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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속으로

‘사찰’ 배후 청와대 비선 못 찾고 스폰서 의혹 수사로 변질

채동욱 혼외자 사건 검찰수사 딜레마

  • 장관석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jks@donga.com

‘사찰’ 배후 청와대 비선 못 찾고 스폰서 의혹 수사로 변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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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청와대 관계자들 ‘공직 감찰’ 명목으로 처벌 면할 듯
  • ● 보도 3개월 전 청와대 2개 라인이 혼외자 정보 수집
  • ● 채 전 총장 친구 이모 씨 횡령사건 뒤늦게 불거진 이유
  • ● 임씨 “진실 없어진 사건, 채 총장이 알아서 대응할 것”
‘사찰’ 배후 청와대 비선 못 찾고 스폰서 의혹 수사로 변질

지난해 9월 30일 퇴임식을 하고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떠나는 채동욱 전 검찰총장.

내연녀, 혼외자, 청와대, 국가정보원, 불법 조회, 가정부 협박, 미국 유학자금….

채동욱(55)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의혹과 불법 정보유출 사건을 놓고 지난해 9월부터 신문지면을 수놓은 키워드다. 계절이 바뀌고 다시 봄이 왔지만, 채 전 총장 혼외자 의혹 사건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이 사건은 권력기관장인 검찰총장이 혼외자를 10년이 넘도록 숨겨왔다는 ‘자극적 의혹’과 동시에 국가기관이 입맛에 맞지 않는 총장을 찍어내기 위해 사적으로 작동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더해지면서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혼외자 관련 정보를 알아내려 국정원, 청와대 행정관, 민정수석실 파견 경찰관, 서초구청, 서울강남교육청,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이 동원됐다. 첩보영화를 방불케 하는 수준이다.

첩보영화 수준

혼외자로 지목된 채모 군 출생연도는 2002년. 채군이 혼외자가 맞다면 채 전 총장이 어떻게 10년 넘게 혼외자의 존재를 숨겨왔는지도 호기심을 유발하는 부분이다. 삼성물산 출신이자 채 전 총장의 고등학교 친구 이모(55) 씨와 내연녀로 지목된 임모(55) 씨 사이의 금전 관계가 의혹을 사면서 삼성이 사건에 연루된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다.

채 전 총장은 퇴임 이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일부 지인과는 연락을 계속했지만 최근에는 이마저 두절됐다고 한다. 임씨는 극심한 우울증을 겪으며 검찰과 병원을 오간다. 채군은 어머니와 떨어진 채 미국에서 지낸다.

검찰이 정보 유출 과정, 임씨의 변호사법 위반 및 혼외자 의혹 등에 대한 수사 결론을 발표할 시기에 이르렀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포착된다. 검찰은 정보 조회에 관여한 청와대 관계자들을 형사처벌하기는 어렵다고 잠정적으로 결론지은 한편, 임씨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는 세밀하게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씨와 채군 관련 개인정보를 누가 어떻게 조회했는지를 수사하는 곳은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조기룡)다. 피고발인은 이를 보도한 조선일보 기자들과 이들에게 불법적으로 정보를 제공했다는 의심을 받는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

검찰은 피고발인을 먼저 소환하거나 강제수사를 벌이는 대신 객관적인 증거 수집에 나서는 전략을 폈다. 뚜렷한 증거 없이 청와대를 겨냥할 수 없는 노릇이고 자칫 벌집만 쑤시다가 수사를 그르칠 수 있는 만큼 객관적 근거가 되는 공공전산망 로그 기록을 찾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지난해 6월 11일과 25일에 청와대 내에서 최소 2개 라인을 통해 채 전 총장의 관련 정보를 수집한 혐의가 드러났다.

총무비서관실 조회 지시는 누가?

검찰에 따르면 6월 11일 조회는 청와대 총무비서관실이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검찰이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한 공식 수사 결과 발표(14일)를 앞두고, 원 전 원장에 대한 불구속 기소 방침을 발표한 날이다. 검찰은 6월 11일 총무비서관실 조오영 전 행정관이 서울 서초구청 조이제 국장에게 채군의 가족관계등록부 열람을 요청한 것을 확인했다. 국정원 송모 정보관이 유영환 서울강남교육지원청 교육장에게 채군의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된 정보를 탐문한 것도 6월 초다. 검찰은 이날 서초구청장실 응접실에서 누군가가 송 정보관과 통화한 기록도 포착했지만, 구청장실 주변 CCTV에 단서가 드러나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다.

6월 25일에 이뤄진 조회는 민정수석실이 감찰 차원에서 벌였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청와대 특감반 소속 김모 경정이 ‘채 전 총장의 내연녀라는 임씨가 채 전 총장을 남편으로 사칭해 아들 명의 계좌로 금품을 수수했다’는 첩보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조회를 했다는 것. 김 경정은 임씨와 아들 채군의 주민등록을 조회했지만 미성년자인 채군의 주민등록번호가 나오지 않아 첩보 내용은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6월 11일 이미 파악한 정보를 25일 김 경정이 다시 파악하려 한 점에서, 청와대 내 서로 다른 두 라인이 동시에 움직인 것으로 본다. 정보를 공유했다면 굳이 조회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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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석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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