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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태 리포트Ⅰ

女 일이냐, 가정이냐 男 생존이냐, 도태냐

20대 여성 vs 20대 남성

  • 정해윤 | 시사평론가 kinstinct1@naver.com

女 일이냐, 가정이냐 男 생존이냐, 도태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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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스펙 좋고 똑똑하고 어리기까지…
  • ● “입사시험 성적대로라면 여자만 뽑을 판”
  • ● 경제활동참가율도 남성 추월
  • ● 헌신, 책임감, 인맥 부족…길게 보면 남성이 낫다?
女 일이냐, 가정이냐 男 생존이냐, 도태냐

5월 15일 ‘삼성협력사 채용 한마당’을 찾은 20대 남·녀들.

이제 20대 여성과 20대 남성은 ‘서로 사랑하기에 좋은 사이’만은 아니다. 양자는 ‘생존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사이’이기도 하다. 과거 젊은 남성은 또래의 여성을 경쟁 상대로 여기지 않았다. 그러나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20대 남성에게 또래의 여성은 경쟁 상대, 그것도 막강한 경쟁 상대가 되고 있다.

한국에서 여풍(女風)은 젊은 세대로 내려갈수록 맹위를 떨친다. 직장보다는 학교에서, 관리자 직급보다는 신입사원 세계에서 더 두드러진다. 9월 통계청이 제시한 2분기 경제활동참가율에서 20대 여성은 20대 남성을 2.6%포인트 앞섰다. 2011년 2분기에도 20대 여성 취업자는 193만9000여 명, 20대 남성 취업자는 174만2000여 명으로, 여성이 19만7000여 명 더 많았다. 당시 20대 여성 고용률은 20대 남성 고용률에 비해 0.7% 높았다. 이러한 수치는 우리 사회 20대의 현실을 매우 상징적으로 반영한다. 1980년대와 1990년대만 해도 20대 여성 취업자는 20대 남성 취업자의 절반에 그쳤다.

취업 시장에서 20대 여성이 20대 남성보다 근소하게나마 우위에 서는 가장 큰 이유로는 ‘공부를 더 잘한다’는 점이 꼽힌다. ‘앉아서 하는 시험공부는 여성이 낫다’라는 말이 어느덧 정설로 굳어졌다.

대학진학률에서 여성은 남성을 앞질렀다. 2010년 여성의 대학진학률은 80.5%, 남성의 대학진학률은 77.6%였다. 중·고교 관계자들은 평균적으로 남녀 간 학력 격차가 존재한다고 본다. 한 입시 관계자는 “게임중독자도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많다. 학교에서 공부 안 하고 딴청 피우는 학생도 남학생이 더 많다”고 했다.

시험 성적에서 나타나는 여학생 우위는 사교육 투입 비율을 통해서도 어느 정도 짐작된다. ‘2013년 사교육비 조사결과’에 따르면, 여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4만3000원으로 남학생 평균인 23만5000원을 앞섰다. 사교육 참여율에서도 69.3% 대 68.4%로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높았다.

대학 학업에서도 여성은 두각을 나타낸다. 서울시내 모 대학의 교수는 “대학을 문과계열과 이과계열로 양분할 때 문과계열에선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대체로 성적이 우수하다. ‘학점으로는 같은 학과 여학생을 도저히 따라잡기 힘들다’고 호소하는 남학생이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여러 대학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당연히 취업시장에서도 20대 여성의 경쟁력은 쑥쑥 올라간다. 정년이 보장돼 최고 인기 직업으로 꼽히는 공무원. 7, 9급 공무원 공개채용시험에선 여성이 더 많이 합격한다.

경기도의 경우 최근 3년 공무원 공채 결과 여성의 합격률이 60%에 달했다. 소방직종을 제외한 경기도 공무원 중 여성은 29%인 반면, 상대적으로 젊은 7급 이하 공무원 중 여성은 42%다. 경기도 관계자는 “얼마 지나지 않아 공무원 수에서 남녀 간 역전이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도 다르지 않다. 2010년 서울시 7, 9급 공채 합격자의 60.7%는 여성이었다. 2010년 사법고시, 외무고시, 행정고시에서도 여성은 각각 42%, 60%, 44.7%라는 높은 합격률을 보였다.

“실력 달리는데 군대까지…”

토플·토익점수로 환산되는 영어실력에서도 20대 여성이 20대 남성보다 더 뛰어나다는 이야기가 자주 들린다. 고려대 재학생 이모(20·여) 씨는 “대체로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영어를 더 잘한다. 영어강의에 참여해보면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서울시내 학원가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 이후 여학생들의 토익 평균점수가 매년 남학생들에 비해 7~9점 높게 나타난다.

서울시내 대학 관계자들은 인턴 경력, 사회활동 경력, 해외연수·교환학생 경험에서도 여학생은 남학생보다 나으면 나았지 뒤지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YBM 어학원이 2006년 자사를 통해 어학연수를 한 학생들의 성비를 조사한 결과, 여학생이 54.7%에 달했다. 어학연수 기간에서도 남학생은 6개월 이하 단기연수를 선호한 반면 여학생은 주로 1년 이상의 장기연수를 택했다.

20대 여성은 해외여행 횟수에서도 동년배 남성을 압도한다. 2013년 한 여행사가 해외항공권을 구매한 고객을 성별, 연령대별로 조사한 결과 20대 여성이 23.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30대 여성(22.6%), 30대 남성(19.4%) 순이었다. 20대 남성은 군복무의 영향인지 몰라도 11.2%에 그쳤다. 국제화 정도에서도 여성이 완승을 거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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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윤 | 시사평론가 kinstinct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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