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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리포트

학습 부담에 운동 부족 청소년기 ‘우르르’ 발병

결핵에 쓰러지는 우리 아이들

  • 김유림 채널A 사회부 기자 | rim@donga.com

학습 부담에 운동 부족 청소년기 ‘우르르’ 발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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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산후조리원 결핵 감염 영아 21명…더 늘 듯
  • ● ‘후진병’ ‘금방 완치’ 안심하다 결핵 1위국 오명
  • ● “결핵엔 완치 없다”…애초 감염 안 되는 게 최선
학습 부담에 운동 부족 청소년기 ‘우르르’ 발병
“함께 계시던 산후조리원 간호사 중 한 명이 결핵 진단을 받았습니다. 아이도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8월 26일, 전화를 받은 김지영(가명·38) 씨의 가슴이 와르르 무너졌다. 갓 100일이 지난 딸 지윤이는 방긋거리며 웃고 있었다. 오랜 노력 끝에 낳은 첫 아이를 잘 돌보고 싶어 갔던 산후조리원. 그곳에서 수시로 아이를 안아 달래주던 50대 간호조무사 이모 씨의 얼굴이 생생히 떠올랐다. 그 인자한 미소의 간호사가 결핵이었다니.

이튿날 서울 은평구청에서 열린 설명회. 질병관리본부에서 나왔다는 전문가는 연신 “괜찮다”고만 말했다.

“어차피 아무 피해도 없을 거고, 전염 가능성은 지극히 낮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 검사를 하자는 겁니다.”

전문가의 호언장담과 달리, 지윤이는 피부반응검사에서 ‘잠복결핵’ 진단이 나왔다. 몸속에 결핵균이 있으니 언제고 결핵균이 발현될 수 있다는 의미. 발현 확률은 5~10%라지만 그게 정작 내 아이의 얘기가 된다면 ‘확률의 범위’를 넘어서는 일이다.

잠복결핵 확진 판정 후 지윤이는 매일 아침 두 종류의 결핵약을 먹는다. 9개월 넘게 약을 먹은 뒤 다시 피부반응검사를 받아 결핵균이 잠잠해졌는지 확인해야 한다. 매일 아침 약을 안 먹으려고 발버둥치고, 먹은 약을 다 게워내는 지윤이를 보며 지영 씨는 하루에도 몇 번씩 지옥을 마주한다.

“건강하게만 태어나달라고 그렇게 빌고 또 빌었는데, 어른들의 작은 실수 때문에 아이가 이렇게 고통받아야 한다니…. 아니, 지금이 1960년대도 아니고,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죠?”

후진적 집단감염 여전

문제의 간호조무사 이씨는 7월 2일 복막염 수술을 위해 입원했을 때 결핵 증세가 의심돼 검사를 받았다. 그리고 8월 24일, 결핵 확진 판정을 받을 때까지 약 두 달간 근무와 병가(病暇)를 반복했다. 결핵균 잠복기인 6월 초부터 8월 말까지 이씨가 직접 접촉한 신생아만 120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생후 12주가 지난 아이들만 결핵 감염 여부를 검사받았는데 그 중 21명이 잠복결핵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아직 검사를 받을 만큼 자라지 않았거나, 당장은 잠복결핵이 드러나지 않았으나 이후 추가 검사가 필요한 아이는 훨씬 많다. 보호자들의 속은 문드러진다. 피해자 대표를 맡은 구영두 씨의 말이다.

“당장 몇 명이 잠복결핵에 걸렸는지가 아니라 ‘비율’을 봐야 합니다. 검사 받은 아이 중 25% 이상이 잠복결핵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건 그만큼 전염성이 강했다는 겁니다. 부모들이 호들갑을 떠는 것처럼 반응한 보건당국의 대처에 화가 납니다.”

매년 겨울 연례행사처럼 사고 선물하던 크리스마스 실(seal)이 보기 힘들어진 만큼, 결핵은 어쩌면 잊힌 병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결핵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2013년 결핵으로 인한 사망자만 2230명에 달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조사 대상 국가 37개국 중 결핵으로 인한 사망률이 1966년 이후 계속해서 제일 높다.

결핵은 감염 환자가 말하고 기침할 때 침에 섞여 나온 균이 공기 중으로 퍼지면서 주변인들이 감염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후진적’인 집단감염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 올 5월 인천의 한 중학교는 결핵 때문에 휴교령까지 내렸다. 한 학생이 결핵에 감염된 걸 모른 채 학교생활을 하다가 100여 명의 학생과 교사에게 집단으로 결핵을 옮겼기 때문. 결핵으로 인한 휴교는 사상 처음이었다.

또한 같은 달 서울 구로구의 한 어린이집 교사는 어린이 5명에게 잠복결핵을 옮겼고, 7월 대전 모 산후조리원 간호조무사는 영유아 15명을 결핵에 감염시켰다. 모두 결핵 환자가 증세를 자각하지 못하다 감염을 확산시킨 경우다.

지난해 결핵 전체 환자 수는 4만 3088명. 13년 전인 2001년(4만6082명)에서 크게 감소하지 않았다. 매년 3만여 명이 완치 판정을 받지만, 새로 발생하는 환자 수 역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

전문가들은 결핵이 발병해도 초기에 진단하고 약을 꾸준히 먹으면 100% 완치 가능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재발하기도 그만큼 쉽다. 지난해 결핵 재발자는 6254명. 대부분 완치 판정을 받았지만 몸속에 남아 있던 결핵균이 다시 발현했거나, 면역력이 약해진 사이 새롭게 결핵에 감염된 경우들이었다. 특히 결핵 치료 과정에서 폐가 비대해지거나 폐에 구멍이 난 경우는 결핵이 낫더라도 다른 질병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결핵에는 완치가 없다”는 말까지 나온다. 애초에 결핵균에 감염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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