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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과의 대화 5

전 연세대 총장 송자

“학교가 주식회사면 어때요? 잘 가르치기만 하면 되지”

  • 김정호 자유기업원장 hunghokim@hotmail.com

전 연세대 총장 송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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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연세대 총장 송자

고등학교 교장으로 교육자 인생을 멋지게 마무리하고 싶다는 송자 전 총장.

김정호 대학 등록금은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요.

송 자 언젠가 연세대 동문회보에 등록금이 1000만원은 돼야 한다고 기고했다가 엄청난 공격을 받은 적이 있는데,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어요. 등록금은 어려운 형편의 학생들이 아니라 경제적으로 능력이 있는 층을 기준으로 책정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의 문제는 장학금 등 다른 방식으로 해결해야죠. 등록금은 우리나라 국민소득과 비슷한 수준이어야 한다고 봅니다.

김정호 대학등록금이 중산층을 기준으로 책정돼야 한다는 말씀인가요.

송 자 그렇습니다. 낼 수 있는 사람은 많이 내게 해야 합니다. 미국이 그런 식이라 등록금이 비쌉니다. 하지만 가난한 사람이 대학에 다닐 수 있는 기회는 유럽보다 미국이 월등히 많습니다. 유럽은 워낙 학비가 싸니까 가난한 학생을 돕는 시스템이 잘 안 돼 있어요. 반대로 미국은 지원 시스템이 잘 되어 있죠.

김정호 총장님은 교육의 산업화에 긍정적이십니다. 실제로 교육을 산업화한 (주)대교를 경영하시기도 했죠. 요즘은 학교를 주식회사로 만드는 경우도 있다는데, 신성한 교육을 돈벌이의 수단으로 삼는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송 자 미국 피닉스대학이 나스닥에 상장을 했지요.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도 기업 형태가 돼야 원가가 낮아집니다. 공기업과 사기업 중 누가 더 효율적인지 생각해보세요. 중요한 것은 같은 등록금을 갖고 누가 더 잘 가르치느냐입니다. 학교의 법적 형태가 기업인지 비영리법인인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전인적 리더로 자생하는 학교

김정호 외국에선 그런 현상이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나요.

송 자 그럼요. 언젠가 Laureate Education이라는 회사의 관계자가 한국 진출을 위해 저를 찾아온 적이 있어요. 이 회사는 세계 여러 나라에 캠퍼스를 둔 온라인 대학을 기반으로 한 교육회사입니다. 평생교육기관에 가까워요. 그들이 한국에 투자하고 싶어하는데, 우리나라의 규제가 심해서 어찌될지 모르겠습니다. 한국과 일본이 유독 교육 산업화에 뒤떨어져 있어 걱정입니다.

김정호 송 총장께서 고등학교 교장을 하시고 싶어한다고 들었습니다.

송 자 교육자로서 멋진 마무리를 고민하다가 결심한 겁니다. 대학이 잘되려면 고등학교가 중요해요. 미국 아이비리그 학생의 50%는 프렙스쿨(preparatory school·예비학교로 불리는 명문 사립고) 출신입니다. 그래서인지 미국 대학들은 학생들의 출신 고등학교를 중요하게 봅니다. 프렙스쿨은 명문 대학을 가기 위해 준비하는 고등학교를 가리키는데, 이런 학교들은 대부분의 커리큘럼이 대학과 연결돼 있습니다. 그렇다고 단순히 지식을 가르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에 균형을 갖춘 전인적 리더를 키워내는 게 궁극적인 목표지요.

김정호 총장께서도 그런 학교를 만들고 싶으신 건가요. 어떻게 보면 민족사관고등학교와 비슷한 듯합니다만.

송 자 민족사관고등학교가 잘하고 있지만 아직도 지식 교육에 치우쳐 있다는 느낌이에요. 학과목 이외 활동이 그렇게 폭넓지 않아요. 미국 영재학교에 다니는 한국 아이들에게 미국과 한국 영재 교육의 차이가 뭐냐고 물은 적이 있습니다. 아이들 대답이 “한국에서는 영재를 만들지만, 미국에서는 스스로 영재가 되게끔 한다”는 거예요. 정답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지금껏 인재를 양식하기에 급급했어요. 저는 생기 있고 똑똑한 학생들이 스스로 전인적인 리더로 성장할 멋진 프렙스쿨을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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