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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자금 투입된 예술인회관 ‘증발’ 논란

‘헛발질’ 예총은 수백억대 부동산 수익

  • 최호열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honeypapa@donga.com

공적자금 투입된 예술인회관 ‘증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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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공사 갈아치우며 8년째 공사 중단
  • 소송 20여 건, 지난해 소송비용 10억
  • ‘400억원 차입’ 영국 투자회사의 정체는?
  • 자산관리공사, “목동 땅 팔아 수원에 건물 사라”
공적자금 투입된 예술인회관 ‘증발’ 논란

예술인회관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목동 예술인회관 앞에서 퍼포먼스 시위를 벌이는 오아시스프로젝트 회원들.

4월11일 국회 문화관광위 회의장. 문화관광부 장관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은 서면질의를 통해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이하 예총)에서 추진하다 난항을 겪고 있는 예술인회관 문제를 제기했다. 천 의원은 “공공적 성격의 예술인회관을 보조 사업자인 예총이 임의로 양도·판매할 수 있는가”를 물었다.

예술인회관은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 옆 부지에 골조공사만 이뤄진 채 8년째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시작부터 지금까지 잡음이 끊이지 않는 이 건물은 문화관광부의 직무태만과 예총의 무능이 낳은 합작품이다.

예술인회관은 1992년 김영삼 당시 대선후보의 공약사항이었다. 김 후보가 당선된 후 예총 공간 확보, 예총의 자립 기반 마련, 국민정서 함양의 구심점 담당, 종합예술문화 공간 확보를 목적으로 1996년부터 건립이 추진됐다. 공사비는 총 430억원(순 공사비 390억원)으로 국고 165억원, 예총 자체 모금 30억원을 제외한 경비는 임대분양을 통해 충당하기로 했다.

그런데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 당시 정치적인 거래가 있지 않았나 싶다”는 문화관광부 담당자의 지적처럼 예술인회관 사업은 시작부터 문제를 안고 있었다. 공사비 충당과 예총의 경제자립을 이유로 전체 면적의 70%를 임대하기로 해 정작 예술인이 사용할 공간은 30%에 불과했다. 그나마 예총과 산하단체의 사무실, 회의 공간 등을 빼면 실질적인 문화예술 공간이라고 할 공연장, 전시실은 전체 공간의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가난한 예술인을 위한 창작·실험 공간은 전무했다.

이에 대해 김종헌 예총 사무총장은 “예총과 예술인을 떼어놓고 생각하면 안 된다. 예총 공간이 바로 120만 예술인의 공간이다. 예술인회관을 만들게 된 전제가 그랬다. 예술인 공간이 없다는 주장은 예총에 속하지 않은 문화예술인만 문화예술인이라는 억지논리여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시공사인 쌍용건설은 공사비의 30%만 현금으로 받고 나머지 70%는 임대분양을 통해 회수하기로 계약했다. 하지만 완공 예정일을 2개월 앞둔 1998년 10월까지 공사 진척률은 50%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에 예총은 완공시점을 2000년 12월로 늦추고 현금지급률도 40%로 올리는 것으로 계약을 수정했다. 또한 공사가 늦어질 경우에 요구할 수 있는 지체보상금, 보증건설사 조항도 없앴다.

이에 따라 예총의 현금지급액은 117억원에서 156억원으로 늘었다. 국고보조금 165억원 중 설계비와 감리비로 지출된 약 20억원을 제외하면 11억원이 부족하다. 더구나 예총은 자신들이 마련하기로 한 30억원의 자체 기금을 거의 마련하지 못했다(2004년 감사원 감사 결과 3100만원에 불과했다). 문화관광부는 부족한 11억원을 예총이 어떻게 마련할지 확인하지도 않고 변경계약서를 승인했다.

예총이 계약 내용을 지키지 못하자 쌍용은 공사를 중단했다. 이에 예총이 계약을 해지하자 쌍용은 밀린 공사비 85억원을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고, 양측은 35억원에 합의했다. 계약을 변경하지 않았으면 예총이 지체보상금을 받을 수 있었는데 오히려 돈을 물어주게 된 것이다.

예총은 2001년 상반기, 이성림 예총 회장과 친분이 있는 전 국회의원 서모씨를 사업대행자로 지정하고 세양건설을 두 번째 시공자로 선정했다. 그 후 반 년도 되지 않아 ‘사업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계약을 파기했다. 이에 세양건설은 계약 위반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는데, 이 과정에서 세양이 서씨에게 건넨 돈이 예총으로 흘러들어가 이성림 회장의 업무추진비, 예총 직원들의 휴가비로 사용된 혐의가 드러나 검찰의 수사를 받기도 했다.

입찰사에 기부금 요구

2002년 예총은 공사 재개를 위한 공개입찰을 실시했다. 이때 예총은 입찰에 참가한 업체에 기부금을 얼마나 낼 것인지 드러내놓고 물었다. 리베이트를 달라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며칠 후 주금도시개발과 알포메 컨소시엄을 사업자로 선정했는데, 이들은 입찰 참가 업체 중 가장 많은 40억원의 후원금을 내겠다고 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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