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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개 직업群 멘토 만나는 ‘교육판 유튜브’ 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원격영상 진로멘토링’

  • 김건희 객원기자 | kkh4792@hanmail.net

200개 직업群 멘토 만나는 ‘교육판 유튜브’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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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전국 초중고 ‘동시 멘토링’ 수업 가능
  • ● 학교는 부담 줄고, 학생은 생생 직업교육
  • ● 2016년 1900교 확대…“멘토링 공유場 만들 것”
200개 직업群 멘토 만나는 ‘교육판 유튜브’ 떴다

사진제공•한국직업능력개발원

2015년 9월 충남 보령 남포중학교 진로탐색시간. 천현희 진로부장 교사가 교실 전체가 화면에 잡히도록 웹카메라 각도를 조정했다. 수신과 동시에 모니터에 작은 화면 6개가 떴다. 첫 번째 화면엔 일일 멘토로 선정된 홍지수 아나운서의 모습이 잡혔다. 또 다른 화면엔 이 학교를 비롯해 경기 안양중·와우중, 경남 합천 해인중, 전남 신안 지명중 등 5개교 학생들이 잇따라 등장했다. 이날 멘토와 학생들은 원격영상 진로멘토링을 통해 처음 만났다.
멘토로 나선 홍 아나운서가 학생들에게 “‘깊숙이’와 ‘깊숙히’ 중 어떤 것이 맞느냐”고 묻자 여기저기서 학생들이 손을 들었다. 홍 아나운서가 해인중의 한 여학생을 지목하자 그 학생이 마이크를 잡으며 “‘깊숙이’가 맞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5개교 학생들은 박수를 쳤고, 여학생은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이어 학생들은 아나운서로 변신해 대설주의보가 발령된 강원도 산간 지역 소식을 뉴스로 전달하기 위해 날씨 기사를 작성했다. 와우중의 한 남학생이 여자 목소리로 뉴스를 시작하자 5개 교실에서 동시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날 보령, 안양, 화성, 합천, 신안에 위치한 5개교 학생들은 원격영상을 통해 각자의 교실에서 45분 동안 멘토링 수업에 참여했다. 비록 영상으로 만났지만, 학생들은 눈앞에서 친구를 사귄 듯 즐거워했다.
서로 다른 공간에 있는 학생들이 원격영상 시스템을 통해 동시에 진로멘토링 수업을 받고 있다. ‘산들바람 농산어촌 ICT(정보통신기술) 지원 원격영상 진로멘토링(원격영상 진로 멘토링)’이 학교 현장에 도입된 이후 나타난 변화다. ICT가 교육환경을 바꿔놓았다.



개인방송보다 진화한 플랫폼

그동안 농어촌 학교는 대도시 학교에 비해 명사 초청 특강이나 체험학습 측면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은 게 사실이다. 원격영상 진로멘토링의 등장으로 농어촌 학교의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현직 전문가들을 멘토로 초청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문규 남포중 교장은 “원격영상 진로멘토링은 인력과, 예산, 인프라가 풍부하지 않은 농촌 지역 소규모 학교에 반드시 필요한 프로그램”이라며 “학생들이 멘토와의 교류를 통해 다양한 직업의 세계를 발견함으로써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고 설계하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 기기를 갖춘 미래학교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시스템을 시골 학교에 도입한 곳은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하 직능원)이다. 1997년 설립된 직능원은 교육부와 노동부가 공동으로 설립한 정부출연 연구기관.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전문대 정책연구와 일학습 병행 프로그램 개발, 진로정보 제공, 국가자격제도 개발 등 국민의 일상에 필요한 교육 및 고용 분야에 대해 연구하고 정책을 개발한다. 
직능원의 원격영상 진로멘토링은 요즘 한창 화제를 모으고 있는 아프리카TV나 마이리틀텔레비전 같은 개인방송을 떠올리게 한다. 출연자와 시청자가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것처럼 멘토와 여러 학교 학생들이 실시간으로 의견을 주고받는다. 다른 게 있다면 학생들이 시청자처럼 댓글로 의사를 표명하는 게 아니라 멘토와 얼굴을 마주하고 소통한다는 점이다.
진미석 직능원 부원장은 “멘토링은 멘토(조언자)와 멘티(조언받는 사람)가 실시간으로 얼굴을 마주 보며 진행할 때 교육효과가 가장 좋다”며 “그런 점에서 원격영상 진로멘토링은 개인방송보다 진화한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원격영상 진로멘토링의 탄생은 농어촌 지역 학교들의 어려운 환경과 맞닿아 있다. 진로교육에서 현직 직업인이 멘토가 돼 조언을 해주는 것은 학생과 학교가 가장 선호하는 진로 교육방법. 현장에서 활동하는 사람의 생생한 경험만큼 학생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위학교 차원에서 교사가 멘토를 섭외하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 쉬울 리 없다. 더욱이 농어촌이나 시골 학교는 교통이 불편해 접근성이 떨어지는 데다, 사회적 인프라가 열악해 직업인을 초청하기도, 외부로 나가서 직업인을 만나기도 쉽지 않다.



2016년 1900개 학교 참여

전교생이 81명인 소규모 학교에서 근무하는 정경화 신안중 교사는 “소규모 학교는 소그룹으로 멘토링을 진행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제반 여건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탓에 학생들의 진로교육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기수 해인중 교사는 “직업현장체험을 하려면 학생들을 외부로 데리고 나가야 하는데, 학교 주변에 있는 거라곤 산과 들이 전부”라며 “농촌에서는 농부, 의료인, 엔지니어, 판매·서비스직 종사자가 대부분이어서 다양한 직업인을 만나는 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현실을 파악한 직능원 연구진이 머리를 맞댔다. 농산어촌 학생들의 교육 경쟁력을 높이고 이들을 위한 직업체험교육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으로 ICT를 활용해 물리적 공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기획했다. 그 결과물이 원격영상 진로멘토링이다. 
원격영상 진로멘토링은 농어촌 학교뿐만 아니라 전국의 초중고교에서 활용될 전망이다. 전국 초중고에 진로수업이 개설된 데다, 2016년부터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가 전면 시행되면서 진로 탐색의 기회와 필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자유학기제는 학생들이 중간고사, 기말고사 등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토론과 실습 등 체험활동 위주로 수업받는 제도로 박근혜 정부의 핵심 추진과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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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객원기자 | kkh479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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