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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열되는 ‘제로존 이론’ 논란

“과학적 가치 전혀 없다” vs “제대로 된 검증 없었다”

가열되는 ‘제로존 이론’ 논란

  • ‘신동아’ 8월호에 소개된 양동봉 표준반양자물리연구원장의 ‘제로존 이론’이 과학계 안팎의 핫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지난 9월6일 한국물리학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제로존 이론에 관해 의견을 밝혔다. 물리학회의 발표 요지와 이에 대한 양동봉 원장의 반론을 소개한다. ‘편집실’
가열되는 ‘제로존 이론’ 논란
“질량, 길이, 시간 등 7개의 기본 단위를 숫자로 변환해 통일시키고 이를 통해 물리학 법칙을 검증할 수 있다는 제로존 이론은 단순 숫자 끼워 맞추기에 불과한 과학적 가치가 전혀 없는 주장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이론의 근거로 제시된 몇 페이지에 걸친 CODATA와 제로존 이론 계산 결과도 실은 단순 숫자 변환에 지나지 않음이 자명했다.”

제로존 이론에 대해 한국물리학회가 내린 ‘결론’이다. 한국물리학회는 의견 제시에 앞서 양동봉 원장과 제로존 이론을 지지하는 오명환 단국대 부총장에게 논문 제출을 요청했으나 끝내 논문을 받지 못해 ‘신동아’에 실린 기사에 근거해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양 원장의 논문은 보지 않았다는 얘기다.

한편 한국물리학회는 양동봉 원장이 논문 2편을 유럽 물리학회지 ‘The European Physical Journal C’에 투고했으며 1년 넘게 심사 중에 있다는 ‘신동아’ 보도 내용을 유럽물리학회지에 문의한 결과, 행정 착오로 양 원장에게 게재 불가 통보가 전해지지 않은 것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국물리학회가 8월23일에 ‘The European Physical Journal C’의 에디터로부터 받았다는 e메일 회신 내용은 다음과 같다.

“2006년 12월21일 논문(저자-Dong Bong Yang, 제목-New Gauge Symmetry and Conservation Principle)이 투고되었음을 확인했다. 통상적인 경우 에디터는 적절한 심사자를 선정하기 위해 투고 논문을 읽고 심사자를 선정한다. 이 논문의 경우 에디터가 심사자 선정 및 심사 의뢰 절차 없이 게재 불가를 결정하고, 12월22일 ‘The European Physical Journal C’ 사무국에 게재 불가 결정을 통보했다. 통상적으로 사무국과 저자에게 모두 게재 불가 통보가 가야 하지만 저자에게는 게재 불가 통보가 전달되지 않았다. 8월 이내로 저자에게 게재 불가 통보가 갈 것이다.”

물리학회·표준연 한목소리

한국물리학회는 과거 양 원장과 접촉한 물리학자의 이야기를 통해 양 원장이 ‘The European Physical Journal C’ 이전에 ‘Physical Review D’에도 논문을 투고했으나 역시 게재 불가 판정을 받은 사실도 알게 됐으며, 한국물리학회에 앞서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진실성위원회가 양 원장의 논문들을 검증해 물리학회와 같은 결론을 내린 것 등을 감안해 “제로존 이론이 물리학적으로 의미 있는 내용을 담지 않은, 따라서 과학적인 인정을 받을 수 없는 잘못된 주장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물리학회의 이러한 의견에 대해 양동봉 원장은 “물리학회가 제로존 이론을 검증한다고 했지만 실제로 검증한 내용은 없고 자체적으로 검토한 것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물리학회가 ‘신동아’에 정정 보도해야 할 구체적인 내용을 지적하지 않은 것 자체가 제대로 밝힌 것이 없음을 보여준다”는 게 양 원장의 의견이다.

“한 달 안에 물리상수 규칙성 밝혀라”

한국물리학회의 논문 제출 요구를 거부한 점에 대해선 “대립적이고 상대방을 무시하는 분위기에서 논문검증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미 서강대 L교수를 비롯한 10여 명의 물리학 관련 교수진이 제로존 이론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분석, 검증, 확인 없이 사전에 가졌던 관념만으로 대단히 부정적인 의견서를 과학재단과 청와대 등에 제출한 마당에, 논문을 물리학회에 제출해 봐야 그 의견서와 다름없는 평가가 나올 것이라고 판단했다.”

양 원장은 또 “유럽 물리학회지에서 심사 중인 논문을 공개하면 논문심사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제출을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양 원장은 9월6일 오후에 유럽 물리학회지로부터 ‘게재 거부’ 통보를 받았다. 공교롭게도 9월6일은 한국물리학회가 기자회견을 한 날이다.

양 원장은 한국물리학회를 비롯해 과학재단에 의견을 제출한 학자들, 진실성위원회에 참여한 표준과학연구원 관계자들에게 공개제안을 했다.

“CODATA가 권고하고 ‘Review of Modern Physics(2005)’에 발표된 일련의 물리상수를 제시할 테니, 어떤 방식으로든 실험치와 정합한 관계식 및 규칙성 있는 데이터를 제시해 보라. 단, 제로존 이론의 공준(c(광속)=h(플랑크 상수)=s(시간)=1)을 사용하지 말 것이며, 1개월의 시간을 주겠다. 추후 답변이 없으면 표준반양자물리연구원은 ‘신동아’에 발표한 데이터만을 이용해 실험치와 정합성 있는, 즉 물리적 의미를 가진 관계식과 데이터를 일반인이 이해하고 신뢰할 만한 수준으로 제시하겠다.”

‘신동아’는 양 원장의 이론이 100% 옳다는 확신하에 이를 보도한 것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기사 중의 ‘노벨상 0순위’ ‘아인슈타인의 한계를 뛰어넘다’ 등의 표현을 가리켜 과장된 보도라고 하지만, 이는 유수 과학자의 표현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신동아’는 비주류에다 재야 물리학도인 양 원장의 이론이 그 옳고 그름을 떠나 주류 학계에서 제대로 검증될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사장(死藏)될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를 소개했다. 그 결과 이에 대한 반박과 재반박이 이어지는 등 열띤 학문적 토론의 장(場)이 벌어지기를 기대한 것이다. ‘신동아’의 역할은 검증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고, 검증은 학계의 몫이다.

신동아 2007년 10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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