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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다가온 정치의 계절, 재일 국민은 이번에도 선거에 참여할 수 없나?

  • 이민호 통일일보 서울지국장 doithu@chol.com

다시 다가온 정치의 계절, 재일 국민은 이번에도 선거에 참여할 수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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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은 재외 일본 국민에게 참정권을 준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한국은 딴판이다. 군대에 다녀왔고, 한국에서 사업을 하며 꼬박꼬박 세금을 내고 있는데도 일본 영주권자라는 이유로 선거권을 주지 않고 있다. 내 손으로 대통령을 뽑고 싶다는 재외 국민의 호소를 한국은 계속 외면할 것인가.
다시 다가온 정치의 계절, 재일 국민은 이번에도 선거에 참여할 수 없나?

재외국민 참정권 제한은 위헌이라며 헌법재판소 앞에서 시위하는 재일 한국인.

신혜일(66)씨와 이수남(31)씨에게 이번 제17대 대통령선거는 그저 남의 일일 뿐이다. 정치에 무관심해서, 혹은 일이 바빠서도 아니다. 투표 자격이 없기 때문이다. 혹시 외국인? 아니다. 두 사람 모두 엄연히 대한민국 국민이다. 신씨는 서울 충무로에서 영상물 대여업체를 운영하는 ‘사장님’이다. 이씨는 자원 입대해 3년 전에 제대한 예비역 병장으로 경기 김포의 한 수출업체에 다니고 있다. 두 사람이 보통 한국인과 다른 건 일본에서 태어난 ‘일본 영주권자’란 점뿐이다.

일본 영주권자는 주민등록을 갖고 있지 않다. 신씨, 이씨와 같은 투표 무자격 국민이 무려 285만명에 달한다는 사실을 아는가. ‘재외국민’이라 불리는 이들은 외교관과 기업 주재원, 유학생 등 단기 체류자 114만명과 주재국 정부에서 영주허가를 받은 171만명으로 나뉜다(2005년 외교통상부 집계).

“90일 이상 외국 거주자는 재외국민 등록해야 하나?”

지난 5월10일 헌법재판소는 참정권 부여기준을 ‘주민등록 유무’로 하는 게 옳으냐 그르냐를 놓고 공개변론을 벌였다. 2004년 8월 오정명씨 등 재일 한국인 10명은 ‘국민으로서의 권리를 침해당하고 있다’며 헌법 소원을 제기했는데, 헌법재판소가 청구인과 피청구인인 정부 관계자를 불러 토론의 장을 마련한 것이다.

공방은 치열했다. 청구인 측 대리인인 정지석 변호사는 “헌법은 참정권을 국민이라면 누구나 갖는 천부적인 기본권리로 명문화하고 있다”며 “주민등록이 있어야 투표할 수 있다고 한 공직선거법 규정은 명백한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피청구인인 정부도 찬동했다. 외교통상부 장관 대리인으로 출석한 국제법규과의 안국현 서기관은 “재외국민 참정권은 헌법에 규정된 것처럼 당연히 실현돼야 한다”고 말했으나 단서를 붙였다. “주민등록이 돼 있는 단기 체류자에게는 조기 시행을 해야 하나, 영주권자는 병역, 납세 등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논란이 일 수 있고, 선거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며 난색을 표시한 것이다.

정 변호사는 바로 이의를 제기했다. 그는 “대부분의 단기 체류자가 주민등록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법리적으로 잘못”이라며 “파병군인을 제외하고는 90일 이상 거주 목적으로 해외로 나가면 누구나 재외국민 등록을 해야 한다. 이때 주민등록은 자동 말소된다. 정부가 불법을 방조하려는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재외국민은 과연 의무를 불이행하고 있는 것일까. 2004년 12월 개정된 병역법은 ‘영주권자의 병역면제 규정’을 삭제했다. 원정출산에 의해 시민권(외국국적)을 취득하거나 영주권자 자격을 가진 채 국내에서 돈만 벌고 병역은 회피하려는 사람들을 제재하기 위해서였다. 이로써 ‘영주권자=병역면제자’의 꼬리표는 떨어졌다. 20~35세의 남자 영주권자는 국내로 들어오면 병역을 이행해야 한다. 해외 체류 중에는 ‘영장 소집 연기’의 혜택(?)만 누리는 것이다.

납세 문제는 ‘이중과세 방지협약’에 따라 세계적으로 거주국에서 세금을 납부하는 것으로 통용되고 있다. 이 글로벌 룰에 따라 우리 정부도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에게 소득 과세를 하고 있다. 신혜일씨처럼 국내에서 영리 활동을 하는 재외국민은 관할 세무서에 세금을 납부한다.

단기 체류자에게만 선거기회 주려는 정부

이를 근거로 장유식 변호사는 “의무 규정은 헌법보다 후순위로, 선(先)규정인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은 선후가 뒤바뀌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와 중앙선관위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면 재외국민투표권은 제한할 수 있다며 ▲의무에 대한 내국인과의 형평성 시비 ▲재외국민의 정부 지원에 대한 기대심리와 과다한 모국 지향성 촉발 ▲한국 국민이지만 분단 때문에 그 권리와 의무를 하지 못하고 있는 북한주민 문제 ▲선거기술상 공정성 확보의 난점 등을 거론했다.

정부는 이러한 한계 때문에 국내에 주민등록이 남아 있는 단기 체류자에게만 투표권을 주는 게 현실적이라는 의견이다. 이날 선관위원장 대리인으로 출석한 정훈교 위탁선거과장은 “영주권자는 검토대상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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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호 통일일보 서울지국장 doithu@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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