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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새 연구 40년, 서지민 교수의 옥새 이야기

“노 대통령에겐 영조 옥새, 한 총리에겐 정조 옥새 만들어 줄 것”

  • 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옥새 연구 40년, 서지민 교수의 옥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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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옥새(玉璽)가 복원되고 있다. 옥새 연구가이자 궁중옥 전문가인 한 노교수의 열정으로 영조, 정조가 사용하던 것과 같은 옥새가 공개될 예정이다. 이는 과거 몇 차례 등장했던, 금으로 만든 옥새와는 다르다. 세종대왕이 중국의 영향에서 벗어나 독자적으로 제작한 옥새, 한국에서만 나는 남양옥으로 만든 그 옥새가 다시 제작되고 있는 것이다.
옥새 연구 40년, 서지민 교수의 옥새 이야기
옥새는 임금과 국가의 최고 상징물이다. 임금의 권위와 정통성을 상징하는 옥새는 외교문서는 물론 임금의 명령으로 행해지는 모든 문서에 사용됐다. 다음 임금에게 왕위를 계승할 때 징표로 옥새를 전달했으며, 임금이 행차할 때도 권위를 과시하기 위해 행렬의 앞에서 옥새를 봉송했다.

(김성호의 ‘옥새, 숨겨진 역사를 말하다’)


서지민(徐志旻·68) 서울산업대 금속공예학과 명예교수를 만난 건 ‘옥새’ 때문이었다. 그가 노무현 대통령과 한명숙 국무총리에게 기증할 옥새를 제작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아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김대중 정부 시절, 정부수립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정부가 국새(國璽)를 만들었다는 사실은 들었지만, 개인이 대통령에게 줄 옥새를 만들고 있다는 것은 처음 듣는 얘기였다.

세종대왕과 남양옥

조선시대에나 사용하던 옥새를 그는 무슨 이유로 만드는 것일까. 그에게 옥새를 만들 자격은 있는 것일까. 대통령과 국무총리는 그가 만들 옥새를 받기로 했는가. 옥새는 무엇으로 만든다는 것일까.

‘옥(玉) 교수’로도 불리는 서 교수는 40년 가까이 궁중에서 사용하던 장신구를 옥으로 제작해온 공예가다. 1998년 오스트리아 빈 주재 한국대사관이 서 교수를 초청해 궁중유물전을 열었을 때 그는 명성황후가 사용하던 보(寶·옥새보다 한 단계 낮은 인장)를 만들어 전시한 바 있다. 2002년엔 일본 왕실 초청으로 도쿄 힐튼호텔에서 궁중옥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이 열린 부산에서 ‘한국의 미’를 알린다는 취지로 그의 작품이 전시되기도 했다.

여러 옥 공예가 중에서 그가 국내외에서 거듭 주목을 받았던 것은 그만이 가진 남양옥 덕분이다. 남양옥은 중국산 비취옥과 달리 색깔이 좀더 은은하고 고우며, 재질이 견고하다. ‘조선왕조실록’에 세종대왕이 남양옥을 사용해 옥새를 만들었다는 내용이 나올 만큼 왕가에서 사랑받던 옥으로 알려져 있다. 더욱이 남양옥은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광물이기 때문에 이탈리아에 있는 세계 보석박물관엔 그가 남양옥으로 제작한 장신구와 원석이 한국을 대표하는 보석으로 전시돼 있다.

서 교수의 원래 전공은 역사학이다. 경북대 사범대에서 역사학을 전공했고, 연세대 대학원에서도 사학을 공부했다. 당시 그의 주된 관심사는 고대의 보물이었다. 그래서 미국으로 건너가 테네시 주립대학에서 고대 보석을 연구하기도 했다. 보석에 대한 그의 열정은 딸에게도 이어졌다. 딸 예명지씨가 자신의 이름을 따 만든 보석 브랜드 ‘예명지’는 1999년 산업자원부 선정 ‘한국 밀레니엄 상품’에 패션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선정됐다.

대학원 재학 시절, 고대 보석을 연구하던 서 교수의 눈에 자주 띈 보석은 옥이었다. 고대 왕의 무덤을 보면 하나같이 왕이 두 손에 푸르스름한 옥을 쥐고 있었던 것이다. 고대 왕가에서 옥은 기운을 맑게 해주는 보석으로 애용됐다. 옛말에도 아름다운 인연을 두고 ‘옥연(玉緣)’이라 했고, 가냘프고 고운 여인의 손을 두고 ‘섬섬옥수(纖纖玉手)’라 했다. 그러고보니 서 교수의 어머니도 외출할 때면 꼭 옥으로 만든 반지를 끼었다. 자신의 삶을 바칠 만한 대상을 발견한 듯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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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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