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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건강보험 지속가능한가?

초고령시대, 치료 중심에서 예방 중심으로 가야

  • 김용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원장 |

건강보험 지속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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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고령사회를 극복하는 방법은 온 국민이 건강해지는 것이다. 장수는 인류가 오랫동안 희망해온 바람이자 축복이다. 그렇지만 장수가 참으로 축복이 되기 위해서는 건강해야 한다. 국민의료비가 GDP의 10%를 넘어설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질병을 부르는 생활습관을 버린다면 이러한 위기 없이 건강한 장수국가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 건강 증진을 위한 시간과 비용은 이제 건강투자의 개념이 되어야 한다.
건강보험 지속가능한가?

광주 빛고을 노인 건강타운 체육관에서 노인들이 달리기와 자전거 타기를 하는 모습.

그동안 여러 차례 경고음을 울리던 건강보험 재정에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 1월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09년 건강보험 총수입이 전년대비 7.9% 증가에 그친 반면 총지출은 13.2% 증가해 32억원의 당기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올해 건강보험 당기 재정적자가 1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비상경영’을 선포하기에 이렀다.

더욱 심각한 것은 현재의 재정악화 상태가 올해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만약 지금의 구조를 이대로 방치한다면, 해를 거듭할수록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결국 건강보험제도 자체의 운영이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이같이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에 의구심이 제기되는 원인은 무엇일까?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무엇일까? 선진국에 비해 낮은 보험료율이나 경제위기로 인한 보험료 수입 둔화, 보장성 강화 정책으로 인한 지출 증가 등도 원인으로 작용했겠지만, 가장 중요한 원인은 치료 위주의 서비스를 해온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 자체에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건강보험의 재정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방법은 치료 위주의 건강정책을 어떻게 전환시키느냐에 달려 있다고 하겠다.

건강수명 선진국과 큰 격차

경제발전과 더불어 양적으로 급속히 증가한 우리나라의 보건의료서비스는 국민의 평균수명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상회하는 수준까지 높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여전히 질병이나 부상 없이 건강하게 사는 생애를 의미하는 건강수명은 선진국과 격차가 크다. 홍역이나 콜레라와 같은 전염병은 크게 감소한 반면 암,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으로 인한 사망률과 유병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사회경제적 여건 역시 건강증진정책의 변화를 필요로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급속한 인구고령화를 경험하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인구비율은 2000년에 7%를 넘어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후 2018년에 고령사회(14%), 2026년에 초고령사회(20%)에 도달할 전망이다. 다른 연령층에 비해 보건의료서비스 수요가 클 수밖에 없는 노인인구의 증가는 만성질환의 증가 및 건강보험 재정 부담의 증가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진다. 이는 건강보험 지출에서 노인들의 진료비 지출이 차지하는 비율로도 알 수 있는데, 2009년 건강보험 가입자 중 노인인구 비율이 약 9.9% 수준인 반면 이들의 진료비 비중은 30.5%였으며, 1인당 진료비도 249.4만원으로 전체 평균 81.1만원에 비해 3.1배 높은 수준이었다.

건강정책 패러다임 변화해야

따라서 이제 국가의 건강증진정책을 근본적으로 재고하고 그 방향을 전환해야 할 시기다. 국민의 건강 수준을 높게 유지하면서 변화하는 제반 환경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한 변화가 필요한 것이다. 질병에 걸린 후에 의료기관을 찾아 치료하는 것은 환자와 가족들에게 고통을 줄 뿐만 아니라 건강보험재정의 악화로 귀결된다. 만성질환의 원인이 되는 생활습관을 어려서부터 관리하는 한편, 건강에 해를 끼치는 요인들을 국가적·사회적 차원에서 미리 제거하는 예방 위주의 건강정책이 중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어려서부터 몸에 익힌 건강한 생활습관은 장년기와 노년기의 건강한 생활에 바탕이 된다. 예방 위주의 건강증진정책이야말로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 확보는 물론이고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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