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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공유 킥보드 ‘부스티’ 선보인 이호진 ㈜BPM 대표

“전동킥보드만 탈 수 있나요, 유니콘 등에 올라타야죠”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토종 공유 킥보드 ‘부스티’ 선보인 이호진 ㈜BPM 대표

  • ●1인 가구 증가, 친환경으로 ‘개인 이동수단(PM)’ 시장 급성장
    ●中 칭화대 출신 모인 스타트업…앱 제작, 플랫폼 준비 마무리
    ●‘토종’ 브랜드 ‘부스티’ 제주에서 ‘북상’…“‘라임’ ‘버드(세계적 공유 PM 회사)’ 추격”
[지호영 기자]

[지호영 기자]

전동킥보드, 전동휠, 전동자전거 등으로 대표되는 퍼스널 모빌리티(personal mobility·이하 PM)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후지경제연구소, KB증권 등은 2015년 4000억 원 규모이던 세계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이 2030년에는 20조 원 이상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러한 성장세에 ‘공유’ 바람을 탄 ‘버드(Bird Rides)’ ‘라임(LimeBike)’ 같은 전동킥보드 공유업체들은 서비스 시작 1년 만에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 원 이상 스타트업)이 됐다. 만 30세인 이호진 (주)BPM 대표도 한국에서 ‘유니콘’을 찾아 나섰다. 지난해 10월 또래 10여 명이 의기투합해 공유 킥보드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1월 4일 서울 여의도에서 그를 만났다.

- BPM은 어떤 회사인가요.

“공유 전동킥보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고, 브랜드는 ‘부스티(Boosty)’입니다. 저희 전동킥보드는 올라타서 빠르게 땅을 두 번 박차고 액셀을 밟아야 시동이 걸려요. ‘Boost my step’(내 걸음걸음을 북돋우다)! 첫 두 걸음이 필요하지만, 나머지 걸음은 ‘부스티’가 도와주죠(웃음). 1인 가구가 늘고 이동 편의성, 저렴한 유지비, 친환경 등을 무기로 해외에선 공유 PM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데, 스마트폰이 일반화한 우리나라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죠. 그러니 부지런히 쫓아가야죠. 저희도 애플리케이션(앱) 제작을 끝냈고, 시장조사와 플랫폼 준비도 거의 마무리해 곧 ‘부스티’를 선보일 거예요.”


Boost my step!

- 공유 자전거처럼 사용료를 내고 주변에 있는 전동킥보드를 이용하는 거죠?

“네 맞아요. 자체 개발한 앱을 실행하면 구글 맵 기반의 지도가 표시되면서 근처의 부스티를 찾을 수 있습니다. 킥보드에 부착된 QR코드를 스캔하면 곧바로 탈 수 있죠. 목적지까지 이동했다면 인증샷을 찍어 앱에 올리면 됩니다.”

- 간단하군요.

“네. 차를 타고 가기에는 애매한 거리를 이동하거나, 제주도나 경주, 도심 속 공원처럼 자연경관을 즐기며 천천히 이동할 때에는 전동킥보드만큼 좋은 이동수단은 없을 거예요. 지하철역에서 내려 1~3km 정도 거리의 회사까지 이동할 때에도 ‘딱’이죠. 요즘은 대리기사분들이 전동킥보드를 많이 이용하는데, 부스티가 일반화하면 더욱 많이 이용하겠죠.”



- 전동킥보드와는 어떻게 인연을 맺었나요?

“제가 중국에서 대학을 다닐 때 전동킥보드를 많이 봤고, 또 많이 타봤어요(이 대표는 중국 칭화대 기계공학과 출신이다). 중국은 PM이 일상화됐다고 볼 만큼 많이 이용해요. 학교에서 친구 전동킥보드와 전동휠을 타보니 아주 편하더라고요. 재미 반, 패기 반으로 ‘이런 편리한 제품을 한국에서 팔아보자’고 마음먹고 바퀴 한 개짜리 ‘외발 전동휠’을 수입해 온라인에서 팔았더니, 글쎄 5만 원을 번 거예요(웃음). 이후 판매량을 꾸준히 늘리다가 500만 원을 모아 2014년에 전동킥보드 전문 수입·유통회사 ‘로리스토어’를 설립했죠.”


“재미 삼아 한 일이…”

서울 남영역에서 용산역까지 이동한 ‘부스티’ 이용자의 애플리케이션 화면. [사진제공·BPM]

서울 남영역에서 용산역까지 이동한 ‘부스티’ 이용자의 애플리케이션 화면. [사진제공·BPM]

- 재미 삼아 한 일이 본업이 됐군요.

“규모가 커지다 보니 일이 많아졌어요. 국내 고객들이 선호하는 디자인과 기능을 파악한 뒤 중국 제조사와 의견을 조율하고 제품을 생산했어요. 초창기에는 제품 생산, 유통, 마케팅 등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해야 했어요. 이때 참 많이 배웠습니다. 전동킥보드를 수리하면서 자주 고장 나는 원인을 분석해 품질을 끌어올렸어요. 슬슬 입소문이 나더니 대형마트에도 입점할 수 있었고요.”

한국교통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PM 판매는 2016년 6만 대, 2017년 7만5000대를 기록했고, 2020년에는 20만 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가 설립한 ‘로리스토어’는 현재 이마트와 하이마트 등 대형마트 16곳에 입점했고, 전국 20여 개 대리점에서 판매하면서 연매출 50억 원을 넘겼다. 이 대표는 ‘로리스토어 수익을 부스티에 쏟아붓고 있다’며 눈웃음을 지었다.

- ‘로리스토어’의 경험이 ‘부스티’의 발판이 됐군요.

“그럼요. 공유 PM 서비스 회사 중에서 PM을 직접 만들고 고친 사람은 드물 거 같아요(웃음). 사실 자동차나 대중교통으로 메울 수 없는 중·단거리 이동에는 전동킥보드만 한 게 없는 거 같아요. 지하철역에서 직장이나 대학 강의실까지 보통 1~3km 되는 ‘어중간한’ 구간이 꽤 있잖아요? 그런 구간에서 이용하는 게 좋은데, 막상 전동킥보드를 사려니 가격도 부담되고 관리하기에 불편하니 2017년 미국에서 ‘공유’ 개념이 등장했어요. ‘버드’나 ‘라임’은 공유킥보드 서비스 시작 후 1년 만에 1조 원 이상 기업가치를 자랑하고 있고요.”


전동킥보드가 환영받는 이유

[지호영 기자]

[지호영 기자]

- 급성장했군요.

“편리성은 물론이고 친환경 이동수단인 데다 빅데이터 활용 가치가 높기 때문이죠. 전동킥보드 1대는 휘발유, 경유, 가스로 가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약 1t의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고 해요. 한 지역에서 100대 운영하면 100t 이상 탄소가 저감되는데, 이는 30년생 소나무 1만6000그루를 심는 효과와 같아요. 심각한 문제가 된 미세먼지도 줄일 수 있겠죠. 여기에 전동킥보드 고객들의 동선을 데이터로 구축할 수 있습니다. 전동킥보드 GPS 데이터를 중앙관제센터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이용자가 자주 찾는 곳이나 대중교통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할 수 있죠. 부스티의 핵심 사업모델도 빅데이터 활용으로 정했어요. 공유 킥보드를 자주 이용하는 지점과 대중교통 지점의 상관관계를 빅데이터로 분석하고, 이를 이용해 대중교통 개선 등에 사용할 수 있는 거죠. 그리고 주행 데이터를 가공해 기업 마케팅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평균 주행거리 2km 이하 오프라인 이동경로 데이터는 자동차나 대중교통이 커버할 수 없는 영역이거든요. 이러한 모델을 통해 지방자치단체나 기업과 협업이나 매출 창출이 가능하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은 다시 부스티 이용자에게 돌아가 싸고 안전한 ‘부스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거죠.”

- 운영은 어떻게 하나요?


“부스티를 안전하게 잘 타고 안전하게 가져다 놓은 뒤 앱에 사진을 올리면 ‘블록체인 코인’(일종의 포인트)을 지급하려고 해요. 현재 1000원으로 5분 정도 이용하고, 이후 1분마다 100원 정도의 이용료를 생각하고 있는데, 이때 코인을 이용료로 사용하는 거죠. 오후 8시 이후에는 부스티를 회수해 점검과 충전을 한 뒤 다음날 새벽에 다시 배치할 계획입니다.”


美 샌프란시스코와 넘어야 할 산

대전의 한 대형마트에 전시된 킥보드와 자전거. [사진제공·로리스토어]

대전의 한 대형마트에 전시된 킥보드와 자전거. [사진제공·로리스토어]

-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선 12개 업체가 수천 대의 공유 전동킥보드를 한꺼번에 공급하면서 안전사고와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지적이 쏟아지자 결국 2개 업체(최다 2500대 공급)로 제한했는데요.

“맞아요. 미국에선 스테이션(거치대)이 없으니 도심 여기저기에 전동킥보드가 나뒹굴면서 여러 문제가 생겼는데, 그런 문제점은 이미 파악했어요. 그래서 저희는 지하철역이나 호텔, 레스토랑, 관광지 주변, 편의점 등에 전동킥보드 5~10대를 댈 수 있는 스테이션을 만들고 있어요. 물론 스테이션 외에 있는 전동킥보드도 GPS를 통해 최대한 빨리 수거할 거예요. 현재는 제주도와 부산의 기초단체, 경북 경주시 등 자치단체와 논의하고 있고, 중국과 태국 등 아시아 업체들과도 공동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태국에서는 대학 다닐 때 알고 지낸 태국인 친구가 귀국해서 전동킥보드 사업을 하고 있더라고요. 우연찮게 알게 돼 저희가 개발한 앱을 이용해 현지 공유 킥보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 글로벌 시장 성장세에도 국내에서 전동킥보드 등 PM은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돼 차도로만 운행해야 하는데요. 관련 규정 손질도 필요해 보입니다.

“맞아요. 도로교통법상 모터출력 590w 미만 전동킥보드는 원동기장치자전거여서 원동기장치자전거 면허를 따야 하고, 그것도 16세 이상만 취득할 수 있어요. 이륜차이다 보니 공원엔 갈 수 없고 도로로만 다녀야 하고요. 그런데 지난해 말 도시공원 내 통행이 가능하도록 PM 종류와 안전기준 등을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했어요. 올해 6월에 관련 규정도 정비된다고 하니 제도 개선에 맞춰 제품을 개발하려고 해요.”

- 회사 소개 자료를 보니 중국 칭화대 출신이 눈에 많이 띄네요.


“네. 대기업 잘 다니던 박경호 COO(최고운영책임자) 등 대학 후배들도 직장을 그만두고 합류했어요. 분야별로 실력 있는 친구들도 속속 합류해 각자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책임감이 더 커요. 그렇다고 두려울 건 없어요. ‘로리스토어’도 단돈 500만 원에 시작했는데, 젊다는 게 한밑천이니까요. ‘유니콘’에 올라탄 글로벌 1위 공유업체 만들어볼게요(웃음).”




신동아 2019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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