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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는 초짜 유령의사의 ‘마루타’였다”(2년차 월급의사)

강남 성형공화국의 불편한 진실

  •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환자는 초짜 유령의사의 ‘마루타’였다”(2년차 월급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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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 120건 수술” 자랑, 알고 보니 ‘대리의사’가 집도
  • ● 일반 의원의 20배 수면마취제 투여…수술 중 다른 환자 상담
  • ● 불법 브로커 활개, 수술비 10배 뻥튀기하기도
  • ● “스타 C씨, 자살 전날 밤 프로포폴 맞고 있었다”
“환자는 초짜 유령의사의 ‘마루타’였다”(2년차 월급의사)
최근 몇 달 새 서울 강남과 부산 등지에서 성형수술 도중 환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여러 건 발생했다. 한 여고생은 뇌사했다. 일련의 사태를 두고 볼 수 없었던 대한성형외과의사회(이하 의사회)는 4월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성명을 발표했다.

“일부 병원의 비윤리적인 운영행태와 의료사고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사죄합니다. 썩은 싹을 과감히 도려내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아나갈 것입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의사회 임원들 사이에서는 일부 성형외과의 불법 의료행위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의사회가 성형외과의 치부를 스스로 드러낸 건 이번이 처음. 차상면 의사회 부회장은 “최근 G성형외과에서 발생한 여고생 의료사고를 계기로 의사회에서 자체적으로 진상 조사를 벌인 결과, 일부 병원의 운영방식과 의료행위의 심각성이 충격적인 수준이었다”며 “이를 수사 당국에 고발해 성형시장에 만연한 도덕적 해이를 뿌리 뽑고 성형외과의사들의 자정 노력을 촉구하고자 의사회가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도대체 G성형외과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여고생 뇌사사건의 진상

G성형외과는 ‘성형 1번지’ 강남에서도 ‘빅5’ 중 하나로 꼽히는 대형병원이다. 2004년 유모 병원장이 서울 서초동에 개원한 후 강남 여러 곳과 부산에 G성형외과가 생겨났다. 지난해 12월 9일에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신축한 지상 15층, 지하 6층짜리 건물을 통째로 쓰는 본점이 개원했다.

문제의 의료사고가 발생한 것도 바로 이날이다. 졸업을 앞둔 여고생 정모(19) 양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지 3주 만이던 이날 오후 이곳에서 쌍꺼풀을 만들고 코를 높이는 수술을 받다가 뇌사에 빠졌다. 정양의 수술을 맡은 조 원장이 당초 예상한 수술 소요시간은 모두 3시간이었지만 정양은 6시간 가까이 수술대에 누워 있다 인근 종합병원으로 옮겨졌다.

여러 관계자의 진술을 토대로 살펴본 사건의 정황은 이렇다. 정양은 이날 오후 4시 40분경 조 원장을 만나 눈과 코 수술에 관한 설명을 들은 후 건물 지상 3층에 있는 수술실에서 오후 5시경부터 쌍꺼풀수술을 받았다. 조 원장은 정양에게 수면마취제인 프로포폴을 투여해 잠을 재운 후 오후 6시 20분경 수술을 마쳤고, 다른 환자 2명을 상담하러 다녀와 오후 7시경부터 남은 코 수술에 들어갔다. 수술이 거의 끝나갈 무렵인 오후 9시경 조 원장은 5분 전까지 작동하던 산소포화도측정기가 꺼져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때부터 약 20분간 다른 기계로 교체하고 마취과 의사를 불러 응급조치를 취하자 오후 9시 20분경 정양의 산소포화도가 다시 정상 수치로 돌아왔다. 그때도 정양은 수면마취에서 깨어나지 않았다.

조 원장은 정양을 바로 종합병원으로 옮겨야 한다고 유 병원장에게 말했고, 유 병원장은 다른 의사를 시켜 오후 9시 40분부터 약 20분간 수술이 덜 끝난 정양의 코밑 절개 부위를 마저 봉합한다. 그 사이 마취과 의사는 정양에게 전신마취제를 투여했다. 수술이 끝난 후 정양을 깨우려는 노력이 40분간 계속됐지만 정양은 결국 의식을 찾지 못한 채 오후 10시 45분경 119구급차에 실려 나갔다. 정양이 입원한 종합병원에서는 정양의 뇌사상태를 정밀검사한 후 ‘산소 부족에 따른 뇌손상’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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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 │k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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