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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은행, 보험을 먹는다

카운트다운! 금융권 빅뱅

  • 이형삼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hans@donga.com

공룡은행, 보험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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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경 없는 전면전. 구조조정을 마무리한 금융권이 대형화·겸업화·전문화·민영화를 지향하며 본격적인 전방위 경쟁체제에 돌입한다. 금융권의 새 지도는 어떤 모습일까.
금융권의 대(大)지각변동이 본격화됐다. 은행권의 2차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서 내년 이후 금융권은 바뀐 제도를 활용, 수익 기반을 넓히기 위해 업역(業域)을 넘나드는 치열한 경쟁체제로 돌입할 전망이다. 또한 정부가 대주주로 있는 은행의 지분을 예정대로 조기 매각할 경우 이것이 누구에게 얼마나 넘어가느냐에 따라 금융권에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외환위기 직후 부실 종금사들을 무더기 퇴출시키는 등 제2금융권 구조조정을 실시한 후 1998년 6월부터 은행권에 대한 1차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퇴출, 합병, 해외매각 및 외자유치, 증자지원 등의 방법으로 추진된 1차 은행 구조조정에서 경기·대동·동남·동화·충청 5개 은행이 퇴출됐고, 보람·장기신용·강원·충북 4개 은행이 흡수합병됐으며,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이 대등합병했다. 제일은행은 미국의 투자펀드인 뉴브리지캐피털에 지분 51%를 매각했으며, 서울은행은 해외매각을 추진중이다.

은행권 2차 구조조정에서는 금융지주회사 방식의 은행 통합이 추진됐다. 지난해 11월 정부는 독자생존 불가판정을 받은 한빛·평화·광주은행을 정부가 주도하는 금융지주회사에 편입시켰다. 여기에 이후 부실판정을 받은 경남은행과 한국·중앙·한스·영남 4개 부실 종금사를 묶어 지난 4월 우리금융지주회사를 출범했다. 우리금융은 내년 6월 말경 기능별로 재편될 예정이다.

민간 금융지주회사도 생겨났다. 9월1일 출범한 신한금융지주회사는 신한은행을 중심으로 신한증권, 신한캐피탈, 신한투신운용 등이 주식이전 방식으로 설립했다. 신한금융은 총자산 세계 3위의 금융그룹인 프랑스 BNP파리바가 지분의 4%를 투자키로 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국내 금융계는 국민·주택 합병은행(총자산 170조원), 우리금융(90조원), 신한금융(53조원)의 ‘빅3’를 중심으로 대형화, 겸업화, 전문화의 길을 걸으며 경쟁과 수익논리에 입각한 자체 구조조정에 진력할 것으로 보인다. 빅3체제에 포함되지 않은 은행들도 규모의 경제를 고려, 합병과 외자유치 등을 통해 1∼2개 지주회사를 더 만들어 이를 중심으로 뭉칠 가능성이 높다.

대형화·겸업화·전문화

국민·주택 합병은행장으로 선임된 김정태 주택은행장은 “국민·주택 두 은행을 이용하는 2800만명의 고객과 1100여개의 전국 지점망을 활용해 기존 은행업무는 물론, 증권 보험 리스 자산관리 뮤추얼펀드 등의 비(非)은행업무로까지 사업범위를 넓혀가겠다”고 밝혔다. 합병은행 아래 다양한 업역의 자회사를 두고 전방위 금융서비스를 제공, 수익기반을 확대하겠다는 것.

금융지주회사는 국민·주택 합병은행과는 형태가 다르다. 금융지주회사는 은행 아래 자회사를 두는 게 아니라 지주회사라는 ‘컨트롤 타워’ 아래 은행 증권 보험 등의 자회사를 둔다. 이 경우 자회사가 부실해져도 그에 따른 영향을 지주회사가 흡수하므로 은행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 제2금융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지는 은행 임원이나 관료 출신 인사가 자회사에 ‘낙하산’을 타고 내려가 초래하는 폐해도 막을 수 있다.

은행과 증권사는 경영문화가 판이하다. 은행이 극히 신중하고 보수적이라면 증권사는 일단 치고 달려나가는 분위기다. 이러니 은행이 증권사를 자회사로 두고 직접 경영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금융지주회사 시스템에서는 은행과 증권사로 하여금 수평적 관계의 자회사로서 독립 경영케 하면서 그 위에서 지주회사가 전체 자회사들을 통합, 제어해 효율을 높인다. 세계적인 금융그룹들은 조직구조에서는 자회사들이 이렇듯 완전한 분업체제를 구축하고 있으나 업무에서는 협업체제를 이룬다. 업무의 중복을 없애고 전문성과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기 위해서다.

합병은행과 금융지주회사의 가장 큰 이점은 겸업화에 있다. 업역이 다른 금융기업들을 한 울타리 안에 모아놓고 비교우위 분야에 특화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다. 그래서 금융기업의 대형화는 주로 이종(異種) 금융기업 간 합병을 통해 이뤄진다.

예를 들어 시티그룹은 소매금융을 주로 취급하는 상업은행에서 출발했으나 트래블러스그룹과 합병해 보험업무를 추가했고, 살로만스미스바니와 합병해 투자은행·자산운용업무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 체이스그룹은 경쟁력이 낮은 소매금융을 미국시장에 한정하고 해외에서는 투자은행 업무를 확대해 왔는데, 이를 위해 JP모건을 흡수했다. 도이체방크도 가계금융과 기업금융을 종합적으로 취급하다가 국제금융시장에서 투자은행과 자산관리업무의 경쟁력을 보완하기 위해 뱅커스트러스트를 인수했다.

한국금융연구원 손상호 연구위원은 “겸업화를 통해 금융의 3대 축인 은행, 증권, 보험이 동일한 지주회사 아래로 들어옴으로써 종합 금융서비스를 제공, 시너지효과를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한 점포에서 세 가지 업무를 다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상당한 규모의 비용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전산 및 정보처리 설비, 고객 정보 등도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소규모 자회사의 경우 후선(後線) 부서를 공동으로 이용함으로써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예컨대 자산운용회사는 소수의 펀드매니저와 분석업무를 담당하는 전문인력만 갖추고 일반 관리업무는 은행 같은 대형 기관에 위탁하면 된다. 아울러 고객들은 다양한 금융서비스의 ‘원 스톱 쇼핑’이 가능해져 편리하며, 금융기업이 업역별로 시장 위험의 상관관계가 작은 상품들을 이용해 자산을 포트폴리오하면 위험부담도 낮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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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삼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h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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