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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장부 엉터리 작성해놓고 ‘아름다운 기부’ 선전

박원순·안철수의 아름다운재단 大해부

  • 허만섭 기자│mshue@donga.com

회계장부 엉터리 작성해놓고 ‘아름다운 기부’ 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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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기부사업 심사비 9009만 원’ 인터넷 공시
  • ● 진위 묻자 “심각한 오기(誤記)” 군색한 해명
  • ● 일부 수입지출 내역도 안 맞아
  • ● 공인회계사 “재단 장부 전체 신뢰 의문…저축은행 연상돼”
회계장부 엉터리 작성해놓고 ‘아름다운 기부’ 선전
박원순, 안철수, 아름다운재단은 긴밀히 연결돼 있다.

2011년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과 박원순 변호사는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했다.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40%대의 안 원장이 5%대의 박 변호사에게 후보 자리를 전격 양보하는 바람에 박 변호사는 서울시장이 됐고 안 원장은 유력 대선주자로 급부상했다.

아름다운재단은 오늘의 박원순을 있게 한 물적·도덕적 터전이다. 또한 안 원장은 2008년부터 현재까지 아름다운재단의 이사로 활동해오고 있다. 재단 홈페이지에 따르면 안 원장이 소속된 이사회는 재단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이고 재단 사업과 운영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한다. 이 재단이 표방한 ‘아름다운 나눔 문화’는 박원순·안철수의 트레이드마크이자 정치적 자산(資産)이 됐다.

‘나눔’은 朴·安의 트레이드마크

그런데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아름다운재단 관련 의혹이 빗발쳤다. ‘시민운동의 권세를 활용해 약점 있는 여러 대기업과 론스타로부터 거액의 기부금을 받아냈다’는 주장이었다. 당시 900억 원대(현재는 1000억 원대)에 이르는 모금 및 배분 과정이 불투명하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박 시장과 아름다운재단 측은 적법하게 운영해왔다고 반박했다.

이런 논란은 선거 국면에서 정치 공방으로 비쳐져 흐지부지됐다. 그러나 아름다운재단 문제는 이제 질적 변화 시기를 맞았다고 본다. 객관적 검증의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이 재단의 키맨(key man)인 박원순·안철수는 엄격한 도덕성이 요구되는 주요 공직에 진출했거나 진출 문제가 국민적 관심사로 거론되고 있다. 또한 이 재단의 모금 규모가 엄청나다는 사실이 알려진 만큼 투명성을 검증받아야 할 공적 책무도 커졌다고 볼 수 있다.

‘신동아’는 독자적인 취재로 과연 아름다운재단의 기금 모금 및 배분에 문제점이 있는지를 규명해봤다. 우선 이 재단이 공개한 회계자료를 검증해보기로 했다. 공인회계 업계의 중진인 S회계사가 취재에 자문을 해주었다. 다만, 서울시장과 유력 대선 주자와 관련된 민감한 사안이어서 그런지 어떤 공인회계사도 실명(實名) 자문에는 응하지 않았다.

이 재단 홈페이지는 “신뢰는 투명한 운영을 통해 쌓이는 것이라 믿습니다. 아름다운재단은 크고 작은 일들을 유리알처럼 낱낱이 공개함으로써 세상에서 가장 정직하고 깨끗한 나눔 문화를 만들어갑니다”라고 밝히고 있었다.

재단 홈페이지는 이 근거로 월별 수입지출 장부 파일을 공시하고 있다. 이 장부는 일자, 계정, 차변, 대변, 적요 등을 기록하는 일종의 회계장부 성격이다. 이외 재단 홈페이지는 월별운영보고서, 연차재정보고서, 연도별 모금현황, 연도별 배분현황, 회계법인의 감사보고서 등도 공개했다.

월별 수입지출 장부의 경우 하루에만 입·출금 항목이 수십~수백 건 기재돼 있었다. 이로 인해 재단 설립 시점부터 현재까지의 월별 수입지출 장부 전체 페이지 분량은 셀 수가 없을 정도로 방대했다. 장부 전체를 취재 대상으로 삼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였다. 이에 따라 2010년 1월, 3월, 5월 치 수입지출장부를 무작위로 표집했다. 이 시기는 박원순 시장과 안철수 원장이 이 재단에 함께 재임하던 때였다. 이어 이들 장부에 기록된 입·출금 내용을 일일이 살펴봤다.

처음엔 “이상 항목 없다” 부인

그 결과, 이상한 출금 내역이 발견됐다. 2010년 5월 수입지출 장부에는 5월 24일자에서 ‘2010 마을교육공동체 지원 사업 심사비’ 명목으로 20건에 9009만 원이 지출된 것으로 기록돼 있었다. 즉, ‘2010 마을교육공동체 지원 사업 심사비’라는 같은 사용처로 500만 원, 500만 원, 500만 원, 500만 원, 500만 원, 500만 원, 500만 원, 120만 원, 500만 원, 500만 원, 494만 원, 373만 원, 366만 원, 500만 원, 400만 원, 500만 원, 500만 원, 260만 원, 500만 원, 496만 원이 나간 것으로 돼 있었다.

장부에 적힌 대로 해석하면 마을교육공동체 지원 사업과 관련해 어디에 어떻게 배분할지를 심사하는 데에만 9009만 원을 썼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재단의 설명을 들어보기로 했다. 이 재단 측은 언론담당 서모 국장을 통해 재단의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서 국장과는 1시간20분 정도 통화했다. 수입지출장부 문제와 관련해 서 국장은 처음엔 “2010년 5월에 9000만 원이라는 항목이 전혀 없습니다”라고 부인했다. 다음은 그와의 대화내용이다.

▼ 2010년 5월 마을교육공동체 지원 사업이라고 있는데, 사업 심사비로 20건에 9000만 원이 지출됐습니다.

“네.”

▼ 이렇게 고액의 심사비가 나간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한데요?

“어떤, 어떤 게 나왔어요? 고액의 뭐가 나왔어요?”

회계장부 엉터리 작성해놓고 ‘아름다운 기부’ 선전

2010년 5월 수입지출 장부. 2010 마을교육공동체 지원사업 심사비 20건이 기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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