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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연구

‘살기 좋은 곳 전국 1위’ 서울 노원구의 두 얼굴

교통·환경·교육 저평가 論에 ‘자고나면 억!’ 서민층 엑소더스에 빛 바랜 ‘복지 1번지’

  • 구자홍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hkoo@donga.com

‘살기 좋은 곳 전국 1위’ 서울 노원구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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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좋은 곳 전국 1위’ 서울 노원구의 두 얼굴

상계 재정비촉진지구 약도.

출퇴근에 소요되는 시간과 혼잡도 등을 감안하면, 업무시설이 집중돼 있는 서울 도심과 강남 등지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에게 노원구는 그리 매력적인 곳이 아니다. 그런데도 노원구 아파트값이 폭등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아파트값은 교육과 교통, 주거환경 등 몇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결정된다. 그렇다면 노원구는?

노원구는 주변 환경에서 다른 지역보다 비교적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북쪽에는 수락산, 동쪽에는 불암산이 자리 잡고 있고, 서쪽으로는 중랑천이 도봉구와 경계를 이루며 길게 흐른다. 또 당현천이 동에서 서로 노원구를 가로질러 중랑천으로 이어진다. 산과 하천이 어우러진 평지에 아파트 단지가 밀집해 있어 주거 환경은 쾌적한 편이다. 무엇보다 계획도시로 개발된 노원구 전체 주택 가운데 89%가 공동주택 단지인 덕분에 도로가 반듯반듯하게 나 있다.

주공·영구임대아파트 많아

서울 도심으로 통하는 대중교통 수단도 잘 갖춰져 있다. 지하철 4호선과 7호선이 X자로 교차하고, 노원구와 인접한 도봉구로 1호선이 지난다. 도로사정도 좋은 편이다. 동부간선도로가 서쪽에 있는 도봉구와 경계를 이루고, 남쪽 중랑구와의 경계에는 북부간선도로가 지난다. 서울시의 10개년 도시철도계획안(案)에는 왕십리에서 중계동까지의 경전철 신설도 포함돼 있다. 얼마 전에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가 개통돼 인천공항까지 한 시간이면 갈 수 있다.



다만 편리한 대중교통 여건이 갖춰졌음에도 서울 동북부 끝자락에 위치한 탓에 타 지역에 비해 도심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사통팔달의 교통 인프라가 갖춰져 있다는 점은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서민에게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도심과 거리는 멀지만 저렴한 비용으로 출퇴근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노원구 아파트가 그동안 저평가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서민 대중교통 수단의 발달과 관계가 있다.

노원구 상계동과 중계동 일대에 지어진 주공아파트 중에는 1980년대 중·후반 도심 정비 차원에서 청계천 일대에 거주하던 도시 빈민을 이주시키기 위해 지어진 것이 많다. 이른바 서민 주택단지로 노원구를 개발한 것이다. 이 때문에 서울의 다른 구에 비해 주공아파트가 유난히 많고, 영구임대아파트 비율도 높은 편이다.

영구임대아파트에는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와 장애인, 노인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노원구에 따르면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1만941가구 2만1159명에 달하고, 장애인도 지체부자유자(1만2678명)와 시각(2512명), 청각(2614명) 장애인 등 모두 2만5358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외에 최근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새터민도 초기 정착지로 노원구를 선호하고 있다.

도심과의 먼 거리, 그리고 저소득층 밀집지역이라는 인식이 겹치면서 2006년까지만 해도 노원구 아파트값은 서울 시내에서 가장 낮았다. 강남에 있는 같은 면적 아파트의 4분의 1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가격이 저렴하다 보니 전·월세 임대료도 낮아 주로 형편이 어려운 서민들이 세를 들어 살았다. 자본금이 적은 신혼부부 중에도 신접살림을 노원구에서 시작하는 이가 적지 않다.

노원역 사거리에서 10여 년 이상 개업의로 활동한 어비뇨기과 어홍선 원장은 “서울 시내에 아직도 허름한 판잣집이 남아 있는 곳은 노원구밖에 없을 것”이라며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부인이 노원구 관내 초등학교 교사로 10여 년을 근무했다는 어 원장은 “아내에 따르면 점심을 굶는 학생 비율이 30% 가까이 될 정도”라고 전했다. 그만큼 빈부격차가 크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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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홍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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