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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인 성공학|(주)한일맨파워 박정부 사장

1000원짜리 제품으로 1000억 수출한 巨商

  • 곽희자 < 자유기고가 >

1000원짜리 제품으로 1000억 수출한 巨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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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0원짜리 물건으로 세상을 정복한 사람이 있다. 한일맨파워 박정부 사장은 품질에 대해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인들을 1000원짜리 제품으로 사로잡은 사람이다. 수출액 1000억원이 넘는 거상(巨商) 박사장의 독특한 상도(商道)의 세계를 들여다 보았다.
미국 뉴욕 테러사태가 전쟁으로 번지면서 세계경제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이 여파로 기업들은 너나없이 인원 감축이다, 기구축소다 해서 몸 사리기에 여념이 없다. 이런 세계적 불황 앞에 (주)한일맨파워 박정부(朴正夫·57) 사장은 제2의 도약을 위해 최근 기구확대와 함께 한일합작 자회사를 설립해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올해로 회사 설립 14년째를 맞은 한일맨파워는 생활잡화로 대일 수출 외길을 달려온 유통업체. 이 회사는 400원 안팎의 저렴한 생활잡화를 생산, 일본 최대 저가 유통업체인 다이소산업의 ‘100엔숍’에 전량 수출한다. 어떤 물건이고 ‘100엔’, 한화로 1000원에 파는 이곳 매장에서 ‘Made in Korea’ 제품은 인기있는 상품으로 꼽힌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과는 달리 실속형 소비를 하는 일본인들에게 이곳 매장이 인기를 끌면서 한일맨파워의 매출도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 한일맨파워는 1000원짜리 물건을 팔아 86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고가제품도 아닌 단돈 1000원짜리 제품으로 1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데 대해 주위에선 “도대체 얼마나 많이 팔길래 그렇게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느냐”며 의아해했다.

그 답은 박정부 사장의 굳은살 박힌 손바닥과 발바닥에서 찾아야 한다. 박사장은 한 해 200여 일을 해외에서 보낸다. 좋은 상품이 있는 곳이면 그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날아간다. 이런 그의 양손엔 항상 30㎏이 넘는 견본품 가방이 들려 있다.

현재 한국맨파워는 국내 300여 업체와 중국을 비롯, 동남아지역과 프랑스 영국 독일 등의 유럽지역 그리고 미주 중동지역까지 해외 25개국 100여 업체의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생산업체가 가장 많은 중국의 경우는 지사를 두고 현지서 관리한다.

이들 업체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주방용품을 비롯한 목욕용품, 화장용품, 사무용품, 문구제품, 팬시제품, 인테리어제품 그리고 각종 생활잡화 등이다. 이 많은 제품은 모두 박사장의 손끝을 거쳐간다. 제품개발에서부터 생산과정, 그리고 포장까지 어느 것 하나 그의 손이 가지 않은 곳이 없다. 그동안 이렇게 개발한 제품 종류만도 3만여 가지. 박사장은 이 많은 제품들을 일일이 다 기억하고 있다.

국내 300여 업체에서 생산된 제품들은 경기도 기흥에 있는 물류센터로 집결돼 컨테이너에 실려 부산으로 옮겨진 후 일본으로 수송된다. 이렇게 선적되는 물량이 월 2500만 개로, 하루 40피트짜리 컨테이너 4대분. 해외에서 생산된 제품들은 현지에서 바로 일본으로 보내진다.

일본에 도착한 물건들은 전국 2300여개 ‘다이소 100엔숍’ 매장에서 판매된다. 2000평의 대형 매장을 갖추고 6만여 가지에 달하는 일상 생활용품들을 판매하는 이 매장 어디서나 ‘Made in Korea’제품을 찾을 수 있다. 박사장은 “다이소 매장을 이용하는 일본인이면 적어도 ‘Made in Korea’ 제품 한두 가지는 사용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만큼 다이소 ‘100엔숍’에서 한국제품은 인기가 높다.

30㎏이 넘는 샘플 가방

모두들 고가 브랜드로 고부가가치 창출을 목표로 할 때 박사장은 저가상품으로 대량판매에 타깃을 맞췄다. 고가상품의 경우 마진은 높지만 소량판매로 매출 신장률이 낮은 반면, 저가제품은 누구나 손쉽게 구매할 수 있어 비록 마진은 작지만 대량판매될 때 그 수익은 엄청날 것이라는 그의 판단이 적중한 것이다.

자본금 5000만원으로 출발한 이 회사는 매년 50% 이상의 수출신장을 이룩했고, 회사 설립 10년째를 맞은 1997년에는 전년에 비해 무려 3배의 매출신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해 한일맨파워는 240억원의 매출을 올려 1000만불 수출탑을 수상했다. 1999년에는 4800만달러어치를 수출, 3000만불 수출탑을 받았고, 이듬해엔 수출 실적 8600만달러로 7000만불 수출탑을 수상했다. 불과 3년 사이 매출이 6배 신장된 것. 말 그대로 티끌이 모여 태산이 된 것이다. 이런 놀라운 결실을 거둘 거라곤 박사장 자신도 예측 못했단다.

“일을 하면서 마진이나 매출액은 생각지 않았어요. 오직 어떤 제품을 만들어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것인가만 생각하고 제품개발에 매달렸지요.”

그는 이 회사가 앞으로 어디까지 성장할지 그림을 그릴 수가 없단다. 예측 가능한 건 꾸준한 제품개발 없이는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올해 이 회사는 1억달러 매출을 내다보고 있다.

한일맨파워가 급성장한 데는 수입업체인 일본 다이소산업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일본 최대 저가품 유통업체로 30년 역사를 자랑하는 다이소산업은 일본의 ‘100엔’ 균일제품 판매시장의 75%를 점유하고 있으며, 지난해엔 2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박사장은 다이소산업이 이런 높은 매출을 올리는 데는 한일맨파워의 역할이 컸다고 말한다.

‘티끌모아 태산’ 전략

“내가 사업을 시작한 초창기만 해도 다이소산업은 그다지 큰 기업이 아니었어요. 그런데 1995년에 들어 눈에 띄게 성장했는데, 이때 우리도 다른 ‘100엔숍’과 거래를 끊고 다이소와만 거래하면서 본격적으로 제품을 개발을 했어요. 다이소의 성장에 우리의 이런 노력이 영향을 끼쳤다고 봐요.”

‘좋은 만남’을 더욱 발전적으로 이끌어 내기 위해 두 회사는 지난 9월14일 합작으로 ‘다이소아성산업’을 설립했다. 다이소산업은 한일맨파워의 자회사인 ‘아성산업’에 34.2%(38억원)의 지분을 투자했다. 다이소아성산업은 일본의 ‘100엔숍’을 본뜬 한국판 ‘100엔숍’ 프랜차이즈점을 본격적으로 개설, 운영할 계획이다.

박정부 사장은 일본의 ‘100엔숍’과 같은 한국판 ‘100엔숍’을 계획하고 아성산업을 설립, 1992년부터 내수시장 개척에 나섰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의 소비패턴이나 저가품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시기상조임을 깨닫고 때를 기다려왔다. 그러다 1997년 사업장 문을 열었다.

“균일가 매장은 선진국에서 가능한 사업입니다. 많은 상품을 접해본 사람들이라야 1000원의 가치에 대한 판단기준이 서고 제품도 제대로 평가할 줄 압니다.”

박정부 사장은 먼저 직영점을 개설했다. 가맹점을 원하는 이들에게 직접 와서 보고 가능성을 판단한 후 결정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직영점 1호는 천호동에 개설한 10평짜리 ‘아스코이븐프라자.’ 가격대는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이 다양해 일본처럼 한가지로 균일화할 수가 없어 4가지(500원, 1000원, 1500원, 2000원)로 정했다. 처음 매장에 발을 들인 소비자들은 가격이 싼 데 의아해하며 물건을 들고 값을 여러 번 묻는다. 그러다 정말 가격표대로라고 하면 물건을 몇 번 더 살핀 뒤에 산다.

이렇게 하나둘 팔려나가던 물건들이 IMF가 닥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시간이 흐르면서 물건은 날개돋친 듯 팔려나가기 시작했다. 가맹점도 늘어났다.

현재 아성산업은 전국에 직영점과 체인점을 합해 모두 101개 지점을 두고 있다. 이 101개 지점에서 월 3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다이소산업은 아성산업과 손잡고 일본의 ‘100엔숍’과 같은 본격적인 저가상품 시장을 국내에 정착시킬 계획이다. ‘아스코이븐프라자’라는 상호도 ‘다이소’로 바뀐다. 매장 규모도 기존의 20∼30평에서 100평 규모로 커지며 매장 진열도 일본의 다이소‘100엔숍’처럼 꾸밀 계획이다.

박사장은 올 연말까지 지점을 125개로 늘리고, 5년내에 전국에 400개 매장을 개설, 월 100억원대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그동안은 한쪽 어깨만 무거웠는데 이젠 양쪽 어깨가 무겁게 됐습니다.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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