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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논문 베껴도 ‘통과’ 교수 지도 논문 베껴도 ‘통과’

‘표절 코리아’ ‘표절 상아탑’ 百態

  • 강지남 기자 │ layra@donga.com

교수 논문 베껴도 ‘통과’ 교수 지도 논문 베껴도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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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국민대, 문대성 박사논문 조사 1년 넘게 ‘깜깜 무소식’
  • ● “‘이론적 배경’ 베꼈다고 학위 취소해야 하나”
  • ● “왜 우리만 갖고 그러나…학위논문 80% 이상 문제 있을 것”
  • ● 표절방지 프로그램의 학위논문 접근 허락 검토해야
교수 논문 베껴도 ‘통과’ 교수 지도 논문 베껴도 ‘통과’
#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건국대 박사학위 논문이 상당 부분 표절이라는 언론보도가 나오자 ‘너그럽게 이해해 주신다면 마지막 공직으로 생각하고 멸사봉공하겠다’는 내용의 보도자료 배포. 사퇴는 거부.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

# 인사청문회에서 동국대에서 작성한 석·박사 논문 2편에서 표절이 발견됐다는 지적이 나오자 “잘못된 점이 있었다는 점을 제 불찰로 생각한다”며 사과. 이후 경찰청장 취임. -이성한 경찰청장

# 단국대가 논문 표절을 이유로 박사학위 취소 결정을 했다고 밝힌 날 이사장직에서 사퇴. “사퇴와 논문 표절은 관계없다”고 주장. -김재우 전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장

# 성균관대에서 받은 석사학위 논문이 단행본 몇 권을 짜깁기한 수준이라는 의혹이 제기되자 “석사학위를 반납하겠다”고 밝힘. 얼마 후 공영방송에서 본인 주연의 월화드라마 시작. -배우 김혜수

# 석사학위 논문 일부가 표절이라는 언론보도가 나오자 진행하던 방송 프로그램에서 하차. -방송인 김미화 및 김미경 아트앤스피치 원장

최근 한두 달 내 벌어진 주요 ‘표절 스캔들’의 골자다. 사과 한마디로 사태를 덮은 이도 있고, 깨끗하게 자리에서 물러난 이도 있다. 사안마다 표절의 경중도 다르고 책임지는 정도도 다르다. 그렇다고 잘못의 크기와 책임의 무게가 비례하는 건 아니다. 이상한 일이다.

이상한 일은 또 있다. 물론 표절 행위를 한 당사자 책임이 가장 크지만, 왜 대학들은 표절 여부를 사전에 가려내지 못했을까. 당사자는 책임지거나 사과라도 하는데, 왜 논문 지도 및 심사 의무를 가진 대학들은 사과 한마디 없을까.

이성한 경찰청장은 동국대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논문은 ‘외사경찰의 조직몰입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관한 연구’(2012)이고 석사논문은 ‘한국경찰 중립화 방안에 관한 연구’(1983)다. 인사청문회에서 김민기 민주통합당 의원은 “박사논문은 2007년 계명대에서 발표된 박사논문 ‘경찰공무원의 직무만족이 조직몰입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와 30페이지 이상 같다”고 지적했다.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은 “석사논문은 동국대에서 나온 석사논문 ‘경찰의 정치적 중립화에 관한 연구’에서 상당 부분을 그대로 표절했다”고 밝혔다.

교수들은 “난 몰라”

흥미로운 점은 표절 의혹이 제기된 이성한 청장의 논문 2편을 같은 지도교수가 지도했다는 사실이다. 지도교수는 이 청장과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12년 선후배 사이인 이모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게다가 이 청장이 베꼈다는 석사논문은 그보다 1년 앞서 이모 씨가 같은 교수에게서 지도받은 논문이었다. 불과 1년 전에 자신이 지도한 논문을 베꼈는데도 지도교수는 표절 여부를 발견하지 못한 채 문제의 논문을 그대로 통과시켜줬다는 얘기다.

진 의원은 “특히 이 청장 논문의 제3장 2절 ‘경찰제도면에서 본 저해요인’은 이씨 논문의 제4장 제1절 제2항 ‘경찰제도면에서 본 저해요인’과 토씨만 다르고 완전히 일치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비교해 보니 두 부분은 대여섯 쪽으로 분량도 비슷하고 ‘1.경찰기구의 예속성→2.경찰조직 근거법의 산재→3.조사권 체제상의 저해요인(경찰과 검찰과의 관계)’ 순으로 소제목과 논지 전개 순서도 같았다. 물론 각 문장도 거의 똑같았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당시는 경찰 중립성이 사회적 이슈라 관련 글이 쏟아져 나오던 때”라며 “내가 지도했던 논문이라도 기억할 수가 없다”고 했다.

방송인 김미화 씨는 2011년 성균관대에서 ‘연예인 평판이 방송출연자의 진행자 선정에 미치는 영향 : 버라이어티 진행자 강호동과 유재석을 중심으로’란 제목의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런데 김 씨는 자신의 논문에 지도교수 한모 씨가 다른 2명의 공저자와 함께 쓴 논문 ‘도시평판 척도개발에 관한 연구’(서울도시연구, 2007)에서 일부를 인용 표시 없이 그대로 가져다 썼다. 역시 한 교수가 지도한 박모 씨의 성균관대 석사논문 ‘방송사 평판의 형성요인에 관한 연구’(2005)에서도 상당 분량을 인용 표시 없이 전제했다. 한 교수는 자신이 지도한 논문을 표절한 사실은 물론, 자신이 쓴 논문을 표절한 사실조차 잡아내지 못한 것이다. 한 교수는 “내 논문은 평판을 다루는 논문에서 자주 인용한다”며 “일일이 확인하지 못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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