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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김해新공항’ 연착륙이냐, 경착륙이냐

허브공항 환상 깨고 ‘진짜 고객’ 찾아라

제대로 된 공항 만들려면?

  • 허희영 |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 hyhur@kau.ac.kr

허브공항 환상 깨고 ‘진짜 고객’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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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항의 성패는 입지 선정 순간 갈린다. 실패한 국내 공항들은 모두 잘못된 입지 선정에 원인이 있었다. 김해공항은 입지만으론 신공항 건설에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좋은 입지는 훌륭한 공항의 필요조건일 뿐, 다른 조건이 모두 충족돼야 한다. 김해신공항의 성공 조건을 짚어봤다.
허브공항 환상 깨고  ‘진짜 고객’ 찾아라

활주로 증설을 둘러싼 사회 갈등을 소통과 신뢰로 풀어낸 모범 사례인 오스트리아 빈 국제공항.

김해 신공항 건설은 한마디로 항공 수요의 지속적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수용력을 확대하고 안전성을 제고하기 위한 항공교통 인프라 구축사업이다. 김해공항을 중심으로 비행기를 갈아타는 환승객을 목표로 하는 허브공항의 개념과는 처음부터 거리가 멀다.



인바운드 관광객 겨냥해야

국가적으로 허브공항은 왜 필요한가. 환승률과 환적률로 우열을 가리는 허브공항의 이점이 대체 무엇이기에 각국이 서로 경쟁적으로 허브공항을 건설하는 것일까. 대략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공항을 드나드는 항공편이 많아지면 그때마다 징수하는 착륙료 수입, 이른바 항공 수입이 늘어나는 게 첫째 이유다. 공항마다 차이는 있지만 김포국제공항과 인천국제공항의 경우 공항 전체 수입 중 이런 수입이 절반에 가깝고, 나머지는 임대업 등의 비항공 수입이다.

둘째 이유는 공항에서 갈아타는 항공편이 국적(國籍)항공사 비행기라는 점이다. 환승객이 많을수록 ‘홈그라운드’에 베이스캠프를 차린 국적항공사들의 수입은 는다. 이렇게 되면 항공업계가 부유해져 결과적으로 국가 경제에 기여하게 된다. 개항 당시부터 동북아지역 허브공항을 표방한 인천공항은 최근 일본 하네다 공항과 중국 푸둥 공항에 많은 환승객을 빼앗기면서 환승률이 15%대로 내려앉았다. 환승률이 40% 이상인 두바이 공항, 프랑크푸르트 공항, 싱가포르 공항 등과 차이가 크다. 이 때문에 인천공항의 고민이 커져간다.

허브공항 환상 깨고  ‘진짜 고객’ 찾아라

여객 접근성이 낮아 운영에 실패한 무안국제공항. [동아일보]

허브공항 환상 깨고  ‘진짜 고객’ 찾아라

잘못된 수요 예측으로 건설 후 개항조차 못한 울진공항.

모범사례 빈 국제공항

김해 신공항이 성공하려면 환승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외국에서 들어오는 인바운드 관광객을 표적으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해야 한다. 인천공항 환승객을 나누는 내부적 분산보다는 김해공항을 최종 목적지로 들어와서 체류하는 관광객을 겨냥하는 게 바람직하다. 허브공항의 환상에서 벗어나 신공항의 지향점을 제대로 설정하는 게 중요한 까닭이다.

김해 신공항은 현 김해공항의 2배가 넘는 규모로 설계되기 때문에 소음 피해 지역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신공항 지역의 소음은 개발 단계부터 직면할 최대 선결과제가 될 것이다. 공항 측과 지역 주민 간에 소음에 대한 관점이 다르므로 보상 과정에서 의견 차이는 필연적이다. 완전한 해결보다는 의견 차이를 어떻게 좁혀 불만을 최소화하느냐가 관건이다.

오스트리아의 빈 국제공항 활주로 증설 논의는 사회 갈등에 진정성 있게 접근하고, 소통과 신뢰를 바탕으로 대화합을 이뤄낸 모범 사례로 회자된다. 빈 공항은 1998년 당시 지금의 김해공항처럼 이용객이 증가하자 활주로 증설을 검토했다. 당연한 일이지만, 활주로 증설 계획은 논의가 시작되기도 전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공항 주변의 11개 마을 주민이 소음 피해를 우려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당시 공항 측은 정부로부터 제3 활주로 건설을 이미 승인받은 터라 법적인 문제는 없었다. 지역 주민의 반발에도 건설 공사를 밀어붙일 수 있었다. 그러나 공항 측은 이를 강행하지 않았다. 대신 주민 불만 최소화와 원활한 활주로 증설을 위해 조정팀을 꾸리고 갈등 조정의 권위자인 토마스 프라더 변호사를 고용했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중립적 갈등조정팀의 존재를 알리는 일부터 시작했다.



진정성 있는 소통 노력

제3자인 프라더 팀은 활주로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을 한 사람씩 찾아가 그들의 얘기에 귀를 기울였다. 공항 측 의견과 주민들의 주장을 똑같은 비중으로 다뤘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강경하던 주민들의 태도가 누그러지기 시작했다. 중재자의 진심 어린 노력에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한결같은 태도로 주민들의 말을 경청하고, 공항 측과 주민 간에 타협점을 찾고자 한 중재자의 노력이 주민들의 신뢰를 이끌었다.

마침내 지역 주민은 프라더의 중재에 따라 협상 테이블로 나왔다. 프라더는 시민단체와 지역 공무원들까지 협상에 참여하도록 권유했다. 이해관계가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듣는 것도 중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중재위원회를 구성하기까지 꼬박 1년이 걸렸다. 그러나 중재가 시작되고도 제3 활주로에 관한 협상은 미뤄놓았다. 기존 활주로에서 발생하는 소음 문제를 먼저 풀어야만 제3 활주로 증설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중재위원회가 열린 지 2년 후 공항 측은 지역 주민에게 최첨단 방음창과 공기정화기를 무상으로 제공했다. 또한 온실정원 설치를 지원했고 야간비행 횟수도 점차 줄여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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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희영 |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 hyhur@ka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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