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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여행·화성정착 중 전원 사망” “정착촌 건설 후 1000년간 지구화”

화성 이주, 사기일까 도전일까

  • 이한음 | 과학 칼럼니스트lmglhu@daum.net

“우주여행·화성정착 중 전원 사망” “정착촌 건설 후 1000년간 지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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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우주공간 무중력, 방사선 심각한 위협
  • ● 영화적 상상력 자극하는 홍보성 기획
  • ● 식량 조달부터 남녀관계까지 완벽 대비
  • ● 현재 기술력으로 정착 난관 해결 가능?
9월 27일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국제천문총회에서 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런 머스크는 야심만만한 계획을 발표했다. 80일 만에 사람을 지구에서 화성까지 실어 날라 인구 100만 명에 달하는 지속 가능한 정착지를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좀 황당해 보이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그가 해온 유별난 일들 덕분에 그의 말을 선뜻 내치기가 머뭇거려진다.

테슬라의 전기자동차, 스페이스X의 재활용 로켓이 그의 기발한 성공 사례다. 게다가 고속철도보다 훨씬 빠른, 시속 1000km의 ‘하이퍼루프’라는 교통수단을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실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화성을 인류의 식민지로 개척하겠다는 계획도 실현 가능하지 않을까.

그는 구체적인 일정을 내놨다. 2018년 화성까지 가는 가장 빠른 궤도를 찾아내는 일에 나서고, 2022년까지 유인 우주선이 화성과 지구를 오가게 하겠다고 했다. 지금 기술로는 7개월 반쯤 걸리는 기간을 약 80일로, 나아가 한 달로 줄이겠다고 했다. 그는 화성으로 사람을 보내 자급자족이 가능한 도시를 건설하기까지 40~100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일정은 계속 바뀌겠지만, 인류의 화성 진출 가시화 의지는 확실하게 드러냈다.

그러자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가 이끄는 우주선 개발사 블루오리진, 로켓 개발에 힘써온 보잉도 이에 뒤지지 않겠다고 열을 올린다. 이미 우주 개발을 향해 한발 들여놓은 마크 저커버그나 폴 앨런 같은 억만장자도 가만있지 않을 것 같다. 민간기업들이 느려터진 미국 항공우주국(나사, NASA)을 머쓱하게 만들기로 작정한 듯하다. 나사는 기껏 2020년 무인 착륙선을 화성에 보내 토양을 채취해 오겠다는 계획 정도만 내놓고 있다.



‘화성인’의 탄생

화성에 대한 관심을 처음 불러일으킨 인물은 이탈리아 천문학자 조반니 스키아파렐리다. 그는 성능 나쁜 망원경으로 화성을 열심히 관찰한 끝에 1877년 화성 지도를 발표했다. 지도에는 물길처럼 보이는 것들이 쭉 뻗어 있었는데, 그는 이들을 ‘카날리(canali)’라고 했다.

카날리는 망원경을 너무 열심히 들여다볼 때 으레 일어나는 착시 현상에 불과했다. 그 뒤로 화성을 관측한 이들도 비슷한 물길 같은 것이 나 있다고 했다. 머지않아 카날리는 영어 ‘canal’로 번역됐다. 운하라는 뜻의 이 단어를 접한 이들은 당연히 화성에 운하가 있다는 상상을 하게 됐다.

이를 적극 받아들여 널리 퍼뜨린 사람이 미국 천문학자 퍼시벌 로웰이다. 1880년대에 외교관으로 한국을 찾기도 한 그는 애리조나 주에 직접 천문대를 지어 화성의 운하를 관측했다. 15년 동안 관측한 끝에 화성의 운하 지도를 그렸다. 직선으로 뻗은 운하망이었다.

화성에 운하망이 있다면, 그것을 건설한 고도의 지능을 지닌 생명체도 있을 것이다. 로웰은 3권의 책을 써서 화성의 운하와 화성인 개념을 퍼뜨렸다. 소설 ‘타임머신’(1895)으로 유명한 영국의 H. G. 웰스는 화성인 개념을 재빨리 받아들였다. 그는 여기에 자신의 상상력을 보태 화성인이 지구를 침공한다는 장편소설 ‘우주전쟁’(1898)을 썼다. 이 소설은 지금까지 꾸준히 팔리며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를 낳았다.

에드거 라이스 버로스의 ‘바숨’ 시리즈도 많이 읽혔다. 존 카터라는 미국인이 우연히 화성으로 전송돼 화성 문명의 전쟁에 개입한다는 내용이다. 2012년 ‘존 카터 : 바숨 전쟁의 서막’이라는 영화로 만들어졌다. 이 작품은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화성 탐사 계획과 제임스 캐머런의 영화 ‘아바타’에 영향을 줬다. 결국 하나의 착시현상에서 시작된 화성에 관한 이미지가 한 세기에 걸쳐 인류의 뇌리에 형성된 셈이다.

망원경의 성능이 향상되면서 화성에 운하 따위는 없다는 사실이 서서히 밝혀졌다. 상상 속의 화성 문명에 결정적 타격을 입힌 것은 바이킹 탐사선이다. 1975년 나사는 바이킹 1호와 2호를 화성으로 날려 보냈다. 이듬해 두 탐사선은 화성 궤도를 돌며 찍은 사진을 보내왔다. 운하는커녕 물 한 방울 보이지 않았다. 화성은 메마르고 황량하기 그지없는 행성이었다. 탐사선은 착륙선을 화성 표면에 내려보냈다. 토양을 채취해 생명활동이 있는지 알아봤는데 결과는 부정적이었다. 화성인은커녕 미생물조차 살지 않는 곳으로 평가됐다.



얼음 녹여 바다 만들면…

그 이후 화성은 인류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붉은 바위와 모래를 보기 위해 엄청난 비용을 들여 화성까지 갈 필요가 있느냐’는 회의론이 대두됐다. 너무 큰 기대가 과학과 대중문화 양쪽에 타격을 입힌 셈이다.

나사는 회의론에 대응하고자 저렴한 비용으로 화성에 가는 방법을 모색했다. 1997년 바이킹 예산의 15분의 1에 불과한 비용으로 화성에 소저너라는 탐사 로봇을 내려보냈다. 소저너는 바퀴를 굴려 화성 표면을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었다. 여전히 돌과 모래뿐이었지만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에는 성공했다.

2012년엔 최신 장비를 갖춘 탐사 로봇 큐리오시티가 화성에 착륙했다. 이 탐사 로봇은 예상 기한을 훌쩍 넘겨 지금까지 돌아다니고 있다. 그러면서 수많은 사진을 통해 화성 표면의 세세한 특성을 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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