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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촌·조양은 40년 흥망사

“우린 평생 교도소나 오가는 실패한 인생… 진짜 두목들은 뒤에 있다”

  •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김태촌·조양은 40년 흥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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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촌 33년, 조양은 20년 옥살이
  • 서울 실세 주먹 “양은이파와 서방파는 조직 없는 옛날 브랜드”
  • 주먹계 위계질서 무너뜨린 ‘3년 전쟁’ 전말
  • “깡에서 김태촌 따라올 사람 없다” vs “조양은은 김태촌을 아기로 생각”
  • 조양은, ‘교도소 황제’로 세력 더 키워
  • 조양은 도박 소문에 격분한 김태촌
  • 전 양은이파 핵심 실세 “인생철학이 달라 안 만난다”
  • 김태촌 수행비서 “회장님은 예수”
김태촌·조양은 40년 흥망사
“빛이 어둠에 비취니, 어둠이 빛을 이기지 못하더라.”(요한복음 1장 5절)

김태촌(58)과 조양은(57). 한때 국내 조직폭력계 대부로 군림했던 두 사람의 이름이 새삼 세인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한화 김승연 회장 보복폭행 사건 때문이다.

한화측 요청을 받고 폭력배들을 끌어들인 혐의를 받고 있는 전 맘보파 두목 오모씨는 김태촌씨가 이끌던 범서방파(혹은 서방파)의 행동대장 노릇을 했다. 1980년대 후반 김씨가 인천 유흥가를 접수하는 데 길잡이를 한 그는 OB파 두목 이동재 습격 사건, 인천 뉴송도호텔 사건 등에 개입한 전력이 있다.

사건 당일 저녁 한화측 관계자가 들른 것으로 알려진 P음식점의 사장 나모씨는 김태촌씨의 직계 부하였다. 몇 년 전에도 구속된 적이 있다. P음식점은 김승연 회장이 종종 들르던 강남의 유명한 고깃집이다.

한편 일부 언론은 이 사건에 양은이파 전 조직원도 관련됐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사건의 발단이 된 청담동 G가라오케의 지분 소유자로, 한화측 요청으로 폭력배를 동원한 혐의를 받고 있는 권투선수 출신 장모씨를 지목해서였다. 하지만 경찰이 관리하는 조직 계보에 장씨의 이름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양은이파의 전 간부도 기자에게 “전혀 못 들어본 이름”이라며 “웬만한 동생들은 다 아는데, 그런 애는 없다”고 부인했다.

김태촌씨와 조양은씨의 라이벌 의식은 정치권의 김영삼-김대중씨의 관계에 비견된다. 서로 자신이 최고임을 내세우는 두 사람은 쫓고 쫓기는 ‘전쟁’을 치르며 경쟁이라도 하듯 대형사고를 터뜨려 왔다. 교도소에서 만나 화해했다가도 출소하면 또 등지고 원수가 됐다. 그러면서도 결코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았다.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이 우위에 있음을 강조하곤 했다.

현재 수감 중인 두 사람은 이 사건이 재판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까 우려하고 있다. 그들은 지난해 11월과 올해 4월 앞서거니 뒤서거니 구속됐다. 김씨는 뇌물 혐의, 조씨는 폭력 혐의다. 김씨는 생애 10번째, 조씨는 7번째 구속이다. 소년원까지 포함하면 각각 13번째, 9번째다. 김씨는 모두 합해 약 33년, 조씨는 약 20년의 징역을 살았다.

애초 진주교도소에 수감됐던 김씨는 심근경색, 심장관상동맥 폐쇄, 폐결핵 등으로 형집행정지로 풀려나 현재 경남 진주의 경상대병원에 입원해 있다. 조씨는 경기도 의왕의 서울구치소에 갇혀 있다.

서방파 두목이라는 ‘주홍글씨’

두 사람의 구속에 대해 주변사람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구속당할 짓을 했다며 비판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이름값’ 때문에 혐의가 과장됐으며 억울한 면이 있다는 시각도 있다.

경상대병원 병실에서 기자를 맞은 김태촌씨는 “서방파 두목이라는 주홍글씨가 평생 따라 다닌다”며 “국민에게 ‘또 김태촌이네’ 하는 인식을 심어준 게 억울하고 한스럽다”고 호소했다. 서울구치소에서 만난 조양은씨의 부인 김모씨는 “무리한 수사”라며 “이미 갈취 혐의는 빠졌고 폭행 부분도 본인은 억울하다고 한다. 법정에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은 국내 조직폭력계의 산 증인이다.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는 법. 조직폭력의 세계는 어둠의 세계다. 조직폭력의 역사는 곧 우리 사회의 이면사다. 그 이면사에는 인간의 속성인 폭력이 사회를 구성하는 다른 요소들과 결합해 다양한 형태로 표출돼 있다. 그러므로 두 사람의 과거와 현재를 재조명하는 것은 우리 사회 이면사의 단면을 보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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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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