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9월호

유언 묵살, 불시 집행, 멋대로 화장 유족은 시신 못 보고 유골만 수습

중국에서 사형당한 한국인 마약범

  • 중국 칭다오=한상진 기자 | greenfish@donga.com

    입력2014-08-18 19: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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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언 묵살, 불시 집행, 멋대로 화장 유족은 시신 못 보고 유골만 수습

    8월 7일 칭다오에서 사형이 집행된 장모 씨의 가족이 이튿날 산둥성 칭다오시 성양구 빈소에서 장씨의 유골을 수습하기 위해 수속을 밟았다. 아래는 산둥성 칭다오시 중급인민법원이 발행한 유골수령 통지서.

    중국 법원이 한국인 마약사범 3명의 사형을 집행했다. 8월 6일 중국 지린성 보국인민법원은 마약밀수 및 판매 혐의로 2011년 체포된 김모(53) 씨와 백모(45) 씨의 사형을 집행했다. 다음날 산둥성 칭다오에서도 마약사범 장모(55) 씨가 사형을 당했다.

    김씨는 2010년과 2011년 총 14차례에 걸쳐 북한에서 중국으로 필로폰 14.8kg을 밀수했다. 백씨는 김씨로부터 필로폰 12.3kg을 사들여 수차례에 걸쳐 국내 조직에 판매한 혐의다. 두 사람은 2012년 12월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고 항소했으나 2013년 9월 2심에서 원심이 확정됐다. 장씨는 2009년 6월 칭다오에서 필로폰 11.9kg을 밀수·운반·판매한 혐의로 체포된 뒤 2013년 6월 사형이 확정됐다.

    중국 정부는 마약 관련 범죄를 중범죄로 다룬다. 중국 형법 347조는 1kg 이상의 아편, 50g 이상의 헤로인과 필로폰을 운반·제조·판매할 경우 15년 이상의 징역이나 무기형·사형에 처하고 재산을 몰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외교부와 중국 소식통에 따르면 시진핑 국가주석 취임 이후 마약범죄에 대한 단속이 강화됐고 처벌 수위도 크게 올라갔다. 중국은 그간 우리 국민 외에 영국, 일본, 필리핀, 파키스탄 출신의 마약사범에 대해서도 예외없이 사형을 집행했다.

    가족과 함께 사형 과정 취재

    8월 8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미얀마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만나 한국인 사형집행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왕 부장은 “최선을 다했다”며 이해를 요청했다. 그러나 외교부가 이들의 사형집행을 막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는 몰라도 우리 정부의 대응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정치권에서도 “우리 정부의 무능과 소극적 대응은 비판받아 마땅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국인 마약사범의 사형집행 정보를 입수한 ‘신동아’는 8월 6일 사형수 장모 씨의 가족, 지인과 함께 중국 칭다오를 찾았다. 먼저 칭다오 한국총영사관을 방문해 중국 정부의 입장과 우리 공관의 대응을 취재했다. 사형집행 과정과 사후 처리과정도 지켜봤다.

    외교부는 “중국 정부로부터 사형집행과 관련된 충분한 설명을 들었고 구명(救命)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밝혀왔다. 중국 정부도 한국의 처지를 최대한 존중해 충분한 정보를 제공했다는 게 우리 외교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장씨의 사형집행 전후 과정을 지켜본 기자의 눈에는 답답하고 안타까운 대목이 여럿 눈에 띄었다.

    무엇보다 우리 정부는 장씨가 칭다오 법원에서 언제, 어떻게 사형을 당했는지 알지 못했다. 사형이 집행된 직후 장씨의 시신은 유족은 물론 영사관 관계자도 확인하지 못했다.

    우리 외교부는 중국 정부에 시신 확인 등 인도적 차원의 요구를 공식적으로 제기하지 않았다. 심지어 외교부는 중국 정부가 장씨의 시신을 확인해주지도 않은 채 화장했다는 사실조차 몰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뿐 아니라 장씨의 사형이 집행되기 전 중국에 와서 그의 시신 수습을 준비하던 부인은 인터넷을 통해서야 남편의 사형이 집행됐다는 사실을 알았다. “예배를 드리고 싶다”는 장씨의 마지막 유언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기자는 장씨의 사형집행 일정이 알려진 8월 5일부터 유족이 그의 유골을 수습한 8월 8일까지 이 사건을 밀착취재했다. 중국 정부의 반(反)인권적 행태, 우리 공관의 무능함이 곳곳에서 확인된다.

    집행 전 가족 면회 30분

    8월 5일 오전 11시 외교부 이정관 재외동포영사대사가 브리핑을 했다. 중국 정부가 한국인 사형수 3명에 대해 사형을 집행한다는 내용이었다. 다만 사형집행이 확정될 때까지 엠바고(보도 유예)를 걸었다. 그래서 이 소식은 다음 날인 6일 오후 지린성에서 한국인 2명에 대한 사형이집행된 뒤 알려졌다. 보도 내용은 다음과 같다.

    “중국 지린성 보국인민법원은 7월 28일 주(駐)선양 총영사관에 우리 국민 마약사범 2명에 대한 사형을 8월 6일 집행할 예정이라고 통보했다. 산둥성 보국인민법원은 8월 1일 주칭다오 총영사관에 우리 국민 마약사범 1명에 대한 사형집행을 가까운 시일 내에 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정부는 그동안 중국 사법당국에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와 재판을 요청했다. 수사 진행 상황을 확인하고 담당 영사가 재판 전 과정을 참관했다. 정기적으로 영사 면회를 실시해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부당한 대우나 인권침해, 가족 면담 등을 챙겼다.”

    유언 묵살, 불시 집행, 멋대로 화장 유족은 시신 못 보고 유골만 수습

    8월 8일 칭다오시 성양구 빈소 직원이 비닐봉지에 담긴 장씨의 유골을 유족에게 건네줬다. 오른쪽은 귀국길에 오른 유족일행과 장씨의 유골이 담긴 검은 가방.

    8월 6일 오후 1시경, 부산에 사는 사형수 장씨의 부인 박모(45)씨가 칭다오에 도착했다. 박씨는 도착 즉시 영사관 관계자와 함께 칭다오 간수소(구치소)에서 장씨를 마지막으로 만났다. 사형집행 전 중국 법원이 허가한 30분간의 가족 면회였다. 면회를 마치고 나온 박씨는 “(남편은) 편안해 보였다. 남편과 끌어안고 한참을 울었다”고 말했다.

    장씨는 지난해 6월 사형이 확정된 후 여러 차례 영사관에 “사형집행 전 예배를 드리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영사관은 “장씨의 뜻을 중국 법원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장씨의 마지막 소원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박씨와 동행한 찬양의교회 안홍기 목사는 “칭다오에 들어오기 전 우리 영사관 측에 장씨와 마지막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중국 정부의 허락을 받아달라고 부탁했다. 영사관은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막상 들어가 보니 영사관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상태였다. 내가 들어가서야 중국 법원의 종교국을 찾아가 부탁했는데, 이미 늦었다”며 아쉬워했다.

    8월 7일 오전 10시 반 기자는 박씨 일행과 함께 칭다오 한국총영사관을 찾았다. 장씨의 구체적인 사형집행 일정과 후속조치 내용을 알기 위해서였다. 총영사 등 영사관 관계자 3명이 기자와 박씨 일행을 맞았다. 그러나 이들로부터 확인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총영사관 측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사형이 집행되는지 우리도 모른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씨 일행과 영사관 측의 대화 내용이다(영사관을 책임지는 총영사는 바쁘다는 이유로 박씨 일행을 만난 지 10여 분 만에 자리를 떴다. 영사관 측은 기자의 취재 요청에는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보도 25분 뒤 유족에 통보

    ▼ 도대체 언제 사형이 집행된다는 건가.

    “추측할 수 없다. (중국 법원에서) 통보가 와봐야 안다.”

    ▼ 중국 정부가 시신을 화장한 뒤 유골 상태로 내준다는데 사실인가.

    “그렇게 통보받았다.”

    ▼ 시신을 확인할 수 있나. 시신 확인을 중국 법원에 요구했나.

    “요구했다. 하지만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 시신 확인도 없이 화장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다. 정식으로 항의하고 요구했나.

    “사형 현장을 참관하거나 화장 과정을 공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중국 법원에서 알려왔다. 영사관이 여러 경로를 통해 알아보는 중이다.”

    ▼ ‘여러 경로’란 뭔가. 공식적인 채널인가.

    “여러 채널로 중국 법원과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중국과 따로 공문을 주고받은 건 없다. 가까운 시일 내에 사형이 집행된다는 중국 법원의 공문이 8월 1일 왔을 뿐이다. 영사관은 여러 경로를 통해 사형유예를 탄원하고 일정을 확인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

    ▼ 사형은 어떤 식으로 집행하나.

    “잘 모르겠다. 독극물을 쓰는 것으로 추정만 한다. 영사관은 그 동안 사형을 막는 데 힘을 쏟았다. 사형 이후 문제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을 안 해서 그 부분은 묻지 않았다.”

    ▼ 유해는 어떻게 수습하나.

    “사형이 집행되고 화장이 끝나면 통지하겠다고 중국 법원에서 알려왔다. 중국 법원에서 통보가 오면 바로 유족에게 알려드리겠다.”

    기자와 박씨 일행은 한국 시각으로 오후 1시경 총영사관을 나와 숙소로 돌아갔다. 그리고 2시간여가 지난 3시48분경 총영사관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장씨에 대한 사형이 이미 집행됐고 화장도 끝났다는 소식이었다. 소식을 전한 영사관 관계자는 “3시20분경 중국 법원이 사형집행 사실을 전하고 유골 수령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사관이 가족에게 집행 소식을 전한 건 장씨의 사형집행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였다. 집행 사실을 처음 보도한 연합뉴스 기사는 3시23분 인터넷에 올랐다. 사형집행 소식을 숨죽이며 기다리던 유족이 국내 언론보다도 늦게 사형집행 사실을 통보받은 것이다. 영사관 관계자의 설명대로라면 중국 법원이 총영사관에 사형집행을 통보한 지 3분 만에 국내 언론에 보도됐다는 얘기다. 납득하기 어려운 설명이다. 박씨와 지인들은 “아무리 사형수라지만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유족에게 가장 먼저 사형집행 사실을 알려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허탈해했다.

    이튿날인 8월 8일 오전 9시30분경 기자와 박씨 일행은 칭다오 시내에서 차로 약 20분 거리에 있는 산둥성 칭다오시 성양구 빈소를 찾아 장씨의 유골을 수습했다. 영사관 관계자 2명이 동행했다. 중국 법원이 발행한 ‘유골수령통지서’를 제출하자 별다른 절차 없이 종이상자와 오렌지색 비닐봉투에 싸인 유골을 내줬다. A4 한 장짜리 유골수령통지서에는 이런 내용이 담겨 있었다.

    “처음 듣는 얘기다”

    “범인 장OO은 마약 밀수·판매·운송죄로 법에 따라 사형선고를 받았고, 2014년 8월 7일에 사형이 집행됐으며, 시체는 이미 화장했다. 가족은 본 통지서, 본인의 유효 신분증명서류 및 범인 장OO과의 친족관계증명서를 소지하고, 2014년 10월 6일 전으로 산둥성 칭다오시 성양구 빈소에 가서 유골을 수령해야 한다. 기간이 지나서 수령하지 아니할 경우 유골은 빈소에서 법에 따라 처리한다. 2014년 8월 7일”

    8월 13일, 기자는 외교부 대변인실에 이번 사형집행과 관련해 몇 가지 확인을 요청했다. 외교부가 장씨의 사형집행 시간을 확인했는지, 집행 후 시신 확인을 위한 노력은 했는지 등을 물었다.

    그러나 외교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사형집행 과정에 대해 별로 아는 게 없어 보였다. 이 관계자는 “(시신 확인 없이 화장했다는 것은) 처음 듣는 얘기다. 사형집행 시간과 방법도 모른다. 확인해보겠다”고 답했다. 다음은 대변인실 관계자와의 일문일답.

    ▼ 칭다오 법원에서 사형당한 장모 씨의 경우 사형집행 후 시신 확인도 없이 화장이 이뤄졌다. 알고 있나.

    “처음 듣는 얘기다.”

    ▼ 칭다오 총영사관에서 통보받지 않았나.

    “그런 말은 못 들었다.”

    ▼ 중국은 원래 그런 식으로 사형을 집행하고 처리하나.

    “이번에만 그랬는지, 원래 그런지는 모르겠다.”

    ▼ 인권 차원에서라도 시신 확인은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확인해보겠다.”

    ▼ 중국 정부에 사형을 유예해달라는 요청은 했나.

    “공문도 전달하고 여러 외교 경로로 요청했다.”

    ▼ 중국 입장은 들었나.

    “중국 정부의 입장 설명이 있었다고 봐야 한다. 어쩔 수 없는 자기들 방침을 전달했다.”

    ▼ 칭다오 총영사관은 중국 측에 이 문제와 관련해 정식으로 중국 정부에 공문을 보낸 적은 없다고 하던데.

    “여러 경로로 최선을 다했다. 그것도 확인해보겠다.”

    ▼ 장씨의 사형 집행이 처음 알려진 것은 8월 7일 오후 3시23분이다(유족이 사형집행 사실을 통보받은 건 3시48분). 중국에서 사형집행을 알려온 시간, 외교부가 이를 전달받은 시간을 알고 싶다.

    “중국 법원이 칭다오 총영사관에 통보했고 곧바로 외교부로 전달된 걸로 안다. 정확한 시간은 확인해보겠다.”

    ▼ 외교부는 유족에게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했다. 어떤 협조인가.

    “금전적인 지원이 아니고 최대한의 영사 조력을 받도록 하는 것이다.”

    ▼ 관련 정보를 가장 먼저 충실히 알려주는 것도 포함되나.

    “그렇다.”

    ▼ 중국은 사형집행 시간, 집행 방법을 알려주지 않았다. 외교부는 사후 이 부분을 확인했나.

    “알아보겠다.”

    외교부 측은 이렇게 약속하고도 다음 날(14일) 오후 6시까지 아무런 연락을 해오지 않았다.

    쇠사슬에 묶인 ‘아이언맨’

    장씨는 수감돼 있는 동안 여러 차례 가족·지인들과 편지를 주고받았다. 영사관 측이 편지를 전달했다. 그가 간수소에서 보내온 편지에는 그가 겪은 비참한 수형생활이 적나라하게 담겼다. 우리나라 교도소와 비교하면 충격에 가깝다. 장씨는 편지에서 “간수소에 들어간 이후 내내 온몸이 쇠사슬에 묶인 채 생활했다. 더 이상의 고통을 참기 어렵다. 빨리 죽고 싶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다음은 장씨가 지인에게 보낸 편지 내용 중 일부다. 원문 그대로 옮긴다.

    “전에 손과 발에 차고 있던 쇠고랑과 쇠사슬도 견디기 힘든 짐승 같은 삶이었는데, 더 행동에 제약을 줄 수 있는 쇠고랑과 쇠사슬로 바뀌었다. 발목 쇠사슬은 더 두꺼운 것으로 바뀌었고, 손목 쇠사슬은 원형에서 타원형으로 바뀌면서 폭이 더 좁아졌다. 손을 사용하는 모든 일상생활에서 고통을 당한다. 이제는 대소변도, 스스로 옷을 벗고 입기도 어렵다. 손목과 손목이 붙어 있다시피 하니 글을 쓰기도 힘들다. 오른손에 왼손이 달려 있어 코미디 같은 삶을 살고 있다. 예전에는 (쇠사슬을) 자물쇠로 잠가놓았는데 이제는 육각 렌치로 쪼아놓아 내 모습을 스스로 봐도 인간의 모습이 아니다. 움직일 때마다 얼마나 쇳소리가 나는지 이곳 사람들은 (사형수들을) ‘아이언맨’이라고 부른다. (…)

    중국에서는 사형선고를 받으면 그때부터는 사람이 아니라 죽은 송장으로 취급한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다 죽으니 인간적인 대우나 인권은 생각지도 못한다.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하는 것이 비극이다. 죽음마저도 나를 피하는 것 같다. 짐승처럼 죽어서 영원히 없어지는 것이 최고의 복이라 생각한다.”(2014년 5월 3일)

    외교부와 장씨 주변 인물들에 따르면, 그동안 우리 외교부는 한국인 수감자에 대한 비인권적인 처우와 관련해 여러 차례 중국 정부에 탄원했다. 영사관 관계자가 중국 정부를 찾아가 눈물을 흘리며 “제발 쇠사슬이라도 풀고 지낼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우리 외교부의 요청을 묵살했다. “자국민과 똑같은 대우를 한다”는 게 중국 측의 설명이었다고 한다.

    현재 중국에는 80명이 넘는 한국인이 수감돼 있다. 그중 10여 명은 사형선고를 받고 집행이 유예된 상태다. 이들의 수감생활 또한 장씨가 겪은 그것과 비슷할 것이다.

    중죄를 범한 장씨를 두둔하거나 미화하려는 게 아니다. 중국의 실정법도 준수하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범죄인에게도 인권이 있다는 것은 국제 사회의 상식이다.

    국내 중국인 마약사범 증가세 한국에선 길어야 7~10년형

    지금까지 중국에서 사형을 당한 한국인은 모두 5명이다. 2001년 40대 마약사범, 2004년엔 중국동포 자매를 살해한 60대 한국인이 사형을 당했다. 3명이 한꺼번에 사형을 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사형이 집행된 한국인 마약사범의 죄는 무겁다. 밀수·판매한 마약 규모가 10kg을 넘는다. 그간 중국 정부가 1~2kg의 마약을 판매한 범인도 사형에 처한 것을 고려하면 사형유예 같은 선처는 처음부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렇다면 한국에선 마약사범을 어떻게 처벌할까.

    국내에서는 10kg이 넘는 마약 밀수·판매 사건이 흔치 않다. 대형 사건이라 해도 대개 1kg을 넘지 않는다. 우리나라도 마약사범에게는 법을 엄격하게 적용한다. 물론 내외국인에게 모두 동일한 법이 적용된다.

    그러나 마약사범에게 무기징역이나 사형을 선고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수사기관에 따르면, 보통 100g 정도의 마약을 판매하다 적발된 경우 3~5년형을 받는다. 500g 이상이라 해도 7~10년형을 받는 게 일반적이다. 지난해 11월 일명 ‘김해 마약왕’으로 불린 오모(44) 씨는 11년형을 받았다. 그가 밀수·판매한 필로폰은 700g 정도였다. 2001년 6.4kg의 필로폰을 중국에서 밀수해 판매한 김모 씨의 경우 수사에 적극 협조한 점이 참작돼 징역 7년의 비교적 가벼운 형을 받았다.

    2002년에는 중국산 필로폰 2kg을 거래하다 적발된 조선족 김모 씨가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중국으로 신병이 인도됐다. 만약 중국에서 체포돼 재판을 받았다면 사형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현재 국내엔 외국인 마약사범 수백 명이 수감돼 있다.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6월 말 기준)에만 153명의 외국인이 구속됐다. 그중 중국인은 57명으로 가장 많다. 지난해 붙잡힌 223명 중 중국인은 67명이었다. 수사기관 관계자는 “중국인 마약사범의 대부분은 조선족인데, 이들이 소지·판매한 필로폰은 대부분 100g 미만이다. 스스로 복용하거나 조선족 사회를 중심으로 유통시키다 적발된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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