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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숲, 부푼 꿈

JDC, 제주의 미래를 바꾼다

  • 제주=엄상현 기자 | gangpen@donga.com

되살아난 숲, 부푼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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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에 변화의 바람이 분다. 불모지로 버려진 곶자왈이 도립공원으로 문을 열고, 제주영어교육도시엔 학생이 몰려든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항공우주박물관은 관람료를 크게 낮추고 관람객 유치에 팔을 걷어붙였다. 웰컴 투 제주!
되살아난 숲, 부푼 꿈
4월 말 제주, 하루 종일 오락가락 비가 내렸다. 1년에 맑은 날이 80일 정도밖에 안 된다니 오히려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제주공항에서 버스로 1시간 남짓 달리자 제주곶자왈도립공원이 나타났다. 서귀포시 대정읍 일대 154만7000㎡(약 47만 평)에 달하는 방대한 자연 숲 지대다. 2011년 12월 제주특별자치도가 도립공원으로 지정 고시한 지 3년 6개월여 만인 올 6월 문을 연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사장 김한욱)가 57억 원의 예산을 들여 조성했다.

‘곶자왈’은 수풀을 뜻하는 ‘곶’과 돌과 자갈이 모인 곳을 지칭하는 ‘자왈’의 합성어다. 제주어사전은 ‘나무와 덩굴 따위가 마구 헝클어져 수풀같이 어수선하게 된 곳’이라고 설명한다.

숲, 길, 돌

곶자왈도립공원에선 탐방로 안내소와 전망대 등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었다. 탐방로를 따라 펼쳐진 울창한 숲이 비에 젖어 더욱 싱그럽다. 숲 곳곳 이끼 낀 돌담과 돌무더기 사이로 고사리류와 쇠고비 등 양치식물이 작은 군락을 이루고, 하늘로 높이 뻗은 종가시나무와 참가시나무 등 상록활엽수가 그 위에 숲을 이뤘다. 마치 돌덩이들과 식물이 공생하는 듯한 독특한 풍경이다.

한때 이곳은 말을 기르던 목장이었다. 돌담이 그 경계였고, 말에게 줄 물을 담아두던 ‘우마급수장’도 남아 있다. 숲이 우거지기 시작한 것은 20~30년 전부터라고 한다. 목장이 사라진 이후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불모지처럼 방치되면서 수풀이 우거졌다. 이곳은 제주도 지형의 90%를 차지한다는 현무암으로 가득해 농사는 아예 불가능한 지역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돌덩이들 사이에서도 자연은 살아 숨 쉬기 시작했고, 다양한 희귀식물의 서식지로 바뀌었다. 멸종위기 야생식물인 ‘개가시나무’, 우리나라 남부 해안과 도시 지역에서 주로 자라는 ‘약난초’, 곶자왈과 초원 사이에 서식하는 국화과 식물 ‘갯취’, 제주도 산양곶자왈에서 처음 발견된 미기록 식물인 ‘빌레나무’ 등이 이곳에 서식하는 대표적인 희귀식물들이다.

노루와 오소리 등 야생동물도 보금자리를 틀었다. 직박구리와 섬휘파람새, 동박새 등 지역 텃새들이 살고 있고, 여름이면 뻐꾸기와 두견, 팔색조, 긴꼬리딱새 등 철새들도 자주 관찰된다.

탐방로는 오찬이길, 빌레길, 한수기길, 테우리길, 가시낭길 등 모두 5갈래 길로 나뉘는데, 저마다 사연이 있다. 오찬이길과 빌레길은 과거 지역 주민들이 공동목장을 이용하기 위해 만든 길, 한수기길은 농사를 짓기 위해 만든 길이다. 가시낭길은 오래전 곶자왈 원형 그대로 남아 있는 특이 지형으로, 여간 험난하지 않다.

되살아난 숲, 부푼 꿈

서귀포시 대정읍 일대에 조성된 제주곶자왈도립공원. 이끼 낀 돌무더기 사이로 군락 이룬 양치식물들(위), 그 위로 상록활엽수가 숲을 이뤘다.

곶자왈도립공원 관계자는 “자연을 되도록 훼손하지 않고 원형 그대로 살리면서 탐방로를 만들었다”며 “갈림길마다 트레킹하는 데 30~40분씩 걸리는데, 탐방객들의 취향에 따라 소요시간이나 코스를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제주도가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그 중심에 JDC가 있다. JDC는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에 근거해 2002년 5월 출범한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이다. 현재 △곶자왈도립공원 △휴양형 거주단지 등 2개 관리사업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제주영어교육도시 △제주헬스케어타운 △신화역사공원 △제주항공우주박물관 등 5개 핵심사업 △서귀포관광미항 △오션마리나시티 △국제문화복합단지 △제2첨단과학기술단지를 포함한 4개 전략사업 등 모두 11개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빠르게 진척된 일부 프로젝트는 이미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제주시 아라동 일대에 109만9000㎡(약 33만 평) 규모로 조성된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는 2013년에 이미 산업시설용지 분양이 끝났고 다음카카오, 이스트소프트, 한국BMI 등 23개사가 입주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제주센터 등 공공 및 민간연구소 등도 97개사나 들어왔다. JDC는 이에 더해 제2첨단과학기술단지를 조성할 목적으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하면서 기획재정부 등 정부 관련부처와 협의 중의다.

더러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프로젝트들도 있다. 대표적인 게 2008년부터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한 영어교육도시 조성사업이다. 당초 목표는 7~8개의 세계적인 해외 국제학교를 유치하는 것이었으나 현재 운영 중인 캐나다 ‘브랭섬 홀 아시아(BHA)’, 영국 ‘노스런던칼리지 에잇스쿨(NLCS jeju)’ 등 2개와 2017년 개교할 ‘세인트 존스베리 아카데미(SJA)’ 등 3개 학교를 유치하는 데 그쳤다. 함께 운영 중인 ‘한국국제학교(KIS jeju)’는 공립 국제학교다. 목표치의 절반에 못 미친 것이다.

재정 상태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JDC가 제주 국제학교 설립 및 운영을 위해 세운 (주)해울은 지난해 총 부채 규모가 3800억 원을 훌쩍 넘어섰다. 전년보다 250억여 원이 더 늘어난 규모다.

되살아난 숲, 부푼 꿈

최근 우수한 학생들이 몰리는 유명 국제학교 NLCS 캠퍼스 전경(위)과 아시아 최대 항공우주박물관 1층에 전시된 실제 공군 전투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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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엄상현 기자 |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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