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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법피아, 그들만의 리그

돈-명예-권력 카르텔…“공직 경력 이용한 사익 추구”

  •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돈-명예-권력 카르텔…“공직 경력 이용한 사익 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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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법원·검찰→로펌→고위 공직→로펌 ‘회전문’
  • ● 로펌 취직한 고위공직자 ‘광의의 법피아’
  • ● 공직 경험·인맥 사유화 로비스트 노릇도
  • ● ‘돈의 길’ 걸은 전관(前官), 관직 욕심 버려야
돈-명예-권력 카르텔…“공직 경력 이용한 사익 추구”

‘황제변호사’ 논란을 일으킨 ‘국민검사’ 안대희 전 대법관이 5월 28일 국무총리 후보자에서 자진사퇴했다.

“전관예우는 전직과 현직 판·검사의 합작(合作)에 의한 범죄행위다.”

6월 9일 검사 출신 김용원 변호사가 한 비판엔 날이 서 있었다. 좀 더 들어보자.

“의뢰인이 고위직을 지낸 판·검사 출신 변호사에게 엄청난 액수의 착수금을 줬다면 그것은 경험이 많은 변호사에게 정상적으로 위임한 것이 아니라 판·검사와 접촉해 잘 해결해달라는 뜻으로 그렇게 한 것이다. 실제로 판·검사에게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변호사법을 위반한 범죄다. 반대로 준비서면만 작성해 재판에 임했다면 그것은 의뢰인에게 사기를 친 것이다. 부작위에 의한 사기죄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한 안대희 전 대법관이 전관예우 논란 끝에 5월 28일 후보를 사퇴했다. 안대희 전 대법관 탓에 ‘법피아(법조계+마피아)’란 신조어가 등장했다. ‘관피아(관료+마피아) 중 최고 관피아’라는 부연설명이 따라붙었다.

김용원 변호사는 “법피아는 모욕적 단어 아닌가. 명예를 먹고사는 풍토가 희박한 게 아쉽다”고 했다. 그의 질타를 더 들어보자.

“판·검사에게 밥과 술, 여자까지 사 주고, 용돈을 주는 스폰서가 있다. 어떤 사람이 스폰서일까. 말할 것도 없이 변호사가 판·검사의 첫 번째 스폰서다.”

“대법관 출신이 몸통”

전관예우는 내막을 알 수 없고 관련 통계도 찾기 어렵다. 딱 부러지게 전관예우인지, 아닌지 가리기도 어렵다.

나승철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전관 변호사가 실력이 좋아서 돈을 많이 버는 것일 수도 있으며 전관 경력을 이용해 부적절하게 행동한 것일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오래전엔 전직 상관이 변호사가 되어 맡은 사건에 대해선 전관예우가 존재했다. 일종의 관례였다. 의뢰인은 지금도 그 같은 효과를 기대하고 전관 변호사를 선임하지만 과거와는 분위기가 다른 면이 있다. 그럼에도 변호사들 사이에 전관이 아닐 경우엔 국선변호인을 제외하면 형사사건을 맡기가 어렵다는 인식이 팽배한 게 현실이다.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지난해 5월 소속 변호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때도 응답자의 90.7%에 이르는 변호사들이 ‘전관예우가 존재한다’고 답했다. 변호사들의 인식이 이럴진대 일반 국민은 오죽하겠는가.”

그는 “고위직 출신 판·검사의 풍토가 바뀌어야 한다. 편의점에서 일해 화제가 된 김능환 전 대법관도 결국 로펌에 가지 않았는가. 법원·검찰 고위직 출신 변호사가 벌어들이는 수임료 규모는 국민이 결코 수긍할 수준이 아니다. 공직 경력을 이용한 사익 추구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영란 전 대법관의 발언을 읽어보자.

“대법관 퇴임 후 ‘로펌에 가면 1년에 100억 원까지도 받을 수 있다’고 하더라. 12개월로 나누면 한 달에 거의 10억 원씩 벌게 되는 셈이다. 또 어떤 로펌은 ‘열심히 하면 50억 원 정도는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동아일보, 2011년 2월 24일, “김영란 권익위원장 ‘나도 年 100억 받을 수 있다던데…”)

상고이유서에 대법관 출신 변호사가 들어가지 않으면 대법원에서 기각 이유도 잘 써주지 않는다는 말이 법조계에서 회자된다. 변호인 명단에 대법관 출신이 없으면 판결도 받아보지 못한 채 문턱에서 쫓겨나기 일쑤라는 것. 그래서 이름만 빌려주는 예도 있다고 한다.

5월엔 대법관 재임 중 판결한 사건과 관련해 퇴임 후 변호인을 맡아 고발돼 무혐의 처분을 받은 고현철 변호사에 대해 검찰이 재수사에 나선 일도 있다. 그가 속한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들이 대한변호사협회 징계위원들에게 청탁성 전화를 돌리기도 했다고 한다.

나승철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통계 같은 것으로 입증할 수 없어 전관예우의 실상이 어느 정도인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대법원 사건과 관련해서는 임종인 전 의원이 17대 국회 때 밝혀낸 게 유일하다.”

임종인 전 의원의 분석은 다음과 같다

“대법원에 올라온 사건 중 40%가량이 심리 불속행 기각으로 걸러지는 데 반해 대법관 출신 변호사의 심리 불속행(不續行) 기각률은 평균 6.6%에 불과하다.(…) 한마디로 말해, 대법관 출신이 소송을 맡으면 대법원에서 재판이 열린다는 뜻이다. 말 한번 제대로 못하고 소송이 끝나는 심리 불속행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것이 전관예우의 몸통은 대법관 출신 변호사라고 하는 이유다.”(임종인·장화식 저, ‘법률사무소 김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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