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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태 교수의 재미있는 마케팅 이야기

세계적 브랜드는 가치의 독특함에서 나온다

  • 홍성태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경영학

세계적 브랜드는 가치의 독특함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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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의 기술 여건상, 지금 당장 세계 최상의 품질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중저가 전략 등 가격 경쟁력에만 의존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러므로 당분간은 남들이 갖지 못한 ‘독특한 기능’을 먼저 갖추는 아이디어 싸움의 승자가 되어야 한다. 한마디로, 독특함이 없이는 세계적인 브랜드가 될 수 없다.》
소비자가 찾는 제품을 만들려면, 제품의 가치가 소비자에게 인정받아야 한다. 여기서 가치란 어떤 상품이 지니는 중요성이나 의미로서, 실제적 가치와 심리적 가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번에는 실제적 가치에 대하여 살펴보고, 다음달에는 심리적 가치, 즉 이미지에 대하여 알아보기로 한다.

소비자에게 실제적 가치를 전달하는 방법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여기서는 가격 면에서 또한 기능 면에서 가치를 더하는 방법들을 중점적으로 알아본다.

[ 제1부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하라 ]

저렴한 가격

소비자들은 제품의 품질이 웬만하면 가격이 저렴할수록 좋아한다. 그런데 그저 ‘조금’ 싸게 제품을 판매할 경우, 경쟁사들도 쉽게 쫓아올 수 있으므로 저가격 전략을 쓰려면 누구도 감히 흉내내지 못할 정도로 저렴해야 한다.

브뤼셀에 본부를 둔 EBA(EuroBelgian Airlines Express)의 비행기를 타면 제공되는 식사도 없고, 지정 좌석도 없으며, 무료 신문이나 잡지도 없고, 연결 항공편도 없다. 다만 유럽에서 찾아보기 힘든 매우 저렴한 요금이 있을 뿐이다. 다른 항공사의 평균 요금이 브뤼셀에서 빈까지 1284달러, 로마까지 1146달러, 바르셀로나까지 503달러인 데 비해, EBA는 175달러의 균일요금을 부과하고 있다. 단거리 항로와 제한된 승무원 수, 낮은 임금이 특징인 EBA의 군살 없는 항공서비스는 어쨌든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처럼, 품질과 서비스를 다소 희생하더라도 가격을 파격적으로 낮출 수 있다면 이것도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한 방법이 된다. 한 가지 유념해야 할 것은 저가격(low price) 전략과 저원가(low cost) 달성 노력을 혼동하여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저가격은 품질수준을 다소 낮추거나 기능을 줄여서라도 가격 자체로서 우위를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이와는 달리, 저원가 노력이란 동일한 품질을 유지하면서 되도록 원가를 낮추려는 것을 의미한다.

저가격 전략을 쓰는 기업에는 당연히 저원가가 뒷받침되어야 하지만, 다른 기업에게도 원가를 낮추려는 노력은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우선, 원가를 낮추는 방안들을 생각해 본다.

원가절감의 방안

첫째, 제품의 설계를 단순화하여 원가를 낮출 수 있다. 일본의 복사기 업체인 캐논이나 도시바 등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 했을 때, 그들은 부속품 수를 대폭 줄임으로써 진입장벽을 극복하였다. 뿐만 아니라 일본업체들은 표준부품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모델에 따라 상이한 부품을 쓰는 제록스에 비해 현격한 원가 우위를 지킬 수 있었다.

둘째, 원자재의 안정적 공급도 원가를 줄이는 방법이 된다. 예컨대, 건설회사들은 시멘트회사와 장기적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건설경기가 좋지 않을 때에도 시멘트 공급원을 확보할 수 있고 또 저원가를 통한 경쟁력 우위가 가능할 것이다.

도요타 자동차의 적시재고(JIT: just-in-time)시스템도 안정적 원자재 조달방법의 한 예다. 즉 무엇이, 언제, 얼마만큼 필요한지 예측하여 필요한 만큼의 부품만을 조립 라인에 배달하도록 관리하는 것이다.

셋째, 새로운 유통경로를 통해서도 원가절감을 꾀할 수 있다. 예컨대, 우편주문 방식은 상점 확보 등의 고정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으므로 원가 우위를 갖기도 한다.

우편주문 방식 제품이라 해서 저급품만은 아니다. PC Ltd라는 컴퓨터 판매회사에서는 우편주문 방식을 통해 재고 및 진열 등에 있어 원가를 절감하고, 결과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PC를 공급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PC Ltd의 PC는 견고함과 철저한 보증 및 애프터 서비스로 평판이 좋다. PC Ltd는 창립 3년 만에 7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가 되었다.

넷째, 좋은 상점 위치를 선점하는 것도 중요하다. 뒤늦게 시장에 진입하는 경쟁자는 상점(부동산)을 유지하는 데 더 많은 비용을 들여야 하고, 또한 지역 선정에 한계가 있다.

맥도날드의 성공요인 중의 하나는 부동산 구매에 관한 장기적인 관점에 있다. 그들은 상점 위치를 선정하는 데 탁월하여, 심지어 맥도날드가 생기는 곳에는 새로운 상권이 형성된다고 말하기까지 한다. 부동산 취득에서 얻는 원가절감이 그들의 이익을 창출하는 데 막대한 공헌을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다섯째, 시간절약은 원가절감의 필수요건이다. 마케팅에서 스피드란 단순히 ‘빨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기업의 총체적인 시간중심(time-based) 관리를 의미한다. 스피드 경영은 먼저(기회선점) 빨리(시간단축) 제때(적재적시) 자주(유연경영)의 네 가지 특징을 지닌다. 즉 고객에게 만족스러운 제품과 서비스를 남보다 빠르게 제공하는 능력을 말한다.

포드의 도널드 패터슨 회장은 성공하는 기업과 낙오하는 기업을 구분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는 시간에 대한 패러다임이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인텔의 앤드루 그로브 회장은 인텔이 보유한 강력한 무기야말로 스피드라고 말한다. 바야흐로, 21세기 기업 패러다임의 핵심은 “좋은 물건을 싸게”에서 “새로운 것을 빨리”로 바뀌고 있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가를 낮추기 위한 방법은 다양하다. 원가를 높이는 요소들은 도처에 잠재해 있으며, 거꾸로 원가절감의 소지도 많다. 그런데 어떤 기법도 비용절약의 분위기가 자리잡지 않고서는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최고 경영층의 의지, 보상제도 및 구조의 개선, 절약문화의 형성 등을 통해 원가절감 분위기를 심어가야 한다.

저가격 전략의 문제점

원가를 절감하려는 기업이 모두 저가격 전략을 택하는 것은 아니다. 저가격은 박리다매를 목표로 한 전략적 대안 중 하나일 뿐이다.

후발업체가 저가격으로 공격할 경우 선발업체가 쉽게 대응할 수 없는 것은, 기존 고객이 그 업체의 서비스에 기대하는 바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발업체가 서비스를 줄이고 이 전략을 모방하기는 쉽지 않다. 더구나 선발업체가 기존의 시설이나 운영 방법을 저가격 체제로 바꾸기는 어려우므로, 저가격 공격전략을 쓰는 기업은 어느 정도 우위를 지속시킬 수 있다.

그러나 절박한 상황에 빠진 선발업체가 저가격 전략에 대응하기 위해 급격한 가격 인하를 시도할지 모른다는 위험은 언제든 존재한다. 그러므로 저가격 공격전략을 고려하는 기업은 잠재적 가격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재정적 자원과 건전한 원가구조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또 다른 위험은 경쟁자가 몇 가지 속성을 첨가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뭔가 더 붙인(low-frills) 제품으로 포지셔닝하는 것이다. 모텔-식스(Motel-6) 체인은 60년대 처음 시작할 당시에 전화도 없고, 텔레비전도 없는 6달러짜리 여관방을 소개하였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경쟁자들을 불러모으는 결과를 낳았는데, 경쟁자들은 비슷하거나 약간 비싼 가격에 더 많은 서비스들을 제공하고 나섰다. 모텔-식스는 이름만 남았을 뿐, 6달러짜리 저가격 전략은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이미지가 관련된 경우, 가격파괴 전략은 더욱 위험하다. 딜라드(Dillard’s) 백화점 체인은 1983년 이후 10년 사이 매출이 6배나 뛰어 51억 달러에 이르며, 미국에서 다섯 번째로 큰 백화점 체인이 되었다. 그러나 94년부터 이익이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월마트 등 할인점에 위협을 느껴 ‘매일 저렴한 가격’(EDLP: every-day-low-pricing) 전략으로 나간 것이 화근이었다. 이것은 백화점에는 적절치 않은 방식이었던 것이다. 월마트와 같이 무지하게 싼 가격의 양판점으로 접근한 것도 아니고, 노드스트롬과 같이 고급 백화점으로 포지셔닝하지도 않은 채 ‘저렴함’과 ‘백화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쫓으려다가 어중간한 상태에 빠지고 만 꼴이 되었다. 요약하건대, 저가격 전략을 쓰려면 뛰어난 관리능력으로 원가를 절감할 수 있어야 하고 또한 판매량(volume)에 자신이 있어야 한다. 단순히 시장에 끼기 위하여 저가격 전략을 택한다면, 실패는 불을 보듯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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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태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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