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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비’와 자치단체 갈등에 하남 열병합발전소 좌초?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님비’와 자치단체 갈등에 하남 열병합발전소 좌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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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건립 늦어지면 10만 입주민 ‘냉골’ 생활 불가피
  • ● 선동 → 풍산동 부지 이전 결정에 주민 반발
  • ● 강동구 인접지역 이전계획에 하남시-강동구 갈등
  • ● LH “3월 말까지 조정 안 되면 원안(풍산동)대로 건립”
‘님비’와 자치단체 갈등에 하남 열병합발전소 좌초?

미사지구 풍산동 열병합발전소 건설을 반대하는 하남시민 2명이 지난해 10월 항의의 표시로 삭발하고 있다.

경기 하남시 미사보금자리지구에 들어설 열병합발전소(이하 열원시설) 부지 선정 논란이 1년째 지속되고 있다.

하남 열원시설은 국책사업으로 추진된 미사보금자리지구 3만6000가구에 지역난방을 공급하기 위한 필수사업. 지구계획 변경과 집단에너지 사업 변경 등 관계부처로부터 사업 승인을 받아 순항하던 하남 열원시설 건립은 예정 부지가 변경된 뒤 일부 주민이 “도심에 열원시설 건립은 안 된다”고 반대하고 나서면서 지난해 5월 이후 표류를 거듭하고 있다. 논란이 장기화하자 열원시설 사업자로 선정된 기업은 ‘사업 포기’까지 검토하기에 이르렀다. 사업 지연에 따른 예상 손실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는 판단에서다.

하남 열원시설 건립이 좌초하면 내년 6월 1000가구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미사보금자리지구에 입주할 예비 하남시민 10만 명은 난방은커녕 온수도 안 나오는 ‘얼음장 주택’에 살아야 할 형편이다. 이광준 미사보금자리지구 입주예정자 대표는 “따뜻한 집에서 살고 싶다는 소망이 과한 욕심이냐”며 열원시설 부지 선정 논란이 하루빨리 종지부를 찍게 되기를 바랐다.

입주자 비용 전가 우려

하남 열원시설 부지 선정이 표류하게 된 원인은 복합적이다. 표면적으로는 열원시설 부지가 당초 계획된 선동에서 풍산동으로 바뀌자 ‘우리집 뒷마당에는 안된다’며 하남 주민들이 반대하고, 다시 관계기관 논의를 거쳐 서울 강동구 인근으로 옮기려 하자 이번에는 강동구가 반발하는 ‘님비(NIMBY·Not In My Backyard) 현상’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러 관련 기관이 사태가 악화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하남시는 열원시설 부지가 선동에서 풍산동으로 이전되는 동안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다가 풍산동 주민이 반발하자 뒤늦게 당초 계획(선동)으로 환원할 것을 요청해 혼란을 부추겼다. 미사보금자리 시행사인 LH공사와 지구계획 승인권을 가진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 집단에너지 사업허가권을 가진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련기관도 ‘절차상 하자는 없었다. 이해당사자끼리 협의해 의견을 절충하라’며 제3자적 태도를 취한 탓에 사업이 지지부진했다.

부지 선정이 장기화하면서 다급해진 것은 사업자로 선정된 코원에너지서비스(이하 코원)와 내년 6월부터 미사보금자리주택에 입주할 입주 예정자들이다. 코원은 하남 열원시설 사업을 위해 수천억 원대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일으켰고, 이미 수백억 원대의 발전설비까지 주문했다. 하지만 1년 가까이 부지가 확정되지 않는 바람에 막대한 금융손실을 감수해야 할 형편이다.

내년 6월 이후 순차적으로 입주할 예비 입주자들은 열원시설 건립이 늦어져 난방과 온수 공급이 안 되는 냉골에서 생활하게 될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더욱이 열원시설 건립이 지연되면서 발생할 막대한 추가 비용이 입주자들에게 전가될 공산이 크다. 하남 열원시설 부지 선정을 둘러싼 논란은 선의로 시작한 사업도 ‘님비’ ‘수수방관’ ‘책임 떠넘기기’와 결합하면 좌초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정치권도 반대여론 합세

하남 열원시설은 당초 미사지구 북측 선동 2만㎡(약 6000평) 부지에 열공급 시설만 갖춘 보조시설로 예정됐다. 서울 강동구 상일동 열병합발전소에서 생산한 열을 공급받아 선동 열원시설에서 가열해 미사지구 주택에 공급하는 형태였다. 그러나 강동구가 협의 과정에서 “강동구 자체 열원시설이 필요하다”며 미사지구 열 공급에 난색을 표하면서 하남시 자체 열원시설 건설로 선회했다.

자체 열원시설을 지으려면 가스와 송전시설, 변전소까지 함께 지어야 하기에 예정보다 훨씬 넓은 부지가 필요했다. 미사지구 택지조성을 맡은 LH공사는 선동에서 3㎞ 정도 떨어진 미사지구 남쪽 풍산동 4만4973㎡(약 1만3600평)에 난방용 열과 전기를 동시에 생산하는 열병합발전소를 건립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이에 따라 하남 열원시설은 난방용 열 가열과정에 발생하는 수증기를 활용해 전기까지 생산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하남 열원시설 사업자로 선정된 코원은 2011년 7월 전력수급 주무부서인 지식경제부로부터 사업승인을 받았다. 국토해양부도 지난해 4월 LH가 열원시설 이전배치 계획을 반영해 신청한 미사지구 개발계획 변경을 승인했다. 이후 코원은 지난해 7월 지식경제부로부터 발전용량을 288.1MW에서 398.9MW로 증설하는 사업계획 변경을 승인받았다. 발전용량이 증설된 것은 발전효율 측면을 고려했기 때문.

관련부처 승인 절차가 순조롭게 마무리됐지만 미사지구 열원시설 건립은 주민 반대라는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일부 주민들이 열병합발전소가 들어설 풍산동이 미사보금자리지구에서 보면 남쪽 하단이지만, 하남시 전체로는 시 중심에 가깝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나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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