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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청 혁신학교 1년의 실험

“공교육 정상화 절반의 성공”

  • 송화선|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pring@dong.com |

경기도교육청 혁신학교 1년의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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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년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시작한 혁신학교 사업이 9월로 추진 1주년을 맞는다. 소규모 학교를 혁신학교로 지정한 뒤 광범위한 자율성을 부여하고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통해 공교육 모범 사례로 육성한 이 사업은 지난 한 해 동안 교육계에 큰 화제를 일으켰다.
  • 6·2지방선거 당시 교육감 후보들이 앞 다퉈 이 정책을 벤치마킹한 공약을 내놓으면서, 올 하반기부터 서울, 광주, 강원도 등 기타 지역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 혁신학교 1년, 교육 현장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났고 공교육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경기도교육청 혁신학교 1년의 실험

혁신학교에서는 다양한 형식의 수업이 진행된다. 왼쪽부터 남한산초등학교, 조현초등학교, 서정초등학교.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조현리. 용문산 자락에 둘러싸인 조현초등학교 운동장에는 아름드리 은행나무가 늘어서 있었다. 울창하게 솟은 잣나무 군락과 학교 앞을 흐르는 개울이 목가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교문 밖을 나서자 완만한 능선 사이로 띄엄띄엄 자리 잡은 농가가 보인다. 산과 물과 집이 그림처럼 어울리는 이 마을에서 단 하나 이해할 수 없는 구조물은 줄잡아 수십 채는 될 듯한 연립주택이었다. 시선이 닿는 곳 어디서나 4~5층 높이의 신축 건물이 경쟁하듯 올라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저기 학교에 애 넣으려는 엄마들 때문에 그러잖아요. 요즘 우리 동네에 집 없어서 난리인 거 몰라요?”

한 주민은 “이 작은 마을에 웬 도시 사람들이 이렇게 몰려드는지 놀라울 정도”라며 혀를 내둘렀다. 지난해 9월 조현초등학교가 혁신학교로 지정된 후 일어난 변화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조현초등학교’를 검색하면 이 학교가 마을 분위기를 어떻게 바꿔놓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조현초등학교 인근 실속형 전원주택’ ‘산세 좋은 동네 펜션주택’ 등의 광고 글에는 어김없이 “요새 주택 및 전세 구하기 어렵기로 소문난 조현초등학교 인근입니다”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2009년 3월까지만 해도 전교생이 6개 학급, 114명인 작은 학교였어요. 지금은 8개 학급 182명으로 크게 늘었죠. 전학생 대부분이 서울·인천 같은 대도시에서 이사 왔고요. 위장 전학을 막으려고 마을 이장한테 실거주확인증을 받아 온 학생만 전학할 수 있게 하는데도 학생 수가 계속 늘어나요.”

조현초등학교 박성만 교사는 “짧은 시간에 학생 수가 너무 많아져 학교의 수용 범위를 넘어설까봐 걱정”이라고 했다.

“학교 근처에 집이 이렇게 많지 않을 텐데 어떻게 된 일인가 싶어 알아봤더니 급한 대로 월셋방만 구해 온 가족도 꽤 되는 모양이더라고요. 새집이 지어질 때까지 거기 살며 기다리는 거죠. 아이를 우리 학교에 보내려고 서울까지 하루 두세 시간씩 걸려 출퇴근하는 아빠, 남편은 서울에 남겨둔 채 아이만 데리고 이사 온 엄마들도 있다고 합디다.”

작은 시골 마을에서 일고 있는 ‘혁신학교 열풍’의 모습이 생생하게 읽혔다.

작지만 특별한 학교

혁신학교는 지난해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취임하면서 추진한 핵심 사업 중 하나. 학급 인원 25명 이하, 학년당 6학급 이하인 작은 학교를 지정해 운영과 교육과정의 자율권을 주고, 연간 1억~1억5000만원씩 4년 동안 집중 지원하는 걸 골자로 한다. 혁신학교로 지정되면 학교 운영위원회에서 교장공모를 통해 교육철학이 맞는 교장을 선임할 수 있고, 교장은 자신과 함께 뜻을 펼칠 교사들을 전체 교사의 30% 범위에서 초빙할 수 있다. 교사들이 학생 교육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교무보조인력, 상담전문교사 등도 배치된다. 학생 수는 적고, 교육에 헌신적인 교사들이 모이며, 지원금까지 넉넉한 시스템이니 학부모들 사이에서 혁신학교에 대한 기대감이 높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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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화선|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pring@do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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