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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취재

‘병원 실세’ 떠오른 상담사의 세계

의사보다 높은 연봉 받으며 불꽃 튀는 ‘고액 환자’ 유치 작전

  • 김순희 자유기고가 wwwtopic@hanmail.net

‘병원 실세’ 떠오른 상담사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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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겉으로는 ‘고급 의료서비스’, 속으로는 고가(高價) 진료 유도
  • 진료비 5~20% 수당 지급…억대 연봉 받기도
  • 비보험 진료 많은 성형외과, 치과, 안과, 피부과에 많아
  • 신용카드 대신 현금 결제 유도해 탈세
  • 미용실, 찜질방과 연계하거나 인터넷 블로그, 카페로 고객 유치
  • 전국에 엉터리 상담사 학원 난립
‘병원 실세’ 떠오른 상담사의 세계
“아,지난달(8월) 우리 병원 상담실장 월급이 1300만원이에요. 월 1000만원 받는 페이닥터(월급 받고 일하는 의사)보다 상담실장이 더 많이 가져간 거죠. (상담실장에게) 그 돈 줄 때 솔직히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비록 잠깐이었지만. 그래도 그 돈을 아깝게 생각하지 않아야 병원 경영을 제대로 할 수 있죠.”

지난 9월초 비뇨기과 병원장 김모(50)씨가 산부인과 전문의 모임에 참석해 자신의 병원운영 비결을 들려줬다. 그는 “상담사의 기능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감했다”며 “의사는 진료를 담당하고 병원 운영 및 환자 관리, 상담 업무 등은 상담사에게 맡기는 게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서울과 수도권에 남성 성기확대 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병원 3곳을 운영하는 김 원장은 의사 3명과 상담사 5명을 고용하고 있다. 상담사에게 8월에 지급한 급여는 4000여 만원. 1인당 평균 월급이 800만원인 셈이다. 이 병원 상담사의 기본급은 70만~100만원이다. 김 원장은 상담사에게 환자 시술 및 수술비의 15%를 지급한다.

비급여 항목(질병, 부상의 치료 목적이 아니거나 업무 또는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질환, 기타 보험급여의 원리에 부합하지 않는 사항. 즉 쌍꺼풀수술, 성기확대, 치아미백 등)인 조루와 성기확대 등의 시술비는 적게는 몇십만원에서 많게는 몇백만원에 이른다. 상담사가 환자를 어떻게 설득하느냐에 따라 비용 차이가 크다.

“그동안 병원은 영업이나 질 좋은 서비스 같은 데는 젬병이었어요. 예전에는 그렇게 병원을 운영해도 먹고살 만큼 벌었는데 이제 그런 호시절 다 지나갔잖아요. 주변에 월급쟁이보다 못한 개원의가 얼마나 많은데요. 문 닫는 병원도 적지 않고요. 의사도 변해야 살아남아요. 변화의 첫 번째 열쇠가 영업과 서비스 개선을 통해 병원 수익의 극대화를 꾀하는 거죠. 그 업무를 의사 대신 상담사가 담당하는 거지요.”

“상담사 한 명이 병원 전체 먹여살린다”

상담사를 고용하지 않았다면 병원 운영이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을 거라는 김 원장의 설명을 들은 산부인과 의사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요즘 의사끼리 만나면 ‘어떻게 해야 병원이 살아남느냐’가 주된 관심사다. 그만큼 의사가 먹고살기 힘들어졌다는 얘기다. 공급은 넘치는데 보험수가는 제자리걸음을 하는 데다 수요는 한정돼 있기에 생기는 현상이다. 병원 경영이 쉽지 않다고 하소연하는 의사들은 능력 있는 상담사를 찾는다. 상담사 한 명이 병원 전체를 먹여 살린다는 경험담이 여기저기서 들려오기 때문이다.

방송과 잡지, 케이블 TV 등에 자주 얼굴을 내비치는 의사 박모(43)씨는 다양한 언론매체를 이용한 홍보를 통해 자신의 병원을 널리 소개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기대만큼 ‘돈’으로는 연결되지 않았다. 보도가 나가면 환자들의 문의전화는 끊임없이 걸려오지만 이들이 병원 문턱을 넘도록 이끄는 유능한 상담사가 없기 때문이었다. 간호사에게 상담의 중요성을 인식시켰지만 제대로 된 상담을 하지 못했다.

“상담사 중에서 베테랑급은 의사들이 서로 모셔가려고 안간힘을 쓰죠. 페이닥터가 유능한 상담사를 데리고 나가 개업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요. 상담사가 환자 유치와 관리를 잘해주면 월급쟁이 의사로 일하는 것보다 훨씬 이익이 되겠다 싶으니까요. 상담사에겐 예전 병원에서 받던 월급에 인센티브를 얹어주기로 약속하고 말이죠. 의사가 상담사에게 질질 끌려 다니기도 해요.”

요즘 의료계에서 각광 받는 코디네이터는 상담사의 개념이 확장된 것이다. 코디네이터는 고객 상담, 병원 조직관리, 병원 마케팅, 직원 교육 등을 담당하는 의료 서비스 전문가를 일컫는다. 이들은 각종 서비스를 기획하고 관리하는 한편 문제점을 개선한다. 병원의 중간관리자로서 타 병원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환자 접수, 수납 및 환자의 예약관리와 병원 실내외 환경 조성 등을 통해 환자가 편하게 병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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