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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주의 크로스(CROSS) 인문학 ②

미래가 아닌 오늘을 위해 ‘일’하라 그래야 즐거운 인생이다

  • 장석주| 시인 kafkajs@hanmail.net

미래가 아닌 오늘을 위해 ‘일’하라 그래야 즐거운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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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물은 먹고살기 위해 움직이지만 사람은 ‘일’하며 자아를 실현하고 공익적인 가치도 이룬다. 그래서 ‘일’은 삶의 기반이면서 역사의 원동력이 된다. 가장 좋은 일은 적성에 맞는 일이다. 미래에 실현되는 가치가 아닌 오늘 당장 몸과 마음을 즐겁게 하는 일이 좋은 일이다.
  •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해야 인생이 즐거워진다.
  • 오늘 하루의 성공이 모일 때 미래의 큰 성공도 만들어진다.
  • 하루 종일 천체망원경으로 별을 들여다보건, 하루 종일 국수를 뽑건….
미래가 아닌 오늘을 위해 ‘일’하라 그래야 즐거운 인생이다

성북구 삼선동 ‘장수마을’에서 한성대 예술대 소속 학생들이 ‘희망의 벽화 그리기’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람을 평가할 때 한 가지 방법은 그가 무슨 일을 하는지를 알아보는 일이다. 죽은 사람에 대한 평가는 전적으로 그가 살았을 때 어떤 일을 했는지를 보면 된다. 일은 단순히 돈을 버는 것 이상의 사회적·문화적 맥락에서 의미가 있다. 자유로운 일은 인생의 만족과 자기 정체성을 갖는 데 꼭 필요하다. 아울러 일을 함으로써 사회 공동체의 일원이 되고, 그 공동체 속에 뿌리를 내린다. 일을 갖지 못하는 것은 이중의 고통을 안겨준다.

첫째, 일을 하지 못함으로써 수입이 없는 까닭에 궁핍에 따른 고통을 피할 수 없다. 둘째, 사회 공동체 속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기 때문에 소외의 고통을 당한다. 일은 사회생활을 영위하는 데 소용되는 돈을 번다는 뜻을 넘어서서 세계 속에서 자기실현의 계기를 갖는다는 의미가 있다. 일의 영역에 제한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일은 항상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노동은 주먹의, 사고의, 마음의, 밤낮의 삶의 템포이며, 과학이요, 사랑이요, 예술이요, 신앙이며, 숭배며, 전쟁이다. 노동은 원자의 진동이며 별들과 태양을 움직이는 힘이다.”(에른스트 융거, 여기서는 D. 마킨, ‘인간과 노동’에서 재인용)

일은 삶의 기반이고 신성한 의무다. 인류 역사에 출현한 모든 문명은 바로 그 원자의 진동이며 별들과 태양을 움직이는 힘인 사람의 노동에서 비롯된 것이다. 한 뛰어난 시인은 이렇게 노래한다.



“누가 테베의 7대 피라미드를 건설했는가? / 역사책은 왕들의 이름으로 빽빽하다. / 왕들이 그 무거운 돌들을 끌어올리기라도 했단 말인가? / 만리장성이 완성된 날 저녁에 / 석공들은 어디로 사라졌는가?”(베르톨트 브레히트)

피라미드나 만리장성은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진 웅장한 구조물들이다. 이것들은 ‘일’하는 사람들의 손으로 만들어졌다. 누군가가 일을 하지 않았다면 인류의 위대한 유산이라고 일컬어지는 이것들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람은 무엇보다도 호모 파베르, 즉 도구 제작자다. 사람이 본질에서 일하는 존재라는 사실은 일을 통해 자기실현에 다가가고, “일을 통한 객체와 주체의 창조적 융합은 인간에게 위대성을 부여한다”(D. 마킨, 앞의 책)는 점에서 분명해진다. 그런 까닭에 인류의 역사는 곧 노동의 역사다.

“노동은 경제적으로 필요한 것이며, 인간은 태초부터 살기 위해 노동을 하여왔다. 인간의 역사는 상당한 정도까지 노동의 형태와 생산수단의 역사, 그리고 노동과정에 의해 창조된 모임과 관계의 역사로 볼 수 있다.”(D. 마킨, 앞의 책)

우리는 생존의 필요를 위해서 일하지만, 일은 생존의 필요만이 아니라 더 많은 보상을 준다. 일은 아노미, 뿌리 뽑힘, 소외를 극복하게 하고, 자아가 품고 있는 높은 이상을 실현하는 수단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의미 있는 일을 함으로써 제 자신의 윤리적 가치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된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자유롭고 창의적이며 공공적 가치를 갖는 일에서 지속적으로 소외되는 사람은 죽은 것과 마찬가지다. 위대한 작가 알베르 카뮈는 이렇게 말한다.

“노동이 없으면 모든 생명은 부패하게 된다.”

노동이 사회의 윤리적 기초를 이룬다는 것은 분명하다. 제 몸을 써서 하는 노동으로 제 생계를 세우는 사람에게는 누구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존엄성이 깃든다. 그러나 스스로 노동에서 소외되거나 면제된 자들은 누군가에게 빌붙어 제 생계를 해결해야 한다. 노동 없이 소득을 얻는 자의 영혼은 혼돈과 무질서에 떨어지고 그 속에서 타락하며 결국은 부패에 이르고 만다. 우리 사회에는 일을 할 수 있는데도 놀고먹는 사람이 지나치게 많다. 놀고먹는 사람들이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는 경우를 보는 것은 드물지 않다. 그게 문제인 것은 놀고먹는 사람들이 협동적 조화가 필요한 사회에서 불협화음 만들어내며 결국은 사회의 공정성을 해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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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주| 시인 kafkaj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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