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7월호

‘바다의 게릴라’ 잠수함을 잡아라

  • 이정훈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hoon@donga.com

    입력2005-05-23 16: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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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천함은 1만6000t급 미국 전함을 어뢰 한 방으로 실제 격침했다. 림팩 훈련에서 이종무함은 미국의 핵추진 잠수함을 가상격침했다. 그로 인해 이종무함 함장은 미국 태평양함대의 잠수함사령관으로부터 “귀함은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잠수함 사(史)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전과를 올렸습니다”라는 내용의 편지를 받았다. 한국의 잠수함 사업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가.
    • 잠수함을 둘러싼 강대국들의 싸움과 15년간의 대우-현대 싸움에서 방향을 잡지 못해 비틀대는 한국의 잠수함 정책을 점검한다.
    지난 수개월간 기자는 공군의 FX(차기 전투기) 사업에 대해 많은 기사를 써왔다. 이에 대해 적잖은 독자들이 이렇게 물어 왔다. “핵을 제외하면 FX 전투기가 가장 센 무기냐?”고. 기자가 생각하는 대답은 “아니다”이다. 전략가들은 핵을 제외한 최고의 무기로 잠수함을 꼽는다.

    전략가들은 그 이유로 FX 전투기는 적군에 탐지되나, 잠수함은 탐지되지 않는다는 점을 든다. 적진으로 침투한 FX 전투기는 최대 600km 바깥에서 적의 레이더에 탐지된다. 전자전기가 같이 떠서 적의 레이더망을 무력화한다고 해도, 침투 사실을 감출 수는 없다. 전자전이 실패하면, FX 전투기는 적의 방공미사일과 방공포 공격에 노출된다. FX 사업에 도전한 미국 보잉사의 F-15 전투기는 걸프전에서 이라크군의 대공미사일을 맞아 두 대가 격추된 적이 있다.

    그러나 바닷속은 매우 특수한 공간이라, 수km 떨어진 곳에 있는 물체도 탐지되지 않는다. 따라서 1998년 6월22일 속초 앞바다에서 한국의 꽁치잡이 어선이 내린 그물에 스크루가 걸린 북한의 유고급 잠수정처럼 정말 운이 나쁜 경우가 아니라면, 잠수함은 적진 코앞까지도 들키지 않고 접근할 수 있다. 그리고 그곳에서 적군을 공격하고 잠항(潛航)하면, 적군은 여간해서는 이를 찾아낼 수가 없는 것이다. 적에게 잘 들키지 않는 은밀성은 잠수함을 최고의 전략 무기로 꼽게 하는 첫째 요인이다.

    바닷속을 날아가는 잠수함

    둘째 요인으로는 잠수함의 공격능력이 거론된다. 수면과 바닷 속은, 해저(海底)에서 본다면 하늘과 같다. 공기 대신 바닷물이 채워진 공간을 고기와 잠수함, 그리고 수상함이 ‘날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크고 훌륭한 항공기일지라도 미사일 한 방만 맞으면 폭발한다. 폭발하지 않더라도 조종 불능이 돼 추락해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바다도 이와 똑같다. 바다에서 미사일은 어뢰다. 1999년 3월9일부터 4월10일 사이 한국 해군의 1200t급 잠수함 제2번함인 이천함은 괌 근처 태평양에서 미국 해군 등과 벌이는 탠덤 스러스트(Tandem Thrust) 훈련에 처음 참가했다. 3월25일 이천함은 1만6000t급인 미국의 퇴역 순양함 오클라호마시티함을 향해 유선(有線)으로 유도되는 독일제 수트(SUT) 중(重)어뢰를 실제 발사하는 기회를 가졌다. 이천함이 명중에 실패하면 미국의 로스앤젤레스급(7000여t) 핵추진 공격잠수함인 콜럼버스함이 마지막으로 미국제 M-48 어뢰를 발사할 예정이었다.

    이천함이 쏜 어뢰는 오클라호마시티함에 정확히 명중했다. 어뢰를 맞는 순간부터 기울기 시작한 오클라호마시티함은, 23분 만에 함체가 두 동강 나며 깊고 깊은 서태평양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 바람에 이천함이 실패하면 ‘뭔가 보여주려’고 준비하던 콜럼버스함이 입맛을 다셨다.

    잠수함은 크든 작든, 하나같이 수만t의 함정도 단 한 방에 수장시킬 수 있는 어뢰를 달고 다닌다. 은밀하게 접근해 KO 펀치를 날리기 때문에 잠수함은 최고의 전략무기로 꼽히는 것이다.

    셋째 요인은 재래식 잠수함은, 미국이 보유를 제한하는 무기가 아니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최고의 전략무기가 되고 있다. 핵이나 미사일·화학무기 등은 많은 사람을 희생시킬 수 있는 전략무기인데, 미국은 이러한 무기를 ‘대량살상무기(Weapon of Mass Destruction: 약칭 WMD)’로 정해 보유를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재래식 잠수함은 이 범주에 들지 않는다.

    제2차 세계대전 때 대서양과 태평양에서는 엄청난 잠수함 작전이 펼쳐졌다. 이때 크게 활약한 것이 ‘U보트’로 명명된 독일 해군의 잠수함이었다. 그러나 미국과 영국, 그리고 일본 해군의 잠수함도 U보트 못지않은 전과를 올렸다.

    이 시기의 잠수함은 전부 디젤엔진을 가동해 발전기를 돌리고, 여기서 나오는 전기를 배터리에 저장했다가, 이 배터리로 스크루를 돌려 잠항하는 체제였다. 이러한 잠수함을, 재래식 잠수함 혹은 디젤 잠수함이라고 한다. 잠항중인 재래식 잠수함이 배터리를 충전하기 위해 디젤엔진을 돌리면, 잠수함 내의 산소가 급속히 소모된다. 이러한 잠수함은 수면으로 부상(浮上)해 해치를 열거나, 얕게 잠항하는 상태에서 스노켈(snorkel)이라고 하는 공기 흡입관을 수면 위로 뽑아내 함내 공기를 갈아주어야 한다.

    포경선은 고래가 숨을 쉬려고 수면으로 떠오를 때를 기다렸다가 작살을 발사한다. 그와 똑같이 수상함은 잠수함이 환기(換氣)를 위해 떠오를 때를 집요하게 기다린다. 그리고 잠수함이 부상하면 함포 사격을 하거나 폭뢰(爆雷)를 떨어뜨리며 잠수함 사냥에 나선다.

    폭뢰는 일정 수심을 내려가 터지는 폭약인데, 폭약이 터지는 순간 일시적으로 큰 수압이 발생한다. 이러한 폭뢰를 맞거나 폭뢰가 일으킨 강력한 수압에 노출되면, 잠수함의 외부를 둘러싼 압력선체는 깨지거나 균열을 일으킨다. 압력선체가 손상된 잠수함은 부력 체제가 무너지기 때문에 부상하지 못하고, 추락하는 항공기처럼 ‘영원한 잠수(침몰)’를 하게 된다.

    때로는 대잠(對潛) 헬기인 링스나 대잠초계기인 P-3C 등을 띄워 공격하기도 한다. 하늘에서는 공기를 갈다가 황급히 잠수하는 잠수함이 만든 항적(航跡)이 더 잘 보이기 때문에, 쉽게 잠수함을 찾아내 공격할 수 있다. 따라서 환기하기 위해 자주 부상하지 않아도 되는 잠수함을 만드는 게 세계 최강국들의 꿈이었다.

    이러한 꿈은 원자로가 개발됨으로써 이루어졌다. 원자로는 산소를 전혀 소모하지 않고 핵연료를 태운다(원자력발전소에 있는 원자로도 마찬가지다). 핵연료는 일 년에 두세 차례만 갈아주면 되므로, 디젤 엔진 대신 원자로를 탑재한 핵추진 잠수함은 수개월 동안 부상하지 않고 작전할 수 있다.

    장기간 잠항하면 승조원들의 호흡으로 인해 함내의 산소가 소진된다. 하지만 이러한 산소는 모항에서 출항하기 전에 잠수함에 실은 압축 산소통을 열어 보충하거나, 물(H₂O)을 전기분해해서 얻는다. 물을 전기분해하는 데 필요한 전기는 원자로에서 나오는 전기로 얼마든지 마련할 수 있다. 따라서 식량과 식수만 충분하면 핵추진 잠수함은 수개월 동안 떠오르지 않고 잠항할 수 있는 것이다. 미국·소련·영국·프랑스·중국 등 제2차 세계대전 승전국들은 핵추진 잠수함 개발에 매달렸다.

    이러한 경쟁에서 월등히 앞서간 나라가 미국인데, 미국은 모든 잠수함을 핵추진으로 제작했다. 미국의 핵추진 잠수함은 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것과 탑재하지 않은 것으로 나뉜다.

    전자(前者)의 대표는 오하이오급 잠수함(1만7000여t)이고, 후자는 버지니아급(7800여t)·로스앤젤레스급(7000여t)·시울프급(6800여t)·벤저민 프랭클린급(8300여t) 잠수함이다. 나머지 4개국은 현재 재래식 잠수함에서 핵추진 잠수함으로 교체해 가는 중이다.

    주요 국가들이 핵추진 잠수함 제작에 열을 올리자,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승전국이자 UN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다섯 개 나라만 핵추진 잠수함을 갖도록 했다. 나머지 나라는 재래식 잠수함만 보유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잠수함 작전을 펴 수많은 연합국 함정을 침몰시킨 독일과 일본에 대해서는 한층 엄격한 제재를 가했다. 독일 해군은 600t 이하의 재래식 잠수함만 갖게 한 것이다. 그러나 잠수함 수출에 대해서는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일본에 대해서는 크기를 제한하지는 않았으나 수출은 금지했다.

    잠수함이 작으면 식량과 식수 등도 조금밖에 싣지 못한다. 때문에 작은 잠수함은 먼바다로 나가지 못하고 연안에서만 주로 작전하게 된다. U보트에 대한 공포가 남아 있는 연합국은 독일 해군에게 고삐를 채워놓기 위해 600t 이하의 재래식 잠수함만 보유하게 한 것이다.

    그러나 U보트를 만들었던 독일의 기술자들은 HDW 조선소에 모여 ‘작지만 아주 강력한’ 206 잠수함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 기술을 토대로 1200t급의 수출용 잠수함 209를 제작해 세계 시장을 두드렸다.

    유선으로 유도되는 수트(SUT) 중(重)어뢰를 탑재한 209 잠수함은, 재래식 잠수함 중에서는 세계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다. 일약 세계 잠수함 시장의 베스트 셀러가 된 것이다. 1983년 10월9일 아웅산 사태를 겪은 전두환(全斗煥) 대통령은 두 가지 중요한 국방정책을 추진하기로 결심했다. 하나는 박정희 대통령 때 실험발사에는 성공했으나 양산품 개발에는 성공하지 못한 지대지 미사일 현무(NHK-2)의 개발을 완료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잠수함을 도입하는 것이었다.

    어느 나라든 잠수함은 은밀히 건조한다. 1983년 4월2일 한국은 코리아타코마 조선소에서 150t급 잠수정 ‘돌고래’를 진수했는데, 그때는 물론이고 지금까지도 이 사실은 공식적으로 공개된 적이 없다.

    이어 전두환 정권은 은밀히 독일에 접근해 209의 판매를 요청했다. 그러나 미국에 알려져 209 도입 작업은 일시 중단되었다. 그러다 전대통령 말기에 다시 추진해, 1987년 HDW측과 세 척을 도입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그리하여 노태우 대통령 때인 1992년 독일에서 제작하고 대우중공업에서 최종 조립한 209 잠수함이 처음 한국에 들어왔다. 이것이 바로 1번함인 장보고함이다.

    재래식 잠수함은 3∼4일에 한 번씩 부상해 공기를 갈아주어야 한다. 그러나 잠항중에는 핵추진 잠수함보다 훨씬 조용하기 때문에 은밀히 상대를 타격하는 데는 핵추진 잠수함보다 뛰어나다.

    미국이 핵추진 잠수함에 몰두하는 사이 독일은 재래식 잠수함의 성능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켰고, 그것이 한국 같은 중규모 국가가 전략무기를 가질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잠수함은 항모를 위협하는 최대의 적

    209 잠수함의 척당 가격은 대략 2억 달러다. 반면 80여 대의 항공기를 싣고 있는 10만t의 니미츠급 항공모함의 가치는 수백억 달러에 이를 것이다(40여 대의 FX 전투기를 도입하는 예산이 40억 달러다. 여기에 항모 건조 가격, 각종 관제장비 등을 보태면 항모의 가격은 수백억 달러로 늘어난다). 그러나 수백억 달러짜리 항모도 잠수함에게 걸려들어, 한 방 혹은 두 방의 어뢰를 정통으로 맞으면 ‘수장(水葬)’될 수 있다.

    항모 보유국들은 탐지되지 않는 잠수함에 대해 신경이 날카로워질 수밖에 없다. 오랜 고민 끝에 항모 보유국은 매우 원시적이지만 아주 그럴듯한 해답을 찾아냈다. 이 해답은 잠수함의 약점을 이용한 것이었다.

    물 속은 수면보다 저항이 훨씬 커서, 잠항하는 잠수함은 수상함보다 최고 속도가 10노트 정도 느리다. 잠수함이 수상함을 따라가려면 자주 엔진을 돌려 배터리를 충전해야 하는데 엔진을 돌릴 때마다 잠수함에서는 큰 소리(엔진 가동음)가 발생한다. 재래식 잠수함이라면 함내 산소도 빨리 부족해질 것이다. 부상해야 할 시간이 빨라지는 것이다.

    수상함도 잠수함을 피하기 위해 수중 음향 탐지기인 소나(sonar)를 달고 있어, 잠수함이 만든 소음을 탐지할 수 있다. 잠수함이 있는 것을 알면 수상함은 곧 폭뢰를 떨어뜨리는 등 갖가지 대(對)잠수함 작전을 펼칠 수 있다. 항모 보유국은 잠수함이 가진 이러한 약점에 기초해 항모 선단 전체가 고속 기동하는 방법을 택했다. 이 때문에 항모에서 이착함하는 함재기는 ‘흔들리는 활주로’(항모)에서 뜨고 내릴 수 있도록 훈련이 강화되었다.

    잠수함이 전략무기라는 사실은 적군의 항구를 봉쇄할 때 여실히 증명된다. 이때는 어뢰가 아니라 기뢰(機雷)를 사용한다. 기뢰는 한마디로 바다에 설치하는 지뢰인데, 기뢰는 수상함이나 물속을 항진하는 잠수함과 접촉하면 터지는 무기다.

    기뢰가 터지면 수상함과 잠수함은 선체에 구멍이 나 침몰하거나 항해불능이 된다. 옛날의 기뢰는 물에 둥둥 떠 있다가 함정과 접촉해야만 터졌다. 그러나 요즘의 기뢰는 수면뿐만 아니라 수중, 심지어 해저에도 설치된다. 수중과 수면에 부설된 기뢰는 위로 배가 지나가면 이를 감지해(自己感應) 올라가서 터진다.

    잠수함이 기뢰를 싣고 적 항구로 가 이를 풀어놓으면, 적 함정은 꼼짝 못하고 항구에 갇히게 된다.

    1982년 영국과 아르헨티나가 벌인 포클랜드 전쟁은 잠수함의 위력을 여실히 보여준다. 당시 아르헨티나는 4척의 잠수함을 갖고 있었으나 산루이함 한 척만 가동됐다. 이 한 척의 잠수함 때문에 영국의 수상함 32척이 매달렸다. 그러나 산루이함은 단 한 번도 탐지되지 않았다(반면 산루이함도 영국의 수상함을 공격하지 못했다).

    영국도 잠수함을 풀어놓았다. 고삐 풀린 영국의 잠수함은 바닷속을 헤집고 다니다 아르헨티나 순양함 벨그라노함에 어뢰를 발사해 가라앉혔다. 그로 인해 겁을 먹은 아르헨티나 함정은 전부 모항으로 들어가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영국은 잠수함 세력이 강했기 때문에 제해권을 확보했고, 덕분에 포클랜드 전쟁에서 이길 수 있었다.

    거대한 항공모함까지 사력을 다해 달리게 하고, 적 항구를 봉쇄하며, 제해권을 결정하는 무기가 잠수함이다. 미국은 핵추진 잠수함에 집중하다 재래식 잠수함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했다. 그 덕분에 한국은 중요한 전략무기인 잠수함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같은 재료라도 누가 요리하느냐는 ‘손맛’에 따라 음식 맛은 크게 달라진다. 이와 마찬가지로 같은 209라도 누가 조함(操艦·함정을 조종하는 것)하느냐에 따라 전투능력이 크게 달라진다. 209는 최대 50일 동안 보급을 받지 않고 작전할 수 있다. 잠수함 보유 후발국이지만 한국 해군은 209를 갖고 단기간에 원양(遠洋)작전에서 성공한 대표적인 국가로 꼽히고 있다.

    림팩(RIMPAC:영어로는 Rim of Pacific이기 때문에 이 훈련 명칭은 RIMPAC이 되었다)은 짝수 연도마다 미국과 태평양 주변에 있는 친미 국가 5개국 해군이, 수상함과 잠수함을 하와이 부근 바다로 보내 벌이는 대규모 연합 훈련이다. 잠수함을 보유한 나라 처지에서 보면 이 훈련은 상당한 가치가 있다.

    사람마다 지문이 다르듯, 배에서 나오는 소리는 전부 다르다. 물속에 있는 잠수함은 ‘듣기’만으로 어선인지 상선인지, 아군함인지 적군함인지를 구분해야 한다. 이러한 구분을 하려면 미리 세계 모든 함선의 소리를 녹음한 ‘자료’가 있어야 한다.

    평소 6대양을 누비고 다니는 미국 잠수함이 하는 일 중의 하나가, 바로 다양한 함정 소리를 수집해 이 소리의 주인이 누구인지 확인하는 것이다. 해군 정보부대는 이러한 자료를 모아 다시 미국 잠수함들에게 나눠준다. 이러한 자료가 있기 때문에 물속에 있는 미국 잠수함은 소리만 듣고도 어떤 함정인지 판별할 수가 있다.

    림팩 같은 연합훈련은 한국에게는 이러한 ‘자료’를 수집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된다. 림팩 훈련은 청군과 황군으로 나눠 진행되는데 미국은 피아(彼我)를 식별하고 상선이나 어선에 대한 오인 공격을 막기 위해, 사전에 미국이 채집한 자료를 나눠준다. 미국에게 이 자료는 ‘훈련용’이겠지만, 한국에는 ‘정보의 바다’다.

    13척을 격침한 이종무함

    세계 유수의 국가들은 이러한 자료를 얻기 위해서라도 ‘기를 쓰며’ 미국과 연합훈련에 참가하려고 하는 것이다. 미국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게 있어 ‘훈련용 자료’는 동맹을 만드는 훌륭한 미끼다. 훈련을 통해 수많은 친구를 만들고(동맹), 우정을 쌓음으로써(교제), 미국의 영향력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림팩 훈련의 이면에는 이러한 국제정치학이 녹아 있다.

    한국에서 하와이까지의 거리는 약 4500해리(약 8100km)다. 왕복으로 따지면 9000해리, 1만6200km나 된다. 원양(遠洋) 항해 경험이 적은 한국으로서는 과연 우리 잠수함이 이렇게 먼 거리를 잠항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래서 먼저 편도 거리가 2000해리(약 3600km) 남짓한 괌까지 보내려고 했다.

    괌까지의 항해는 2번함 최무선함이 맡았다. 1996년 10월7일 진해를 출항한 최무선함은 10월18일 괌에 입항했다가, 11월3일 진해로 귀항했다. 한국 잠수함의 첫 장거리 잠항이 성공한 것이다. 이듬해인 1997년 4월15일부터 7월21일 사이에는 1번함 장보고함이 하와이까지의 단독 잠항에 성공했다.

    1998년, 자신감을 얻은 해군은 잠수함의 림팩훈련 참가를 결정하고, 5번함 이종무함을 한국형 호위함(FF)·P-3C 대잠초계기 등과 함께 파견했다. 하와이 진주만에 도착한 이종무함은 미국의 칼빈슨 항공모함을 중심으로 한 전투단과 이동로 차단 작전을 벌이는 등 다양한 훈련을 했다.

    이 훈련이 끝난 후 6개국 함정은 황군과 청군으로 나뉘어 실전과 방불한 본격적인 연습에 들어갔다. 이종무함은 황군에 속하고, 같이 간 한국 호위함은 청군에 속했다. 청군에는 미국의 벤저민 플랭클린급 핵추진 잠수함인 카메하메하함(8300여t)도 소속되었다.

    연습이 시작되자 이종무함은 종횡무진 바다를 누비며 카메하메하함에 가상 어뢰를 발사해 격침했다. 이 훈련사상 가장 큰 전과를 거둔 것이다. 이어 미사일 구축함 두 척, 미사일 호위함 한 척, 상륙정 한 척 등 도합 다섯 척의 미국 함정과, 한 척의 한국 호위함, 한 척의 칠레 구축함 등 모두 13척의 함정을 가상 격침했다.

    이러한 전과는 1997년 6월5일부터 7월8일 사이 괌 부근 태평양에서 열린 ‘키노트(Key Note)-4 훈련’에 참가한 4번함 박위함이 기록한 10척 격침을 능가하는 ‘대기록’이었다. 게다가 이종무함은 황군 소속 잠수함 중에 훈련이 끝나는 날까지 유일하게 살아 남았다.

    처음으로 림팩훈련에 참가한 한국의 ‘꼬마’ 잠수함이 이처럼 큰 전과를 올리자, 미국 태평양함대의 잠수함사령관인 알 코네츠니 소장이 이종무함장(대령)에게 이러한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이종무함이 카메하메하함을 격침한 것을 축하합니다. 이종무함이 청군 세력을 전멸(decimation)시킨 능력과 기술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종무함이 거둔 전과는 황군에게는 큰 영광이고, 청군의 사기를 꺾어 놓기에 충분한 것이었습니다. 이종무함은 황군 잠수함 세력에 좋은 모범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알 코네츠니 소장’

    코네츠니 소장은 이종무함이 한국으로 돌아갈 때 다시 편지를 보내왔다. 이 편지에는 ‘이종무함은 연합 훈련에 참가한 잠수함 중 유일하게 장비결함을 일으키지 않은 함정이었습니다. 이는 100년 전통을 자랑하는 태평양 잠수함사령부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사례가 아닐 수 없습니다.… 여러분은 분명 위대한 나라의 훌륭한 사절단이었습니다. … 알로하!(하와이식 인사) 당신의 고국까지 안전한 항해를 기원합니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하와이 오하후섬에는 파인애플을 키우는 유명한 돌(Dole) 농장이 있다. 하와이 출항을 앞두고 이종무함 승조원들은 ‘진짜로’ 림팩훈련에 참가하고 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파인애플을 몇 박스 사서 실었다. 진해항에 돌아온 이종무함은 물론 알 코네츠니 소장이 보낸 편지도 보여주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파인애플을 보고 ‘정말로 이종무함이 림팩훈련을 마치고 왔구나’하고 믿게 되었다고 한다.

    이종무함이 림팩 훈련에 참가하고 있을 때인 1998년 7월, 국방과학연구소와 LG정밀(지금은 LG이노텍)은 ‘백상어’로 명명된 한국형 어뢰 개발을 완료했다. 백상어 개발은 잠수함 작전을 자주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이 어뢰는 소나를 달고 있어, 상대가 내는 음파를 감지해 따라 들어간다. 그러나 상대가 어뢰가 발사된 사실을 알고 자신보다 훨씬 더 큰 소리를 내는 장치를 사출하면, 백상어는 이 장치를 상대로 잘못 알고 따라 들어가 자폭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한 것이 독일제 수트 어뢰다. 수트는 유선으로 목표물까지 정확히 유도되므로 상대의 기만에 속지 않는다. 백상어 개발은 유선 유도 어뢰 개발을 위한 출발점이 되었다.

    삐걱대는 KSS-Ⅱ 사업

    괜찮은 장비에 괜찮은 조함술 덕분에 잘 나가던 한국의 잠수함 확보 사업은 김영삼 정부 말기부터 난항을 겪기 시작했다. 이때 독일 해군은 ‘600t 이하 잠수함만 보유한다’는 족쇄에서 풀려 1500t급의 212 잠수함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수출형인 1800t급의 214 잠수함 제작에 들어갔다.

    214에는 재래식 잠수함의 잠항 기간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AIP(Air Independent Propulsion: 공기 不要 추진체제)가 달려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 장비는 연료전지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다.

    물(H₂O)을 전기분해하면 수소와 산소가 생긴다. 이와 반대로 수소와 산소를 결합하면, 물과 전기가 생산된다. 연료전지란 수소와 산소를 갖고 다니다가 필요시 결합시켜, 물을 만들고 동시에 전기를 생산하는 장치다. 이렇게 생산된 전기를 배터리에 충전하면, 잠수함은 상당기간 디젤엔진을 돌리지 않아도 계속 잠항할 수 있다. 디젤엔진만 갖춘 잠수함은 3∼4일에 한 번씩 ‘부상(浮上)’해야 하나, AIP를 단 잠수함은 보름에 한 번만 부상해도 된다. AIP의 개발로 214는 핵추진 잠수함이 보유하던 장기 잠항 능력을 어느 정도 따라가게 되었다.

    둘째 특징은 잠망경에 적외선(Infra Red: IR) 탐지 장비를 단 것이다. 이 장비를 달면 한밤중에도 잠망경을 뽑아 올려 사방을 살펴볼 수가 있다. 이 장비는 6∼7초만 돌려도 사방의 사진을 정교하게 찍는다. 따라서 야간 작전과 유사시 적국 근해로 침투해 정탐활동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셋째 특징은 잠수함의 압력 선체 바깥에 길게 센서를 붙이는 소나인 FAS (Flank Array Sonar) 장착이다. 209 잠수함의 길이는 54.45m다. 음파 중에는 파장이 209보다 큰 ‘초장파’가 있다. 초장파는 대개 멀리서부터 오는 것인데, 209의 소나는 이러한 음파를 탐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독일은 이러한 초장파를 잡기 위해 잠수함 선체에 길게 센서를 설치하는 소나를 만들었는데, 그것이 바로 FAS다.

    이러한 장치를 장착한 214를 도입하되 그 설계 기술까지 배우겠다는 것이 당시 해군의 의지였다. 그때까지 독일의 HDW로부터 209 잠수함 설계 기술을 배워온 것은 대우중공업(현재의 대우조선)이었는데, 대우중공업은 214 제작에도 참여하게 되었다.

    그러자 1986년 209 도입을 추진할 때부터 잠수함 건조사업 진출을 노리던 현대중공업이 공정한 기회 보장을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하는 등 강력히 반발했다. 김영삼 정부의 마지막 국방장관인 김동진(金東鎭)씨는 214를 건조할 업체를 정하지 못하고 퇴임했다. 대우와 현대의 싸움이 치열해지면서 잠수함 건조업체 선정은 김대중 정부에서도 뜨거운 감자가 되었다. 그런 가운데 대우그룹이 부채로 무너졌다. 대우중공업은 알짜 기업만 챙겨 대우조선이 되고, 대우중공업은 ‘사라지는 회사’가 되었다.

    대우그룹이 붕괴하는 와중인 2000년 11월22일 국방부는 현대중공업을 차기 잠수함(KSS-Ⅱ) 건조업체로 선정했다. 국방부는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에 비해 400억원 정도 싼 9450억 원을 써냈다며 현대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그러자 그 동안 209를 건조하고 창정비까지 해온 대우조선이 반발하고 나섰다. 대우조선은 ‘현대중공업은 잠수함 건조 실적이 없고 향후 계획만 있다. 현대중공업 선정은 과거 실적과 현재 능력을 검토해 업체를 선정한다는 원칙을 무시한 것’이라며 서울지법에 국가를 상대로 한 계약체결청구권 가처분 신청을 냈다. YS 정권 때는 현대가 가처분 신청을 내고, DJ 정권에서는 대우가 가처분 신청을 낸 것이다.

    차기 잠수함 KSS-Ⅱ는 독일의 HDW 기술진이 설계하고 한국 업체는 HDW를 보조하며 설계 기술을 배우는 것으로 시작한다. 여기서 국가적으로 깊이 생각해 봐야 할 문제가 발생했다.

    잠수함 설계에 참여한 적이 없는 현대중공업 기술진은 독일 HDW에서 기초부터 배우기 시작했다(그러나 기본 실력이 있으므로 빠른 시간 내에 상당한 수준으로 발전할 것이다). 그런데 209 제작을 통해 이미 상당한 기술을 습득한 대우조선 기술진은 일이 없어 노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크루즈 미사일을 개발하라

    현대중공업을 차기 잠수함 제작업체로 지정하면서 국방부는 앞으로 잠수함은 두 개 회사가 번갈아 제작하는 경쟁체제로 가겠다고 했다. 그런데 상당 수준에 올라선 쪽의 기술진은 사장시키고, 신규로 참여한 쪽만 키우는 결과를 만든 것이다. 여기에 대우조선이 가처분 청구까지 해, KSS-Ⅱ는 신속히 전진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기사를 위해 기자는 해군에 취재를 의뢰했으나 해군 측은 응할 수 없다며 회피했다. 해군의 이러한 소극적 자세도 잠수함 사업을 둘러싼 암투를 의식한 것이다.

    한 전략가는 “이렇게 된 이상 잠수함 문제는 전체 국방력 차원에서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며 이렇게 지적했다.

    “한국은 미사일 기술통제체제(MTCR)에 가입했기 때문에 500km 이상 날아가는 미사일을 보유할 수 없다. 우리가 1000km를 날아가 공격하는 FX 전투기를 도입하는 것은 1000km를 날아가는 북한의 노동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북한은 이렇게 상대한다 치고 주변국을 한번 살펴보자. 한반도를 둘러싼 4강 중 미국과 일본은 F-15를, 러시아와 중국은 수호이-27(수호이-35의 원형)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이 FX 전투기를 도입하는 것은 이제 겨우 주변국가 수준에 도달한 것이 된다. 이러한 전력으로는 유사시 억제력을 발휘할 수 없다. 그러나 잠수함은 다르다. 잠수함은 게릴라적 특성이 있어 상대를 기습 공격할 수가 있다. 이제는 비용 대 효과를 분석하며 국방을 계획해야 한다. 수백억 달러에 이르는 항모에 위협을 가하는 잠수함이야말로 한국이 가질 수 있는 억제력이 가장 큰 무기다. 이것부터 확충하는 것이 한국의 자주성을 지키는 길이다.”

    이 전략가의 지적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재래식 잠수함 분야를 볼 때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 한국 해군이 가진 아홉척의 209함 중에 7·8·9번함은 대함(對艦) 공격 미사일인 하푼(harpoon·작살)을 달고 있다. 하푼은 백상어 어뢰처럼 스스로 목표물을 찾아가는 미사일이다.

    적함이 한 척만 있는 곳으로 쏘면 하푼은 정확히 적함을 향해 날아간다. 그러나 여러 척이 있거나 섬 주변에 있는 적함을 향해 발사하면 섬과 같은 가장 큰 표적을 향해 날아가는 문제가 있다.

    미국의 오하이오급 핵추진 잠수함(SSBN)에는 수직으로 발사되는 탄도미사일이 장착돼 있다. 탄도미사일은 덩치가 큰데다 수직으로만 발사되기 때문에 덩치가 매우 큰 핵추진 잠수함에서만 발사할 수 있다. 반면 로스앤젤레스나 시울프급처럼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은 핵추진 잠수함(SSN)에는 ‘토마호크(tomahawk·도끼)’라고 하는 크루즈 미사일을 장착한다. 미국 잠수함은 토마호크도 수직으로 발사했다.

    그런데 영국 해군은 토마호크를 어뢰처럼 수평으로 발사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로써 잠수함은 토마호크를 잠수함과 나란히 가로 방향으로 놓을 수 있게 되었다. 작은 잠수함도 토마호크를 실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하푼은 스스로 목표를 찾아간다는 점에서 토마호크와 같은 크루즈 미사일이다. 그러나 덩치가 작아 함정처럼 작은 목표물만 파괴한다. 반면 덩치가 큰 토마호크는 지상기지 같은 큰 목표물을 파괴한다. 토마호크는 GPS 위성을 통해 유도되므로 목표물을 정확히 가격할 수 있지만, 하푼은 이러한 유도를 받지 못해 가끔 목표를 상실한다.

    현재 한국 해군이 가질 수 있는 크루즈 미사일은 하푼이 마지막이다. 특별한 정치적 변수가 일어나지 않는 한, 앞으로도 상당기간 미국은 토마호크를 한국에 제공하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미국은 영국에는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발전하는 과학기술은 곧 GPS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토마호크에 버금가는 정확도를 기록하는 크루즈 미사일을 개발해낼 것이다.

    이러한 가능성은 영불 합작회사인 MBD 다이내믹스가 GPS의 도움 없이도 비교적 정확히 목표물까지 날아가는 항공기 탑재용 크루즈 미사일 ‘스톰섀도’를 개발한 데서 간접 확인된다.

    크루즈 미사일은 사정거리가 대개 300km 이내이므로 이를 만들어 보유하는 것은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 위반이 아니다. 한 전략가는 “한국이 GPS 없이도 목표물까지 정확히 날아가는 크루즈 미사일을 개발하고, 이것을 잠수함에서 수평으로 발사될 수 있도록 개량한다면 한국의 국방력은 비약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이러한 무기를 실은 잠수함이 동해와 서해 그리고 서태평양을 돌아다닌다면 북한은 물론이고 주변국들도 한국을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단언했다.

    209를 214급으로 개량하라

    이러한 노력과 함께 병행할 것이 잠수함 수의 증가와 기존 잠수함의 개량이다. 현재 한국 해군이 생각하는 KSS-Ⅱ의 규모는 단 세 척이다.

    이에 대해 전략가들은 “많은 사람들은 이지스함을 대단한 무기로 생각하는데, 이지스는 방어만 할 뿐 공격 능력은 약한 함정이다. 척당 가격이 10억 달러나 하는 이지스함보다 3억 달러에 불과한 KSS-Ⅱ의 억제력이 훨씬 더 크다. 수상함 세력을 키우기보다는 잠수함 세력을 키우는 것이 비용 대 효과 면에서 뛰어나므로 KSS-Ⅱ의 생산을 늘리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잠수함은 6년에 한 번씩 창정비를 한다. 창정비는 잠수함을 완전 분해한 다음 마치 새로 잠수함을 건조하듯이 추진된다(잠수함은, 비유해서 말하면 ‘뚜껑 없는’ 함정이다. 선체를 뜯어내야 내부 장비를 교체할 수 있다. 그래서 창정비는 잠수함을 완전 해체한 후 실시된다).

    이렇게 209 잠수함을 해체할 때 AIP를 집어넣고 FAS를 장착하며 적외선 잠망경을 설치한다면, 209는 214 수준으로 성능이 향상된다. 전략가들은 이런 식으로 209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쪽으로 창정비할 것을 주문한다.

    이러한 구도는 대우와 현대의 기술진을 풀가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 한 소식통은 해군 내에서 잠수함 병과의 위상을 높여야 한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해군은 덩치 큰 육군이 국방 예산을 독식하기 때문에 해군이 발전하지 못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는 옳은 지적이다. 그런데 해군 내부로 눈을 돌려보면, 수상함 장교들이 주요 정책 부서를 장악하고 있어, 예산을 수상함 위주로 배분하는 것이 목격된다. 1998년 림팩에서 이종무함이 좋은 기록을 올렸을 때 일시적으로 잠수함 병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그러나 곧 절대다수를 차지한 수상함 분야 장교들이 위기를 느끼고 잠수함 분야를 누르기 시작했다. 해군 내에서도 밥그릇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구도에서는 바람직한 해군력과 국방력이 양성될 수 없다.”

    바다는 가슴을 탁 트이게 한다. 바닷 속은 무궁무진한 미지의 세계다. 이러한 신천지를 앞에 두고 한국 해군과 국방부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한국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전략무기 잠수함에 대한 열기는 이러한 우유부단함으로 인해 식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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