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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여성들의 절규 “우리는 이렇게 당했다”

촛불쇼, 바나나쇼, ‘인간 다트’… 생리 때는 솜 틀어막고 관계 강요

  • 구미화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hkoo@donga.com

성매매 여성들의 절규 “우리는 이렇게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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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매매특별법 시행 후 성매매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자활의 길을 걷는 여성들이 자신의 과거를 낱낱이 드러내는 용기를 발휘했다.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10년 넘게 성매매를 한 이들이 누구에게도 말 못한 치욕스러운 경험을 털어놓은 건 성구매자들의 추악한 행태를 고발하기 위해서다. 이들의 고백은 성매매는 ‘필요악’이라는 고전적 시선과 최근 일부 성매매 여성들 사이에서 나온 ‘선택’이라는 주장에 의문을 던진다.
성매매 여성들의 절규 “우리는 이렇게 당했다”
사단법인 인천여성의전화(대표 배임숙일) 부설 여성자활지원센터 ‘강강술래’엔 18명의 탈(脫)성매매 여성이 생활하고 있다. 서울과 인천, 경기도 등지에서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20년 넘게 성매매업에 종사했던 이들은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된 후 ‘강강술래’의 도움을 받아 새 삶을 꾸려가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외상후증후군을 겪고 있으나 홈패션, 퀼트, 도자기 굽기와 더불어 심리치료 등 잘 짜인 프로그램에 맞춰 다시 설 기반을 다지고 있다.

기억을 지울 수 있는 지우개가 있다면 깨끗이 지워버리고, 앞만 보고 살고 싶다는 이들이 자신의 과거를 낱낱이 털어놓았다. 이들은 2006년 12월4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인천여성의전화 주최 ‘성구매자 중심의 성매매 근절운동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 참석해 성매매 당시 겪은 갖가지 인권침해 사례를 고발했다. 인천여성의전화 관계자는 “우리 사회가 성매매 여성을 피해자로 인식하고는 있으나 대개 업주나 포주에 의한 피해가 부각될 뿐 성구매자가 자행하는 인권유린은 주목하지 않았다”며 “성매매 근절을 위해선 성구매자의 심리와 행태를 알아야 하기에 자활센터 여성들이 용기를 냈다”고 설명했다.

성매매특별법 시행 후 분위기가 좀 달라졌다고는 하나 성구매 혐의로 적발된 사람들 대부분이 여전히 ‘죄를 지었다’고 뉘우치기보다 ‘재수 없어 걸렸다’고 생각한다. 이들을 지켜보는 대부분의 남성도 마찬가지다. 이런 의식엔 성매매 여성이 쉽게 큰돈을 번다는 편견, 성매매가 자발적으로 선택한 노동임을 강조하는 일부 성매매 여성들의 주장도 적잖은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그러나 ‘강강술래’의 탈성매매 여성들은 그게 다는 아니라고 증언한다.

다음은 인천여성의전화로부터 입수한 탈성매매 여성의 생활수기모음 중 3편을 골라 간추린 것이다. 제목과 가명은 탈성매매 여성이 직접 지은 것이다.

‘낮과 밤의 얼굴이 다른 야누스들’

‘데이지’란 가명을 쓴 이 여성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 화목하지 못한 가정이 싫어 집에서 나와 친구와 함께 살았다. 마땅한 직업 없이 지내다 2년 만에 150만원의 신용카드 빚이 생겼고, 그것을 갚기 위해 ‘선불금’을 주는 다방에 취직했다. 성매매의 길로 빠져든 많은 여성이 ‘선불금’의 덫에 걸린다. 그녀도 마찬가지였다. 차 배달을 하면서 큰돈을 벌 줄 알았는데, 업주는 온갖 모욕적인 언사로 ‘2차’를 강요했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불어나는 빚을 감당하려면 ‘2차’를 나갈 수밖에 없었다. ‘2차’는 육체적으로만 고통스러운 게 아니었다.


처음 다방 일을 시작한 곳은 김포의 ‘정다방’이다. 선불금으로 160만원을 받아 카드빚을 갚았다. 그저 차를 배달하면 되는 곳인 줄 알았는데, 업주는 “돈 벌러 왔으면 공주처럼 굴지 말고 손님 하나 더 잡아서 네 손님 만들라”며 ‘티켓’을 강요했다. 1시간에 2만원 하는 티켓비를 받기 위해 원치 않은 손님을 만나야 하고, 업주에게 시달림을 덜 받기 위해 손님이 없으면 혼자 거리를 방황했다. 아무리 몸이 아프더라도 손님이 보자고 하면 그날의 벌금을 물기 위해 손님을 만나 돈을 받았고, 추운 겨울에 차보따리를 대여섯 개씩 들고 30분씩 걸어서 배달을 다녔다.

“네가 무슨 요조숙녀냐?”

2차를 나가지 않고 돈을 벌겠다고 하면 “네가 무슨 요조숙녀냐? 무슨 양귀비 뒷다리냐? 너보다 더 예쁘고 잘난 년들도 제 손님 만들겠다고 2차 뛰고 난리인데 넌 뭘 믿고 버티는 거냐”며 모욕을 줬다. 돈이 필요해서 내 발로 들어간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곳이 그런 곳인 줄 정말 몰랐고, 내가 받아 쓴 선불 외에 나도 모르게 빚이 자꾸 불어나 아무리 일을 해도 빚이 결코 줄지 않았다. 몸이 아파 하루 쉬면 업주에게 15만원을 바쳐야 하니 몸이 아파도 마음놓고 쉬지 못했다. 일을 못하겠다고 하면 “집으로 전화하겠다” “당장 돈 만들어 와라” 하고 협박하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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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화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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