을 이용해 돈을 빌려주면서 선(先)이자를 떼는, 이른바 꽁지 수입이나 고리대금업으로 재미를 봤다.

검찰이 동아파 두목급으로 파악하고 있는 사업가 문모씨가 대표적인 경우다. 1980년대 서울 강남에서 잘 나가던 주먹인 문씨는 1990년대 초 해외도박사건에 연루돼 구속된 전력이 있다. 현지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국내에서 수금하는 과정에 폭력을 행사한 혐의였다. 이후 그는 백화점 점포 분양 등으로 돈을 벌었고 국민의 정부 시절엔 벤처업계에 진출했다.

합법화한 도박이라 할 만한 성인오락실에 조폭이 진출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서울에서는 영광파, 부산에서는 신20세기파 등 일부 폭력조직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하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성인오락실에 뛰어든 조폭은 그리 많지 않았다. 전통 영역인 유흥업소나 건설 쪽에 비해 수입이 많지 않은데다 흔히 ‘양아치’로 불리는 3류 건달이 ‘푼돈’을 만지는 곳쯤으로 깔보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이다.

조금 과장해 말하자면, 성인오락실을 경시하는 주먹계 분위기를 바꾸는 데 한몫한 것이 바로 ‘바다이야기’ 열풍이다. ‘바다이야기’를 비롯한 일련의 사행성 게임이 크게 흥행하면서 조폭들이 너도나도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주먹계 사정에 밝은 A씨는 “성인오락실에 손 안 댄 건달이 없다”며 “정부가 건달들에게 일자리를 주선해준 셈”이라고 꼬집었다.

환전할 때 떼는 10%가 주수입

한 가지 주목할 만한 변화는, 업소 뒤를 봐주면서 보호비를 갈취하던 예전과 달리 요즘엔 직접 업소를 운영하거나 기계제조사에 투자해 지분 이득을 챙긴다는 점이다.

겉모양으로는 합법적인 사업을 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10년간 성인오락기 제조와 판매에 종사해온 B씨는 조폭의 성인오락실 진출에 대해 “건달이 자기 돈으로 투자하고 사업하는 것이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문제 삼을 수 없다”고 했다.

성인오락실이 생기기 전까지 국내에서 합법적인 도박을 대표한 것은 슬롯머신이다. 게임 종류나 시설 규모로 보면 카지노가 슬롯머신보다 크다. 하지만 카지노는 강원랜드가 생기기 전까지는 내국인 출입이 허용되지 않고 일부 관광호텔 등에서 외국인을 상대로 제한적으로 운영된 까닭에 슬롯머신처럼 사회 문제가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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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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