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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홍근 기자의 세상 속으로 풍덩~ ⑦

잔혹하고 끔찍한 10대들의 살인놀이

일곱 번째 르포 : 범죄의 재구성

  • 송홍근│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arrot@donga.com│

잔혹하고 끔찍한 10대들의 살인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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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하고 끔찍한 10대들의 살인놀이
경찰로 20년 일하면서 이렇게 끔찍한 사건을 본 적이 없다고 마포경찰서 형사과장은 말했다. 사람을 죽여 한강에 유기한 아이들은 조사받으면서도 희희낙락했다.

사탄의 인형

강기슭에 한국스카우트연맹 요트가 정박해 있다. 때 이르게 핀 코스모스 꽃잎이 흩날린다. 양화대교는 보수 공사 중이다. 인부들이 교각을 손보느라 분주하다. 자재, 폐기물이 떠내려가는 걸 막고자 다리 서쪽 100m 지점 수중에 막이를 설치했다.

6월12일 남아공월드컵 한국 첫 경기가 열렸다. 그날 밤 이곳엔 비가 내렸다. 물이 불어서 유속이 빨랐다.

6월17일 아침, 한강엔 안개가 짙었다. 오전 7시30분께 야간조 2명이 마지막 순찰을 돌고자 배에 올랐다. 순찰정은 5인승 모터보트다. 한강경찰대 야간조는 오후 7시부터 이튿날 오전 9시까지 일한다.

길이 130㎝ 물체가 인부들이 설치한 막이 안쪽으로 떠올랐다. 순찰정이 이 물체를 건져 올린 시각은 오전 7시50분.

누군가 자전거에 물건을 실을 때 쓰는 로프로 물체를 묶은 뒤 한강에 내던졌다. 포장으로는 카펫(carpet)을 썼다. 물체를 묶은 매듭은 단단했다. 칼로 아래쪽을 끊었다. 발바닥이 보였다. 한강경찰대는 ‘20대 변사체 발견’이라고 보고했다.

사진으로 남은 발바닥은 흰색 양말을 여러 켤레 덧신은 것 같다. 발톱에 바른 빨강 패티큐어가 선명하다. 불어터진 흰 발과 빨간색 발톱이 대조를 이룬다.

시신은 눈을 부릅뜬 채 세상을 노려보고 있다. 영화 ‘사탄의 인형’에 나오는 처키를 닮았다. 얼굴이 물에 불어서다. 500원짜리 동전 크기로 불어난 흰자위가 섬뜩하다. 등짝은 피멍 범벅이다.

죽은 사람은 새우처럼 등 굽은 모습으로 웅크리고 있다. 양쪽 발목이 로프로 묵여 있다. 왼손, 오른손은 아래쪽 정강이에 한데 묶여 있다.

목젖 아래엔 세로 9㎝ 가로 5㎝ 크기의 상처가 있다. 칼로 도려낸 흔적. 물에 덧난 상처는 여자 성기 외음부(外陰部)를 닮았다. 손가락은 온전했다. 신원을 확인할 단서가 남은 것이다. 시신을 유기할 때 손가락을 자르는 예가 많다고 형사가 말했다.

살인자는 시신을 두 겹으로 포장했다. 노란색 요로 시신을 말아 감은 뒤 카펫으로 감쌌다. 노란색 요엔 꽃그림이 그려져 있다.

포장을 풀자 붉은색 벽돌 2장, 시멘트 조각 7개가 나왔다. 슬리퍼 안경 휴대전화도 남아 있었다. 10원짜리 동전 5개, 불에 탄 이쑤시개도 발견됐다. ‘○○동 방위협의회 전방견학 및 추계야유회’라고 적힌 수건도 나왔다.

이런 잔인한 짓을 누가 저질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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