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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IMF 사태’ 10년

강봉균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 인터뷰

“후회는 없다, 완벽하진 않았지만 그땐 전쟁이었다”

  • 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강봉균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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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환위기의 본질은 외환보유고의 고갈이잖습니까. 그것은 수출보다 수입이 많았다는 얘깁니다. 수입이 많았던 것은 기업의 설비투자가 엄청 늘었기 때문이고, 설비투자가 증가한 것은 김영삼 정부가 무리하게 경기를 부양한 탓이지요.

“외환위기 발생 4년 전부터 국제수지 적자가 났어요. 환율이 원인이었지. 수출이 적고 수입이 많으면 환율을 조정했어야 했는데, 정부가 시장상황을 반영하지 못한 것은 잘못이죠. 원화가치를 낮춰야 했는데, 거의 3년 동안 손놓고 있었죠.”

▼ 왜 그랬습니까.

“거기서부터는 나의 주관적 판단이 들어가야 하는데…. 정치적으로 얘기하면, 환율이 올라가면 달러로 환산한 1인당 국민소득이 떨어져요(정치적으로 부담된다는 뜻). 또 환율에 대한 국민의 이해관계가 제각각이에요. 수입에 의존하거나 외국에서 돈 빌린 기업은 부담이 크고, 수출기업에는 혜택이 돌아가고. 정부가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절하지 못한 겁니다.”

▼ 김영삼 정권 들어 국민소득 1만달러를 달성했고, 세계화를 주창하다보니 뭔가 활력 있는 분위기가 필요했던 것 아닙니까. 기업이 투자를 늘려 경기를 부양해야 정치적으로 도움이 될 테니까요.



“환율을 다루는 재경부나 청와대 경제수석실 또는 한국은행 사람들이 정치적 계산을 하고 환율을 방어했는지는 모르겠어요.”

▼ 강 의장께선 정치적 목적이 있었다고 보십니까.

“환율을 결정하는 라인에 있지 않았으니 모르죠. 나는 재경부에 환율을 정치적으로 운영해서는 안 된다고 누차 얘기했어요.”

▼ 정부가 그렇듯 시장에 무리하게 개입한 것이 외환위기 발발에 중대한 원인을 제공한 것 아닌가요.

“금융자율화가 좀더 일찍 진행됐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어요. YS 정부가 들어설 때 나는 경제기획원 차관보였어요. 당시 박재윤씨가 청와대 경제수석이었는데, 나더러 ‘신(新)경제계획’을 만들자고 해요. 그래서 ‘7차 5개년 계획이 있는데 뭘 또 만듭니까’라고 반문했더니, 이젠 정부가 주도하는 경제개발계획은 그만두고, 시장에 맡기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했어요. 그거 말 된다고 했죠. 어떤 내용을 골자로 신경제계획을 만들 것인지 구상하라고 하더군요.

내가 만든 보고서의 핵심은 금융개혁이었어요. 금융기관이 자율적으로 경영하고 경영성과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게 금융자율화의 핵심이죠. 그래야 정경유착이 사라진다고 봤어요. 기업이 정치권에 손 벌리면 정치권이 금융기관더러 돈 빌려줘라 하는 게 정경유착 아닙니까. 그런데 청와대에선 금융에는 손대지 말라고 해요. 이것 없는 신경제는 의미가 없다고 싸웠어요. 이런 일이라면 나에게 시키지 말라고 했더니, 차관보 자리에서 쫓겨났어요.”

▼ 청와대에서 금융개혁은 안 된다고 주장한 이유는 뭡니까.

“금융개혁은 경기가 풀린 뒤에나 해야 한다고 했어요. 새 정권이 들어선 1993년은 경기가 좋지 않았어요. 경기를 부양하는 게 급하다고 생각했겠지.”

‘비밀이 새나갔다!’

▼ 금융자율화가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는다는 점이 YS 정권에 부담을 주지 않았을까요. 정치헌금을 받을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반대한 것은 아닙니까.

“그건 모르겠고. 일단 경제상황이 나쁘니까, 금융자율화가 우선순위에서 밀린 거죠.”

▼ 그때 금융개혁이 이뤄졌다면 금융기관이 경쟁력을 갖출 시간을 더 많이 벌었겠습니다.

“그럼요. 한 가지 더 얘기하면, 1994년에 세계화추진기획단장을 맡았을 때 일이에요. 세계화하려면 기업이 세계로 뻗어나가야 하는데, 그러려면 재벌의 지배구조가 달라지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복잡다단한 순환출자구조나 오너의 1인 지배 시스템으로 세계에 나간다면 위험하다고 봤어요. 그래서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세계화의 주요 과제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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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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