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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 | 新지방시대 리더

“지방이 하부기관? 신권위주의 반드시 깬다”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표회장 맡은 조충훈 전남 순천시장

  • 김진수 기자 | jockey@donga.com

“지방이 하부기관? 신권위주의 반드시 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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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지방-중앙 간 국가개조 위한 ‘경주 선언문’ 채택
  • ● 2016년 총선은 지방자치 바로 세울 골든타임
  • ● 기초선거 정당공천제는 ‘풀뿌리 지방자치’ 걸림돌
  • ● ‘재정’ ‘행정’ ‘정치’의 지방분권, 국가 어젠다로
“지방이 하부기관? 신권위주의 반드시 깬다”
조충훈(61) 전남 순천시장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8월 13일 서울에서 열린 민선 6기 제1차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이하 협의회) 공동회장단 회의에서 협의회 대표회장으로 선임된 조 시장은 민선 3·5기 순천시장을 지냈고, 올해 6·4지방선거에서 6기 시장에 또다시 당선됐다. 전남권 기초자치단체장 중에서 협의회 대표회장이 나온 건 처음. 이를 두고 국내 최초의 국제정원축제인 ‘201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이후 부쩍 높아진 순천시 위상이 반영된 것이라는 평이 나온다.

조 시장은 11월 6~7일 경북 경주에서 개최된 민선 6기 1차년도 협의회 전국총회에서 “기초연금과 무상보육 예산을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게 되면서 지자체 재정구조가 최악의 상황에 처해 더 이상 부담할 수 없다”며 중앙정부에 반기를 들어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른바 ‘복지 디폴트(지급불능)’ 문제가 핫이슈로 떠오른 것. 그러나 노인 기초연금과 0~5세 영유아 무상보육은 지방의 열악한 현실을 대변하는 단면일 뿐이다. 그 이면엔 1995년 민선자치제 도입 이후 20년째인 지금까지 지방자치가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하게 하는 중앙집권적 사고와 행태의 반복에 대한 깊은 불신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 시장이 ‘직격탄’을 날린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9월 3일 서울에서 열린 전국 시장·군수·구청장 226명의 공동 호소문 발표 기자회견 자리에서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와 협의 없이 지자체에 과중한 복지비용을 전가한다며 강력히 성토한 바 있다. 이어 9월 29일 순천만국제습지센터에서 연 민선 6기 1차년도 제2차 협의회 공동회장단 회의, 10월 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지역언론인클럽과 가진 지방자치 발전 방향에 대한 간담회 등 광폭 행보를 통해 ‘진정한 지방자치 실현’을 외쳐왔다. 그런 그를 대표회장 취임 90일을 맞은 11월 10일, 순천시청에서 만났다.

▼ 협의회 전국총회는 지방의 공동 현안 과제를 논의하는 자리다. 기초단체장들 분위기는 어땠나.

“지방이 하부기관? 신권위주의 반드시 깬다”
“중앙정부에 대한 서운함으로 격앙됐다. 다들 소명의식을 갖고 책임행정을 펼치는데도 지금과 같은 신권위주의 상황에선 지방 발전을 책임져야 할 시장·군수·구청장이 국회와 중앙정부가 만든 법령의 범위 내에서 만들어진 지침을 그저 집행하는 하부기관에 불과하다고 자조하며 지방분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런 현실을 타파하려면 지방-중앙 간 재정·행정·정치 3개 부문에서 국가개조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는 데 공감해 ‘경주 선언문’을 채택했다.

선언문의 골자는 지방의 운명에 영향을 끼치는 문제에 대해선 지방정부가 자율적으로 헤쳐나갈 수 있게 헌법적 권위를 부여하고 실질적인 행정 및 재정 권한을 달라는 것이다. 앞으로 선언문 내용을 하나씩 실천함으로써 명실 공히 민선 시대에 걸맞은 기초단체 위상을 재정립하고, 시장·군수·구청장이 지역주민을 위해 제대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고 한다. 2016년 총선 때까지가 지방자치를 바로 세울 골든타임이라 생각한다. 기초단체 처지를 누누이 밝혀도 중앙정부가 외면하니 이젠 지방자치를 공약하지 않는 국회의원 후보는 뽑지 말자고 국민에게 간곡히 호소하는 수밖에 없다.”

실질적인 지방자치와 지방분권 실현을 위한 경주 선언문은 입법권의 합리적 분점(分占), 생활경찰권, 국가사무 비용 전액 국비 부담, 지방소비세 확대, 광역-기초단체 간 세목 조정, 지방교육재정 연계·통합, 자치조직권 보장, 차등분권제도 실시, 기관 구성의 다양화 등의 내용을 담았다. 특히 개헌이 논의될 경우 지방선거 정당공천제 배제, 국가사무 국비 의무부담, 지방정부 형태·조직, 중앙-지방 협력회의 설치 등을 헌법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쓸 돈 줄고 쓸 곳 늘어 파산 위기

▼ 9월 3일에도 과중한 복지비 부담으로 지방정부가 파산 위기에 처했다며 중앙정부 차원의 대책을 촉구했는데.

“날로 심각해지는 지방재정 고갈 상황을 기자회견을 통해 중앙정부에 처음으로 ‘호소’한 것이다. 주된 배경은 ‘복지=국가사무’라는 데 있다. 특히 기초연금과 무상보육은 국민 최저생활보장을 위한 보편적 복지다. 따라서 그 비용은 100% 국가가 부담해야 한다. 그럼에도 중앙정부 예산이 부족해 결국 지방정부도 분담해야 한다면, 그걸 어떻게 할지 사전에 지자체와 협의했어야 하지 않나. 하지만 논의의 장(場)은 없었고 일방적 지시 하달만 있었다.

복지 확대에 대해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생각이 다르지 않다. 지자체도 주민 행복과 안전을 위해 일반 복지업무는 물론 주민편의시설 확충 등 ‘창조복지’까지 기꺼이 추진하고 싶다. 하지만 이젠 그럴 여력이 없다. 그래서 국가가 부담할 복지비용을 지자체가 이대로 계속 부담하다간 복지 디폴트가 불가피하다는 엄중한 현실을 알리려 했다. 12월엔 서울의 몇몇 자치구가 기초연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사태가 올 것이니, 이런 현실을 중앙정부가 알고 관련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한 거다.

협의회의 바람은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의 비정상적 재정구조를 명확히 파악하고 국가적 복지사업의 안정적 추진을 위해 기초연금 전액을 국비 지원하거나 평균 국고보조율을 90%(현행 74%) 이상으로 높이고, 영유아 보육사업 국고보조율도 5% 추가 인상해 서울 40%(현행 35%), 지방 70%(현행 65%)까지 올려달라는 것이다. 지방소비세율도 현행 11%에서 16%로 즉시 인상하고 단계적으론 20%까지 확대하라는 거다. 취약한 지방재정을 확충하려면 그렇게 지방재정 구조부터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 그래야 지방자치가 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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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기자 | jo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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