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월호

“한국·북한 잇는 관문도시로 성장하는 게 철원의 미래비전”

정호조 강원 철원군수

  • 송홍근│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arrot@donga.com

    입력2011-03-23 11: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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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원의 미래? “남북경협에 답이 있다”
    • 한탄강 종합관광개발 프로젝트
    • “오대쌀에 맛들이면 다른 쌀 못 먹어요”
    “한국·북한 잇는 관문도시로 성장하는 게 철원의 미래비전”
    서울에서 찾아오기 힘들었죠. 철원 사람은 지름길을 알아서 금방 오는데, 타지 분은 헤매기 십상이죠.”

    정호조 철원군수(한나라당)가 입가에 엷은 미소를 띤 채 말했다.

    “고속도로가 없는데다 국도·지방도로가 여러 갈래여서 내비게이션도 혼란을 일으킵니다. 반듯한 길이 없어서 외로운 곳이죠.”

    일제강점기까지만 해도 철원은 교통의 요지였다. 경원선이 북쪽으로 휘돌아나갔고, 금강산 가는 전철이 다녔다. 너른 평야 덕분에 물산도 풍부했다.

    외로운 곳



    철원은 광복 이후 소련군이 진주하면서 공산 치하에 들어갔다가 6·25 전쟁 때 일부가 수복됐다.

    -반듯한 길을 내달라고도 못 하겠습니다. 휴전선 이북으로 차가 갈 수 없으니….

    “남북 교류가 활성화하면 철원의 값어치가 달라질 겁니다. 철원은 남북 교류·협력의 거점이 돼야 해요.”

    정 군수와는 초면이다. 길 얘기가 아이스 브레이커(Ice-breaker) 노릇을 했다.

    “차도 몇 대 안 다니는데 길을 뭐 하러 내느냐고 물으면 반박하기가 쉽지 않죠. 교통량을 조사해서 길 내는 우선순위를 정합니다. 부익부빈익빈이 될 수밖에 없죠. 소외지역은 반듯한 길이 없어 외롭게 사는 겁니다. 철원은 6·25전쟁 이후 북으로 가는 길이 끊기면서 섬 같은 곳이 됐습니다. 통일을 준비하는 정부라면 접경지역을 지금처럼 내버려둬선 안 됩니다.”

    그가 건넨 명함에 적힌 문구에 눈길이 간다. ‘통일을 준비하는 철원’이라고 적혀 있다.

    △평화 △생명 △생태가 군정(郡政)을 이끄는 키워드라고 그는 말했다. 그중에서 평화가 으뜸이다. 그의 군정 전략을 농업을 제외하고 갈래로 나누면 이렇다.

    1. 남북 교류 협력을 대비한 관문도시 기반 조성

    2. 평화 거점 지역으로서의 인프라 구축

    3. 역사·문화·생태 관광도시 조성

    4. 한탄강을 활용한 모험 레포츠 허브 구축

    통일을 준비하는 철원

    그는 북한을 화두로 삼아 대화를 시작했다.

    “북한이 우리보다 약합니다. 체제 경쟁은 끝났어요. 통일을 준비하는 관문도시를 만들어야 할 때예요. 6·25전쟁 때 민간인이 더 많이 죽었습니까? 아니면 군인이 더 많이 죽었습니까?”

    그가 길게 말했다.

    “왜 민간인이 더 많이 죽었느냐? 민간인 사이에서 보복살인이 일어나서 그렇습니다. 북한군이 내려왔을 때는 반동으로 몰린 사람들이 죽었고, 국군이 수복했을 때는 빨갱이로 지목된 이들이 죽었습니다. 전쟁이 발발하면 접경지역에서 비슷한 일이 다시 벌어질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전쟁을 막는 길이 뭘까요? 남북교류가 활발하면 전쟁이 일어날 소지가 줄어듭니다. 그 일을 접경지역이 맡아서 할 수 있습니다. 연평도 사건으로 접경지역의 취약성이 백일하에 드러났습니다. 접경지역이 살만한 동네가 돼야 합니다. 그러려면 남북 교류가 활성화해야 해요. 지금처럼 접경지역을 방치해선 곤란합니다. 북한 주민의 삶의 질을 개선해주지 않으면 통일을 이뤄내기 어렵습니다. 개성공단을 여러 차례 가보았습니다. 북한 사람들이 불평하더군요. 기술 가르쳐준다고 해놓고는 노동력만 착취한다, 임금은 쥐꼬리만큼 주면서 냄비 같은 것만 만들게 하고 있다고요. 철원 같은 접경지역을 제대로 된 남북경협의 현장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그는 나고 자란 고장의 발전 동력을 북한에서 찾고 있었다.

    “철원에 남북이 교류하는 공단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2006년 세웠습니다. 철원은 남북 교류의 관문도시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한국·북한 잇는 관문도시로 성장하는 게 철원의 미래비전”

    철원평야에 내려앉은 두루미.

    ▼ 남북관계가 경색된 탓에 공단 건설 계획이 기획 단계에서 중단됐겠군요.

    “북측과 협의해 공장 부지도 준비하고 그랬습니다만…. 원래는 남측에 공단을 꾸리려고 했습니다. 개성공단은 북측 지역에 있지 않습니까? 북한 근로자가 휴전선을 넘어 출퇴근하는 공단이 생기면, 남북관계에서도 지렛대 구실을 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노무현 정부 때 일인데, 중앙정부에서도 찬성했고요. 북한에선 남측 지역에 공단을 세우는 것에 대해 난색을 표하더군요. 자본주의 바람이 밀려오는 걸 걱정한 모양입니다. 노동자들이 집단 난민을 신청하면 어떡하느냐고 말하는 북측 인사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민통선 이북 들어가 봤죠?”

    ▼ DMZ(비무장지대)요?

    “너른 땅이 텅텅 비어 있습니다. 북측이 휴전선 이북에 부지를 제공해주면 우리가 근로자 기숙사를 짓겠다고 제안했습니다. 경원선 열차를 연결하면 20분도 채 안 걸리는 곳입니다. 울타리도 우리가 쳐줄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냄비 만들고, 시계 조립하는 기업은 싫다고 그럽디다. 하다못해 고급 용접기술이라도 배워야 나중에 써먹을 수 있다는 겁니다.”

    그의 목소리가 커졌다.

    “철원이 왜 어려워졌느냐? 철원은 일제강점기 중부내륙의 중심도시였습니다. 수원하고 인구가 비슷했어요. 법원, 중부지방세무서도 철원에 있었습니다. 북으로 가는 길이 막히면서 어려워진 겁니다. 남북 교류가 반드시 활성화돼야 해요. 북한 사람들에게 자본주의와 먹고살아갈 기술을 가르쳐야 합니다. 기술,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 북측에 가서 기업을 일궈야 하고요. 그래야만 통일이 이뤄집니다.”

    ▼ 철원을 남북을 잇는 관문도시로 키우겠다는 게 군정의 비전이군요.

    “그렇습니다.”

    그가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통일을 지향하는 정부냐? 통일 의지가 있느냐? 나는 의문이 듭니다. 철원은 남북교류의 최적지예요. 파주는 서울에 가까워 북한이 부담스러워합니다. LCD 공장이 들어와서 가용공간도 줄었고요. 미안한 얘기지만 화천, 양구는 북한강 유역이어서 개발에 제한이 많습니다. 강원도 산악지역은 부지가 없고요. 연천 일부와 철원이 가장 좋아요. 앞서도 말했지만 접경지역에서 남북이 교류해야 합니다. 휴전선 부근을 지금처럼 방치해놓아서는 통일시대를 준비할 수 없습니다. 접경지역을 들여다보는 시각이 달라져야 해요. 우리 정부부터 바뀌어야 합니다.”

    남북 교류 최적지

    철원은 ‘꿈의 실크로드’의 중심에 서 있다.

    “경원선 열차가 원산까지 달릴 때 철원역 역무원 수가 서울역에 버금갔다고 합니다. 금강산선(철원~내금강) 전철을 1년에 80만명이 이용했다고 해요. 경원선 타고 철원에 온 뒤 전철로 갈아타고 금강산을 간 겁니다. 한반도 최초의 전기철도가 금강산까지 놓여 있었어요.”

    철원군은 2007년 현대아산과 함께 철도를 이용한 금강산 관광 사업을 추진한 적이 있다.

    “현대아산 쪽에서 통일부와 협의해 금강산선 전철 복원 계획을 세웠습니다. 우리도 통일부와 협의를 했고요. 정부 승인을 받은 뒤 북한에 들어가 답사를 했습니다. 전철 길이 살아 있습디다. 남북이 합의해 철로를 새로 깔면 열차를 운행할 수 있어요.”

    ▼ 철도관광 프로젝트도 중단됐겠군요.

    “그렇죠.”

    ▼ 이명박 정부 대북정책에 불만이 크겠습니다.

    “그건 내가 어쩔 수 없는 거고.”

    그가 말머리를 돌렸다.

    “전철로 금강산을 가면 내금강·외금강을 동시에 둘러볼 수 있어요. 현대아산이 거두는 수익도 커진다고 합니다. 비용이 적어 수학여행 같은 단체관광을 유치할 수 있거든요. 기업체 MT도 금강산으로 갈 수 있고요. 돌아가신 정주영 회장이 전철 관광 길을 열지 않고는 돈을 벌기 어렵다고 말했다고 현대아산 직원이 전합디다. 정 회장이 원산항을 얻고 싶어했대요. 오대양을 떠다니는 배를 원산에서 다 만들겠다고 했답니다. 조선소를 짓는 데 원산이 최적의 조건인데다, 현대의 기술과 북한의 싼 노동력을 결합하면 세계 어느 기업도 따라올 수 없다는 겁니다. 북한이 겪고 있는 경제적 어려움을 조선소로 한 방에 해결할 수 있다고 정 회장이 말하곤 했답니다.”

    그가 철원군수의 시각에서 설파한 남북관계 현주소와 철원의 미래는 흥미로웠다. “남북 교류가 활성화해야 장밋빛 미래가 열린다”는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았다. 나고 자란 고장이 남북경협을 통해 산업을 일으키길 바라는 그는 이 주제로 얘기를 계속하고자 했으나 말허리를 끊었다.

    ▼ 한탄강이 절경이더군요.

    “래프팅 해봤습니까?”

    ▼ 수직절벽이 장관이었습니다.

    “탄성이 절로 나오지 않습디까? 한탄강은 강둑이 없습니다. 물도 깨끗하고요. 포천·연천의 한탄강과 철원의 한탄강은 격이 다릅니다. 한탄강변을 국민종합관광지로 만들려고 합니다.”

    눈부신 한탄강

    한탄강은 북한 땅인 강원 평강군에서 발원해 철원과 연천을 지나 임진강과 만난다. 화산폭발로 이뤄진 좁고 긴 골짜기. 수직절벽 아래로 강물이 흐른다.

    “남북 관계 개선은 철원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당장은 사람들을 철원으로 오게 해야 합니다. 한탄강을 수도권 2000만 인구의 휴양시설로 가꾸려고 합니다. 한탄강 관광을 안보관광 철새관광과 연계할 겁니다.”

    ▼ 한탄강 종합개발 사업은 구상대로 진행되고 있습니까? 군사시설보호지역으로 묶여 있어 한계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접경지역지원법이 2000년 1월부터 시행됐지만 그 법으로 혜택을 보는 게 거의 없습니다. 일반법이어서 군사시설보호법보다 약하거든요. 접경지역을 지원하는 특별법을 제정해야 해요. 접경지역은 최일선에서 안보를 맡아왔습니다. 현재 국회가 심의 중인 접경지역지원특별법은 접경지역에 혜택을 주는 법이 아니라 접경지역의 그간 손해를 보상하는 법입니다.”

    그는 경기 및 강원 접경지역 시장·군수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다. 접경지역지원특별법 제정은 이들 지역의 오래된 소망이다. 한탄강 종합개발 사업과 관련한 얘기를 좀 더 들어보자.

    “연천, 포천 취수장이 철원과의 경계 지역에 있어요. 상수원과 가까워 관광시설을 지을 수 없습니다. 철원엔 외부에 내놓을 만한 숙박시설이 없어요. 농가민박 형식으로 펜션만 들어서 있죠. 궁리 끝에 포천시에 우리 물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배관시설 공사를 하고 있어요. 고석정 가봤죠? 고석정 근처에 포병 진지가 있습니다. 진지 탓에 개발 사업을 벌일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3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진지를 옮기는 일을 하고 있어요. 군인들이 원하는 장소에 우리가 땅을 사서 진지를 옮겨주는 겁니다. 취수장 문제가 올해 말쯤 해결되고, 내년엔 고석정 인근 포병진지를 인수받을 겁니다. 걸림돌을 제거하는 대로 종합개발에 나서야죠.”

    ▼ 군 부대와의 협조가 중요하겠습니다.

    “철원에선 군대 탓에 못하는 일이 많습니다. 그래서 군민들과 군대가 갈등이 많아요. 군사시설보호지역은 토지의 징발을 비롯해 가옥 및 축사 건축 시 반드시 군부대 동의를 얻어야 사업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해관계가 충돌하지만 통일 전엔 군인과 함께 살 수밖에 없습니다. 군 덕분에 보탬이 되는 부분도 상당합니다. 군에도 도움이 되고, 고장에도 도움이 되는 일을 찾으려고 합니다.”

    “한국·북한 잇는 관문도시로 성장하는 게 철원의 미래비전”
    ▼ 성서를 주제로 한 테마파크도 유치한다고 들었습니다.

    “바이블 월드라는 곳인데요. 아이디어가 좋아서 유치하기로 했습니다. 군인들이 쓰다 비워둔 땅을 넘겨받아 부지를 확보하려고 합니다. 바이블 월드와 한탄강 관광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합니다.”

    ▼ 철새 관광과 관련해선 홍보가 부족한 것 같습니다.

    “이점을 잘 못 살리고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아직까진 철원이 관광지로서 부족한 점이 많아요. 철새 관광이라고 하면 순천만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은데, 조류학자 설명을 들어보면 순천만보다 철원으로 날아오는 철새의 종류가 훨씬 많습니다. 지난 겨울엔 두루미 700 마리가 철원을 찾았습니다. 기러기는 4만마리가 왔고요. 10만마리 넘게 내려앉는 해도 많습니다. 왜 철새가 많이 오는지 압니까? 콤바인으로 벼를 베면 생산량의 3%가 논으로 떨어집니다. 구식 콤바인은 5%까지 알곡이 떨어지고요. 철원군이 1년에 쌀 9만t을 생산합니다. 풍년엔 10만t이 넘고요. 새들이 논에 떨어진 알곡을 먹으러 오는 겁니다. 또한 DMZ의 자연환경이 새들에겐 천국이나 다름없겠죠. 한탄강이 종합관광지로 개발되면 철새관광객 수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됩니다.”

    ▼ 지난해 8월 다슬기 축제 때는 10만명이 철원을 찾았더군요.

    “매년 여름 남대천에서 다슬기 축제를 합니다. 수영대회를 비롯해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어요. 아이들과 함께 꼭 한번 오십시오. 가을에는 태봉제를 합니다. 철원은 역사의 고장이기도 해요.”

    철원은 궁예가 나라를 세울 때 도읍으로 삼은 곳이다. 901년 거병한 궁예는 풍천원(철원군 북면 홍원리)에서 마진을 세웠다. 마진은 911년 국호를 태봉으로 바꾼다.

    속이 꽉 찬 오대쌀

    철원은 농사와 축산업으로 먹고산다.

    ▼ 구제역 피해 상황은 어떻습니까.

    그의 목소리가 가라앉는다.

    “우리 돼지들이 다 죽었어요. 16만마리를 키웠는데, 14만5000마리를 묻었습니다. 쌀농사가 주축이고 그 다음이 축산업인데, 한 축이 무너진 겁니다. 철원엔 ‘산업’이 거의 없습니다. 철원도 2차 산업, 3차 산업을 해야 해요. 그러려면 남북을 잇는 관문도시가 돼야 합니다. 철원의 미래는 남북 교류에 달려 있어요.”

    철원 오대쌀은 명품으로 이름난 쌀 중 하나다.

    ▼ 집에서 철원 오대쌀을 먹습니다. 익숙해져서 그런지 다른 쌀로 못 바꾸겠더군요.

    “하하. 그렇죠. 오대쌀은 오대산 부근에서 재배가 가능한 품종이라는 뜻입니다. 철원에 와서 진가를 발휘했죠. 양구, 고성도 오대쌀을 키웁니다. 철원 쌀에 맛 들이면 다른 쌀은 못 먹어요. 하하.”

    쌀은 그의 전공 분야다. 그는 철원군 농업기술센터 기술지도관, 동송농협 조합장을 역임했고, 강원도미곡종합처리장 운영위원회 회장도 지냈다.

    “이천에서 생산하는 ‘임금님표 쌀’은 일본 품종인 아키바리예요. ‘한눈에 반한 쌀’도 일본 품종이고요. 이름 난 브랜드 중 오대쌀만 토종입니다. 농림수산식품부, 농촌진흥청 같은 곳에선 창피해 이런 얘기를 내놓고 못합니다. 식물은 물이 중요해요. 철원은 물이 깨끗합니다. 오대쌀은 서늘한 기후에 적합하게 개량됐습니다. 철원은 일교차가 커요. 밤에 온도가 높으면 식물이 밤에도 활동하면서 낮에 만든 탄수화물을 소비합니다. 밤에는 생육이 정지돼야 알곡이 실합니다. 철원에서 생산하는 오대쌀은 부피에 비해 무게가 무겁습니다. 속이 꽉 찬 거죠. 조직이 단단해서 식감이 좋습니다. 밥 지을 때 다른 쌀보다 물을 더 넣어야 해요. 그렇게 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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