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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옥수 신창원 옥중 인터뷰

“6m 담장, 3m 철조망 , CCTV, 적외선감지기, 무장 교도관… 나, 이제 절대 탈옥 못해요”

  • 최호열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honeypapa@donga.com

탈옥수 신창원 옥중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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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부진료 요청 묵살해 병 키웠다”며 소송 제기
  • “10년째 독방·미지정 생활로 공황장애 앓아”
  • “재소자 권익보호 위해 법학 공부 시작”
  • “재소자 인권, 교도소 문제 다룬 수기 12월 출간”
  • “나를 소재로 한 영화 제작은 피해자 두 번 죽이는 일”
  • 부산교도소 탈옥 성공 비밀
  • 교도소 관계자 “신창원에겐 알려진 것과 다른 부분 있다”
탈옥수 신창원 옥중 인터뷰

신창원이 보내온 편지들. 그는 최근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2500만원의 피해보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3월 초, 두툼한 서류봉투가 배달됐다. 발신자는 ‘청송교도소 신창원’. 강도치사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1997년 1월 부산교도소를 탈옥, 1999년 7월 붙잡힐 때까지 공권력을 비웃듯 신출귀몰한 도피행각을 벌인 바로 그 ‘희대의 탈옥수’ 신창원(41)이다.

그가 유명해진 건 단순히 탈옥수였기 때문만은 아니다. 도피생활을 하며 훔친 돈으로 장애인 수용시설에 기부하고 소년소녀 가장을 돕는가 하면, 그가 남긴 일기장과 편지 등을 통해 인간적인 면모가 알려지면서 동정을 샀기 때문이다. 탈옥 기간에 강도강간 등 파렴치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얘기도 나왔지만 무죄로 결론이 났다. 그는 탈옥으로 22년6개월의 형량이 추가됐다.

기자는 그간 신창원과 수십통의 편지를 주고받고 면회도 하며 인연을 이어왔다. 덕분에 그의 재수감 후 10년여의 수감생활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2000년 장애아 복지시설 여교사와의 결혼설 전말, 2004년 고입·대입 검정고시 합격, 2005년 대전교도소에서 극도의 정신질환을 앓은 사연 등을 보도했다.

신창원이 보낸 봉투 안엔 그가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25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자필 소장 사본이 들어 있었다. 그는 동봉한 서신에서 “소장을 2월2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우편으로 접수시켰다”고 했다.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유는 교도소에서 자신의 요구를 묵살하고 허리디스크 치료를 제때 안 해줘 병이 악화되는 바람에 육체적 정신적 피해를 봤다는 것. 하지만 근본 목적은 재소자의 인권침해에 대한 문제 제기임을 분명히 했다.

좌절된 향학열

3월4일, 신창원을 만나러 경북 청송으로 내려가면서 지금껏 그가 보내온 편지들을 다시 읽어보았다. 2004년 12월 대전교도소로 이송되기 전까지 그의 편지는 희망으로 가득했다. 그는 2004년 중졸 검정고시와 고졸 검정고시에 연이어 합격하며 향학열을 불태웠다. 최종 목표는 대학에서 상담심리학을 전공해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었다.

그는 살아서는 사실상 교도소를 나갈 수 없기에 일반 대학에 진학하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머지않아 교도소 안에 사이버대학 강좌가 개설될 예정이고, 여기엔 심리학과 과정도 있다는 걸 안 그는 학사고시를 통한 국어국문학과 학위 취득을 목표로 세웠다. 그 후 사이버대학 강좌가 개설되면 심리학과 과정에 편입할 요량이었다. 따라서 재소자 대상으로 학사고시반을 운영하는 대전교도소로 이송되는 것은 더없이 반가운 일이었다. 당시 그는 기자에게 보낸 편지에서 공부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제가 학사고시를 하려는 것은 명예나 사회에 일찍 나가고 싶은 마음 때문은 아니에요. 살아서 밖에 나간다는 미련은 접은 지 오래됐습니다. 제가 지은 죄의 무게가 얼마나 큰지 잘 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남은 삶의 초점을 담 안 생활에 맞추게 된 것이지요. 동료들은 시간이 빨리 흐르기를 바랄지 모르지만, 저는 빠르게 흐르는 시간이 너무 아까워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제 꿈은 거창한 게 아닙니다. 화장실이며 바닥 청소, 식기 닦기, 빨래 등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 하더라도 동료들과 함께 바로 서기를 해보는 것, 그게 전부입니다. 과거의 제 모습을 하고 무의미하게 하루하루를 사는 동료들. 지금 마음을 추슬러 바로 서기를 못한다면 이들의 미래는 저처럼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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