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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철 변호사 2005년 ‘오프 더 레코드’ 인터뷰

“서울중앙지검장 때문에 X파일 수사 제대로 안된다”

  •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김용철 변호사 2005년 ‘오프 더 레코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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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X파일 녹취록엔 ‘떡값 검사’ 이름 다 안 나왔다”
  • “아는 검사들에게 식사, 골프 접대했다”
  • “잘나가는 검찰 간부 80% 이상이 ‘삼성 장학생’”
  • “후계구도 방어 차원에서 법무팀 강화”
  • “남기춘 검사, 끝까지 ‘이학수 구속’ 주장했다”
  • “삼성이 내 통장 관리하고 있다”
  • 삼성 “김 변호사 주장은 터무니없는 음해”
김용철 변호사 2005년 ‘오프 더 레코드’ 인터뷰
김용철(金勇澈·49) 변호사가 언론을 상대로 삼성 비판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5년 8월초, 김 변호사는 ‘신동아’ 기자와 만나 자신이 알고 있는 삼성의 ‘비밀’을 귀띔했다. 그가 삼성에서 나온 지 1년2개월 됐을 때였다.

민감한 시기였다. 삼성의 불법 로비 실태가 드러난 이른바 ‘X파일 사건’으로 세상이 시끄러웠기 때문이다. 그는 애초 기자를 안 만나려 했다. 몇 차례 설득한 끝에 어렵사리 만났다. 그가 몸담고 있는 법무법인 서정의 사무실에서였다.

당시 기자는 삼성과 검찰의 관계를 취재하고 있었다. 취재에 협조해준 법조인 중 몇 사람이 그의 존재를 알려주며 꼭 만나보라고 권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검사 출신으로 삼성에 직행했다가 퇴사한 유일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희소가치’가 있었던 것이다.

김 변호사는 인터뷰에 응하면서 ‘오프 더 레코드(비보도)’를 내걸었다. 그의 처지를 고려해 대체로 약속을 지켰다. ‘대체로’라는 표현을 쓴 것은 그의 발언 내용 중 일부를 기사화했기 때문이다.

한 달쯤 지나 그는 ‘한겨레’ 비상근 기획위원이 됐다. 삼성의 임원을 지낸 사람이 삼성에 가장 비판적인 언론사에 입사한 것이다. 전례 없고 심상치 않은 일이었다. 돌이켜보면 그와 삼성의 충돌을 예고하는 신호탄이었다.

“백담사 가 있는 전두환도 지원”

그가 ‘한겨레행(行)’을 앞두고 기자에게 들려준 얘기는 최근 폭로한 내용만큼 구체적이진 않았다. 하지만 고갱이가 같고 얼개가 비슷했다. 11월12일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공개한 ‘떡값 검사’ 3명 중 한 명의 이름을 그때 이미 언급했다. ‘비자금 차명계좌’의 존재를 암시한 대목도 있다. 최근 일련의 언론 인터뷰에서 하지 않은 얘기도 꽤 있다. 2002년 대선자금 수사와 관련된 내용이 대표적이다.

현 시점에서 그 인터뷰 내용을 공개하는 것은 그의 ‘양심 고백’으로 ‘오프 더 레코드’의 의미가 사라졌다고 판단해서다. 삼성에서 나온 지 갓 1년이 지났을 때 털어놓은 얘기라는 ‘신선감’도 감안했다. 지금과 달리 그의 언행을 두고 이런저런 의혹이 제기될 이유가 없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그의 사무실은 햇살이 환하게 비치는 전망 좋은 자리였다. 그와의 인터뷰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광경이 있다. 책상에 올려놓은 손자의 사진을 보여주며 싱글벙글 웃던 모습이다. 결혼을 일찍 하고 자식을 빨리 낳아 벌써 손자를 봤다면서. 그때 그의 나이 47세였다.

인터뷰는 두 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일부 겹치는 얘기도 있었다. 두 번째 인터뷰에서 좀더 구체적인 문답이 오고간 까닭이다. 그의 생생한 육성을 살리기 위해 가감 없이 공개한다. 다만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할 소지가 있는 표현은 에두르거나 뺐다.

김 변호사의 주장을 두고 논란이 있는 건 사실이다. 진실은 아마도 수사나 재판을 통해 드러날 것이다. 이 시점에서 그의 발언을 소개하는 것은 그것이 다 옳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다. 그의 ‘양심 선언’으로 온 나라가 시끄러운 상황에서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기사화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서다. 이는 의혹 제기를 통해 진실을 추구하는 언론의 기능에 부합하는 것이기도 하다.

첫날 대화의 시작은 “삼성은 성역(聖域)”이라는 그의 말이었다. 표정은 심각하지 않았지만, 표현은 비장했다. 삼성의 영향력에 대해 묻자 그의 발언이 분수처럼 솟구쳐 올랐다.

“대한민국 국회의원 중 삼성 돈 안 받은 사람이 몇이나 있나. 검찰도 받고 언론도 받는다. 백담사에 가 있는 전두환을 지원하기도 했다.”

그는 “삼성의 힘은 자본”이라며 “혁명이 일어나지 않고서야 결코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나 대우는 삼성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했다. 영향력에서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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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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