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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의 ‘아파트’

‘불확실성 시대’엔 어떤 아파트를 사야 할까

태양, 물길, 향기, 풍경의 원칙에 충실하라

  • 봉준호 부동산 컨설턴트 drbong@daksclub.co.kr

‘불확실성 시대’엔 어떤 아파트를 사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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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몇몇 블루칩 아파트는 5년새 400% 이상의 투자수익률을 과시한다. 월급, 적금으로는 도무지 만들어볼 수 없는 수식(數式). 그래서인지 아무리 ‘막차’라지만 지금이라도 내 집 마련을 해야겠다는 사람부터 이제는 ‘던질 때’라는 사람까지 각양각색의 목소리가 부동산시장을 뒤덮고 있다. 하지만 급할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자.
‘불확실성 시대’엔 어떤 아파트를 사야 할까
서울 용산전자상가에서 수입 오디오가게를 운영하는 K씨는 오디오를 설치해주느라 지난 10년 동안 서울의 내로라하는 집들은 다 구경했다. 고가의 수입 오디오를 구매하는 이들이 대부분 상류층이고 좋은 아파트에 살기 때문이다.

“삼성동 아이파크요? 제가 본 집 중에 최곱니다. 밤 조망이 장난이 아니더라고요. 작업보다는 창밖을 내다보느라 시간을 보냈습니다. 애프터서비스나 업그레이드 때문에 몇 번 더 들렀는데 볼 때마다 기분이 좋더군요.”

삼성동 아이파크는 2001년 9월 평당 1300만∼1700만원에 분양됐다. 청약 경쟁률은 10대 1 미만이었고 당첨 즉시 전매가 가능했다. 로열층 기준으로 전매 프리미엄은 55평형 5000만원, 73평형은 1억원 정도였다. 얼마 전, 분양가 10억원 남짓하던 73평형 아파트가 무려 50억원에 팔려 나갔다. 집 주인은 5년 만에 시세차익 40억원을 챙긴 셈이다. 한 집안의 CEO(가장)로서 그가 이렇듯 막대한 수익을 창출한 것은 정부 대책을 건건이 거스르는 데 필요한 ‘혜안’과 ‘인내심’뿐이었으리라.

삼성동 아이파크뿐만 아니라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도곡렉슬, 타워팰리스, 반포주공 등 강남권 블루칩 아파트들의 시세차익 상승률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만큼 지난 5년여간 부동산시장은 고삐 풀린 망아지 같았다. 5년에 300~400%라면 상식의 범위를 초월하는 상승률이다. 뉴욕 런던 파리 등 세계 중심도시 부동산도 많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200% 이상의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서울 초강세의 원인은 주지하다시피 매우 복합적이다. 근원적인 이유라면 한국이 다른 나라와 달리 국토의 70% 이상이 산지여서 가용면적이 좁고 인구가 수도권으로 집중되는 현상을 꼽을 수 있다. ‘끊임없는 수요’가 예정돼 있는 것. ‘부동산 신화’에 대한 국민적인 신뢰 또한 시장가격을 유지해주는 강력한 버팀목이며, 한국에서 처음 겪은 ‘저금리’라는 금융 현실도 간과할 수 없다.

민간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는 이미 국가정책으로 현실화됐고, ‘반값 아파트’에 관한 당국의 검토도 진행되는 중이다. 그 와중에 종합부동산세, 대선, 집값 거품 같은 굵직굵직한 키워드가 부동산시장에서 화력을 더해가고 있다. 상실의 시대일 뿐 아니라 불확실과 불안의 시대다.

이런 때일수록 실수요자는 냉정해야 한다. 미시적인 투자수익을 위해 ‘올인’하는 데 급급하기보다는 부동산시장을 좌우하는 큰 판을 읽고, 시장의 역사를 떠올려보고, 집을 사는 데 필요한 원칙과 마음가짐이 무엇인지 곰곰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지난 10년을 돌이켜보자

아파트 가격은 무자비하게 오르고, 그 오른 가격이 사회에 주는 파급효과는 너무나 크다. 전두환 정권이나 노태우 정권 때처럼 물량으로 밀어붙일 능력도 없고 생각도 부족한 듯 보이는 현 정부는 몇 년간 ‘공급부족론’을 부정하며 효과적인 공급대책 타이밍을 놓치더니 온갖 요상한 부동산정책을 다 내놓았고 결국은 마지막까지 대증요법으로 일관하는 듯하다. 그나마도 신선한 대증요법이라기보다는 시곗바늘을 거꾸로 돌린 것에 불과한 인상이다.

1997년 11월 외환위기 때로 돌아가보자. 불과 10년 전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란 말이 회자됐지만, 그곳이 돈 빌려주고 비싼 이자 받는 데라는 것은 미처 몰랐을 때다. 1998년이 되고서야 국민은 비로소 IMF의 위력을 실감했다. 구조조정, 부동산 가격 폭락, 임금 삭감 등 그전 수십년간 겪어보지 못한 온갖 회오리바람이 그 한 해 동안 몰아쳤다. 가장 타격이 큰 업종 중 하나가 건설업이었다. 누구도 자신있게 부동산을 살 엄두를 내지 못한 데다, 대출금리는 20%에서 내려오는 데 한참 걸렸다. 정부와 건설업계는 ‘지금이 바로 시장경제를 실현해야 할 때’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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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부동산 컨설턴트 drbong@daksclu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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