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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점 2013

“방만 경영”vs“건강한 적자” 국가 지원 원칙부터 만들어야

공공병원

  • 유근형 │동아일보 교육복지부 기자 noel@donga.com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방만 경영”vs“건강한 적자” 국가 지원 원칙부터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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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만 경영”vs“건강한 적자” 국가 지원 원칙부터 만들어야

2008년 5월 경남 진주시 초전동에 신축 이전할 당시의 진주의료원 전경. 의료취약계층이 드문 곳으로 이전해 환자 수가 급감했다는 지적이 있는 반면, 땅값이 너무 올라 경남도가 매각 처분하기 위해 폐업을 추진한다는 음모설도 나오고 있다.

경상남도가 폐업을 전제로 4월 3일 진주의료원에 대한 휴업을 단행함으로써 우리 공공병원, 공공의료의 난맥상이 드러났다. 경남도 등 공공병원 구조조정에 찬성하는 측은 경남도의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을 “아프지만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한 고심에 찬 결정”으로 보는 반면 공공의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측에선 “공공병원을 수익성의 원칙만을 내세워 폐쇄하는 건 법 취지나 국민의 건강권, 행복권 차원에서도 절대 있을 수 없다”며 반대한다. 결국 진주의료원 사태는 공공병원의 존재 이유를 공공성과 수익성 중 어디에 방점을 두고 봐야 하느냐는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지방재정 갉아먹는 지방의료원

경남도에 따르면 진주의료원의 누적 적자는 지난해 말까지 279억 원. 경남도는 지난해에만 의료원 운영에 69억 원을 지원했다. 같은 해 의료수익은 136억 원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이 3~5년 지속되면 남은 자산 331억 원도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설상가상 인건비가 수익의 99.3%인 135억 원에 달했다. 전국 34개 지방의료원 의료수익 대비 인건비 비율 평균인 69.8%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비단 진주의료원에서만 빚어지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전국 34개 지방의료원 중 부채가 없는 곳은 한 군데도 없다. 전체의 64.7%인 22개 지방의료원이 100억 원 이상의 부채를 안고 있으며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급 지방의료원의 경우 평균 부채는 약 261억 원으로 진주의료원(320병상)의 부채 규모와 차이가 거의 없다. 전국 지방의료원 총 적자는 5140억 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의료계에선 진주의료원 폐업 논란이 지방의료원 ‘폐업 도미노’의 시작에 불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강원지역 5개 지방의료원의 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803억 원에 달한다. 강원도의회 새누리당 도의원들도 의료원 폐쇄 이전과 매각 등 고강도 대책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지역거점 공공병원인 중랑구 신내동 서울의료원도 2011년 149억 원의 적자를 냈다. 경기도 지역 의료원들도 경영 악화로 노사분규를 빚고 있다. ‘정치적 이유’로 진주의료원 폐쇄에 반대의사를 표시한 김문수 경기지사도 경기 지역 의료원들에 대해 “강성노조가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지방분권 시대의 지자체장들은 국고 지원 없이 해마다 적자만 늘어가는 지방의료원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지자체들은 최소한의 공공성을 살리는 한도 내에서 수익을 내보라고 의료원을 압박하지만, 의료 취약계층이 많이 찾는 공공병원 특성상 그게 뜻대로 잘되지 않는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의 2012년 지역거점 공공병원의 운영평가 및 지방의료 운영진단 결과에 따르면 경북 김천의료원과 포항의료원 등 7개 의료원이 2011년에 당기순이익을 낸 것으로 나타나 진주의료원 폐쇄 결정을 내린 경남도를 일방적으로 나무랄 수도 없는 형편이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초대원장을 지낸 허대석 서울대 의대 교수(내과학교실)는 “도립병원, 시립병원 등 공공병원은 의료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던 1950~1970년대 공공의료 부문에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병상 수, 의료장비, 시설 등이 공급과잉으로 치닫는 의료환경 변화 속에서 호스피스 완화의료 등 공공병원 고유의 강점을 살리지 못하고 민간병원을 좇아 시설과 장비 등에 투자하며 몸집 불리기에 나선 게 경영 효율성 저하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사회적 약자 위한 ‘건강한 적자’

하지만 공공의료 강화를 주장하는 측은 지방의료원 적자는 불가피한 면이 있다고 본다. 지방의료원의 설립 목적은 ‘지역주민의 건강증진과 지역보건의료의 발전에 이바지하기’위한 것이지 수익성 창출이 목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더욱이 지방의료원은 민간병원이 기피하는 의료 취약계층이 많이 찾는 까닭에 수익을 내기가 힘들다는 설명이다. 즉, 적자나 부채가 악성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를 위한 건강한 적자’라는 것.

그뿐만 아니라 지방의료원은 교과서적이고 비(非)상업적인 ‘적정 진료’에 치중하기 때문에 민간병원처럼 각종 추가 검사비와 부대시설 임대료, 특진비, 상급병실료 등으로 수익을 챙기기도 어렵다. 건강보험 급여 수준도 일반 의료기관보다 낮을뿐더러 비급여 항목 청구율도 민간병원에 비해 낮다. 입원비와 검사비도 싸다. 그렇다고 진료비를 올려 받을 수도 없는 처지. 민간병원에 비해 인센티브가 적다 보니 우수한 의료 인력을 유치하기 어렵고, 이로 인해 경제적 여유가 있는 주민들이 잘 찾지 않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공공의료 구조조정에 찬성하는 이들은 39개 지역거점 공공병원 가운데 2011년 당기 순이익을 낸 곳이 7개나 된다고 강조하지만, 공공의료 강화를 주장하는 이들은 27개 의료원이 적자를 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나마 의료수익만 따져 이익을 낸 곳은 김천의료원뿐인데 관련 서류 허위 작성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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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근형 │동아일보 교육복지부 기자 noel@donga.com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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