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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노년의 사랑, 황혼 재혼 열풍

50세 이상 재혼 인구 10년 새 2배 재혼 전문 결혼정보사, 신혼여행사 성업 중

  • 박은경│신동아 객원기자 siren52@hanmail.net

중·노년의 사랑, 황혼 재혼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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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혼 이혼’이 화제가 된 시기가 있다. 노인들이 “더 이상 참고 살지 않겠다”며 자신의 인생을 찾아 나서기 시작한 때다.
  • 뒤를 이어 최근에는 ‘황혼 재혼’이 화제다. 조건 맞는 사람끼리 늘그막에 위로하며 살자는 수준이 아니다. 20대 청춘 못지않게 뜨겁게 사랑하고 제대로 결혼하려는 50대 이상 시니어가 늘고 있다.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이들의 재혼 풍속도를 들여다봤다.
#1. 재혼을 결심하고 두 번째 남자를 소개받았을 때 첫눈에 이상형임을 알았다. 남자답고 성실하고 여자를 잘 끌어줄 것 같은 확실한 남편감이었다. 사실 재혼 상대를 만날 때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지 좀 따지는 편이었는데 그이를 만나면서 더 이상 경제력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전직 공무원으로 은퇴한 남편은 경제적 여유 대신 듬직함에 카리스마까지 갖춘 사람이다. 우리의 신혼집은 남편이 살던 작은 아파트였다. 경제적으로 풍족한 나는 결혼 전 더 넓은 집에서 살았는데 “나를 믿고 따라와달라”는 남편의 말에 아무 불평 없이 따랐다. 재혼 후 다시 앞치마를 두르고 남편의 아침상을 차리면서 소소한 행복감을 맛보고 있다. (55세 여성, 재혼 4년차)

#2. 재혼한 지금의 아내는 내 첫사랑이다. 우리는 대학시절 만나 연애하면서 결혼을 약속했지만 집안 반대로 헤어졌다. 그 후 다른 사람을 만나 결혼하고 두 아이를 낳아 단란한 가정을 꾸렸지만 아내의 죽음으로 행복은 끝났다. 지금의 아내를 다시 만난 건 공교롭게도 전처가 입원한 병원에서였다. 20여 년 만에 다시 만난 그녀는 그때까지 결혼도 하지 않고 혼자였다. 우리의 사연을 알게 된 전처는 죽기 전 그녀의 손을 꼭 잡고 간곡하게 나와 아이를 부탁했다. 운명처럼 재회한 우리는 두 아이와 함께 못다 한 사랑을 누리며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52세 남성, 재혼 5년차)

#3. 아내와 사별하고 딸 하나를 키우며 홀로 살다 이웃에서 식당을 하던 지금의 아내를 만났다. 아내 역시 남편과 사별하고 두 아이를 홀로 키우고 있었는데 항상 씩씩하고 상냥함을 잃지 않았다. 동병상련의 처지여서인지 아내가 식당 일 하는 걸 보면 틈나는 대로 도와줬다. 대신 그 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하면서 자연스레 정이 들었다. 양쪽 자식들이 모두 학업을 마치고 어엿한 직장을 가진 성인이었던 덕에 우리는 자식들의 응원과 축복을 받으며 홀가분한 마음으로 재혼할 수 있었다. 그동안 우리를 지켜봐온 동네 사람들도 자신의 일처럼 축하해줬다. 우리 부부는 노후에 편안하고 든든한 짝을 만나 외롭지 않게 말년을 보낼 수 있게 된 걸 축복으로 여기고 감사하며 살고 있다. (61세 남성, 재혼 3년차)

싫어도 꾹 참고,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산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백년해로’가 미덕으로 여겨지던 시대도 저물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50세 이상 재혼 인구는 갈수록 늘고 있다. 2001년 남성 8876명, 여성 3867명이던 것이 2005년에는 각각 1만4726명, 7320명으로 늘었고, 2010년에는 1만7202명, 1만212명이나 됐다. 평균 재혼연령도 남녀 모두 높아져 2001년 남성 평균재혼연령은 42.6세, 여성은 37.55세였으나 2010년에는 남성 46.11세, 여성 41.59세가 됐다.

조건보다 중요한 건 ‘진짜 사랑’

중·노년의 사랑, 황혼 재혼 열풍

인천시가 관내 홀로 사는 노인들을 위해 마련한 ‘노인 만남의 날’ 행사 참석자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저 나이에 추접스럽게 무슨?” 하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분위기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고령화 사회가 진행되면서 젊은이 못지않게 건강한 노인 인구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한 결혼정보업체 커플매니저는 “요즘 60대 회원은 노인이라고 하기에 민망할 정도”라고 했다. 황혼 이혼이 해마다 증가하는 것도 황혼 재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역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1년 50세 이상 남성의 이혼 건수는 1만7353건이었다. 그러나 2005년에는 2만2829건, 2010년에는 3만3116건이 됐다. 여성의 경우도 2001년 8582건에서 2005년 1만2739건, 2010년 2만852건으로 크게 늘고 있다. 요즘 우리 국민의 평균 수명이 80세를 넘은 것을 감안하면 50대에 이혼한 뒤 재혼해도 새로운 배우자와 20~30년의 결혼생활을 영위하게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첫 결혼에 비해 결코 짧지 않은 기간이다.

이런 세태 변화는 결혼정보업체에서도 감지된다. 재혼 전문업체 ‘행복출발 더원’의 50세 이상 회원 비율은 2006년 26%에서 2010년 31%로 증가했다. 커플매니저 경력이 10년이 넘는 ‘좋은만남 선우’의 한현숙 과장은 “2006년 329명에 불과했던 50세 이상 가입 회원이 해마다 늘어서 2010년에만 546명의 회원이 새로 가입했다. 올해도 현재까지 200명이 새로 가입한 상태”라고 전했다. 전화 등을 통해 황혼 재혼에 대해 상담하는 이는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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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경│신동아 객원기자 siren5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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