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1월호

TV홈쇼핑, ‘1시간 1억매출’ 황금시장 쟁탈전

  • 정민주·케이블TV가이드 기자 kawaimin@hanmail.net

    입력2004-11-05 14: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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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박을 잡아라’ LG홈쇼핑과 CJ39쇼핑이 양분해온 TV홈쇼핑 시장에 우리홈쇼핑, 농수산TV, 현대홈쇼핑 등 후발업체 3사가 뛰어들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주도권을 잡기 위한 업체들의 아이디어 싸움도 갈수록 가열되고 있다.
    해마다 2배 이상씩 성장하는 TV홈쇼핑 시장이 탄생 7주년을 맞아 신(新)경쟁시대에 돌입했다. 기존 LG홈쇼핑과 CJ39쇼핑에 우리홈쇼핑, 농수산TV, 현대홈쇼핑 등 신규업체 3사가 가세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것이다.

    TV홈쇼핑이 ‘양대체제’에서 ‘5대 방송체제’로 바뀌면서 시장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업체들은 차별성을 내세워 시장공략에 나섰고, 기존 업체들은 그동안 쌓은 노하우로 대응할 태세다.

    후발업체들의 공략이 거세지면서 1위 자리를 놓고 경쟁해온 두 업체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5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LG홈쇼핑은 품질관리요원을 2배 이상 늘리고 서비스 강화에 집중 투자했다.

    CJ39쇼핑은 유명 디자이너들이 제작한 자사브랜드(PB) 상품, 언더웨어, 침구 등에 이어 정수기 PB품목을 출시하는 등 고품질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이와 함께 위성방송 홈쇼핑 사업자로 CJ39쇼핑, LG홈쇼핑, 현대홈쇼핑 3개사가 선정돼 TV홈쇼핑 시장의 성장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여 업계 판도변화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쇼핑시간의 감소, 직장여성의 증가, 신용카드 사용의 증가 등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이 급격하게 변화함에 따라 홈쇼핑 시장의 성장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정보기술의 발달로 쇼핑의 현실감과 재미가 더해질 경우 고객들도 홈쇼핑 시장을 더욱 자주 찾을 것이다.

    고령화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쇼핑이 여의치 않은 실버계층이 늘어나고 인터넷, CATV 등 새로운 매체에 친숙한 신세대들이 크게 증가하는 것도 홈쇼핑 시장의 전망을 밝게 해주는 요인으로 꼽힌다.

    홈쇼핑 시장의 판도 변화

    지난 7년여 동안 기존 두 업체는 매년 100∼200% 이상의 높은 신장세를 기록했으며, 특히 최근 e비즈니스 열풍 속에서 안정성과 성장성, 수익성 등을 인정받으면서 국내 유통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TV홈쇼핑의 주력상품을 살펴보면 실용적이고 알뜰한 주방용품, 생활용품 및 식품류가 초기부터 현재까지 변함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최근에는 콘도회원권, 문화서비스 상품, 스포츠·레저용품 등이 히트하면서 상품영역이 다양해지는 추세다.

    각 업체는 그동안 취급하지 않았던 다양한 상품의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판매상품의 영역을 확대해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상품을 속속 온라인 홈쇼핑에 성공적으로 유치해 TV홈쇼핑 상품영역의 확대를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홈쇼핑 프로그램에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속속 등장해 눈길을 끈다. 스튜디오에 상품만 가져다놓고 쇼호스트의 설명에 의존하던 초창기 홈쇼핑 방송과 달리 공중파 방송 3사의 쇼 프로그램 못지않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스튜디오를 벗어나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이나 전원의 향취를 느낄 수 있는 야외에서 생방송을 진행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스튜디오 모델들이 무대에서 현란한 조명 아래 판매하는 의상들을 입고 화려한 패션쇼를 진행하는가 하면, 고적대나 응원단, 댄스팀, 오케스트라, 어린이합창등을 프로그램에 출연시키는 등 이벤트도 다양하다. 유명 연예인들이 쇼호스트나 게스트로 출연하는 프로그램도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지명도를 이용해 시청자의 채널 선택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고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진솔한 멘트가 시청자들의 구매욕구를 자극, 매출을 올리는 데 큰 힘을 발휘한다”고 설명했다.

    2001년 2월말, TV홈쇼핑 사업자 제안서 접수 결과 TV홈쇼핑 채널권 경쟁률은 4대1이나 됐다. 최종적으로 선정된 업체는 우리홈쇼핑, 농수산TV, 현대홈쇼핑 등 3곳이다. 농수산TV와 우리홈쇼핑은 2001년 9월1일과 15일 각각 개국했고, 현대홈쇼핑은 11월에 방송을 시작했다.

    이들 업체는 기존 회사에서 간판급 스타 쇼호스트들을 영입하고 상품 및 택배서비스를 차별화하는 등 인지도를 높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우리홈쇼핑은 국내 쇼호스트 중 최고로 꼽히는 유난희씨를 영입해 본방송 시작 8일 만에 ‘겨울나기 패션 아이템’ 프로그램을 통해 1시간 동안 1억3000만원의 매출을 기록,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후발업체의 아이디어

    기존 홈쇼핑 업체들이 시간당 1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4년 이상 걸린 것과 비교할 때 괄목할 만한 실적이다. 우리홈쇼핑은 개국 당일 9억3000만원의 매출을 올린 후 하루 평균 5억∼6억원 가량의 판매실적을 보이며 기존업체를 위협하고 있다.

    우리홈쇼핑은 다른 곳보다 비싸게 팔았을 경우 차액을 돌려주는 최저가격 보상제, 해피콜서비스, 리콜서비스, 실명제 서비스, 대표이사 신문고제도 등 5대 고객만족 서비스제도를 도입했다. ‘안목 있는 여성을 위한 채널’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철저히 차별화, 세분화한 여성채널의 이미지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특히 우리홈쇼핑만의 이원화 방송을 장점으로 활용해 생생한 현장방송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 자연스럽게 매출로 연계시킨다는 전략도 세웠다.

    3개사 중 가장 먼저 개국한 농수산TV의 활약도 대단하다. 세계 유일의 식품전문 홈쇼핑 업체라는 차별성을 내세우고 식품 전문방송이란 특성을 살려 SO(지역방송국)와 공동 이벤트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2001년 9월 한 달 동안 매일 평균 3억4000만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10월에는 33% 상승한 4억4000만원어치를 판매하는 놀라운 실적을 보였다.

    농수산TV는 방송 첫날, 75만여 명이 한꺼번에 식사할 수 있는 쌀 1126가마를 판매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렇게 시작된 쌀판매는 방송 40여일 만에 200t이나 팔려나갔다. 가장 신선한 쌀을 제공하기 위해 주문물량을 확인한 뒤 도정에 들어가 48시간 후에 집에 배달한다는 전략이 적중한 것이다.

    업계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기존 홈쇼핑에서 소극적으로 취급해온 쌀이 홈쇼핑용 상품으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으며, 홈쇼핑이 쌀생산 농가의 새로운 유통경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오프라인(백화점)에서 구축한 고품격 이미지를 토대로 선발업체와의 차별화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개국에 맞춰 대규모 기업광고를 선보이는 등 적극적인 판촉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선발업체를 제압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시간이 돈’이 되는 홈쇼핑에서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 분석과 날씨 예측은 매출증대에 무엇보다 중요하다. 각사는 이를 편성에 적극 활용한 ‘심리전’ 마케팅 전략 마련에 분주하다. 상품에 따른 소비자 심리읽기가 매출을 크게 좌우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TV홈쇼핑의 프라임타임(Prime Time)은 언제일까?

    과거의 경우 주부들이 가정에 혼자 남아 TV를 시청하는 오전 11시∼오후 6시의 낮 시간대가 TV홈쇼핑의 프라임타임대로 널리 인식돼왔으나 최근에는 심야시간대 매출이 높아지고 있어 쇼핑패턴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CJ39쇼핑은 이러한 경향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 가족 단위로 쇼핑하기 좋은 상품을 심야시간대에 집중시키고 있다. 주로 주방용품 등 주부들이 단독으로 구매를 결정할 수 있는 제품보다는 가족들과 함께 상의해서 구매하는 컴퓨터, 가전, 가구 등의 제품들이다. 실제로 올 들어 컴퓨터, 가전 등의 상품 편성비율이 지난해와 비교해 약 3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TV홈쇼핑 업체들은 심야시간대 매출이 높아지는 원인에 대해 TV홈쇼핑을 통해 고가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고, 고가상품은 온 가족이 함께 구매를 결정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또 TV홈쇼핑을 통한 계획구매가 자리를 굳히고 있다는 점도 이유로 꼽았다. 이 시간대에 주로 편성되는 컴퓨터, 가전, 가구 등의 제품단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도 주요 원인으로 지적했다.

    LG홈쇼핑에서는 여성용 속옷 판매 프로그램을 평일 오전 시간대에 편성해 눈길을 끌고 있다. 란제리 전문 프로그램 6개 가운데 인기 프로그램인 ‘란제리 컬렉션’, ‘언더웨어 초대전’, ‘패션의 시작-속옷’ 등 5개 프로그램이 평일 오전 8시부터 12시 사이에 집중 방송되고 있다.

    LG홈쇼핑측은 지난 6년간 상품군별 판매실적을 분석해볼 때 란제리가 다른 어떤 상품보다도 평일 이른 오전 시간대에 매출효율이 30∼40% 높게 나타나 이를 프로그램 편성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LG홈쇼핑의 란제리 담당자는 “란제리 프로그램은 상품의 특성상 전문모델이 직접 착용하고 나오기 때문에 대부분의 주부시청자들이 남편과 아이들이 없는 평일 오전 시간대에 방송하기를 희망한다”며 “이런 시청행태가 매출실적에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기능성 제품인 올인원, 거들, 브래지어 등 제품의 보정기능을 쇼핑호스트가 상세히 설명해주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시간에 쫓기지 않는 오전 시간대에 충분한 정보를 여유 있게 듣기를 원한다는 점도 이유로 들었다. 품질 좋은 상품을 세트로 묶어 시중가보다 70∼80% 낮게 책정한 것 또한 매출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이 때문에 란제리류는 최근 전체 상품군 가운데 매출비율이 10%에 달하는 등 효자상품군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식품도 대표적인 시간마케팅 품목이다. 농수산TV는 오후 3∼5시에는 주식과 부식 및 주방용품을 각종 요리시연과 함께 선보이고, 저녁식사를 마친 오후 8시 이후에는 다이어트 식품, 밤 늦은 시간에는 간식이나 야식을 내놓고 있다.

    이색상품으로 소비자의 시선을 잡기 위한 노력도 눈길을 끈다. 식품전문 방송 농수산TV는 개국방송 때 타조알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몇 달 전에는 진돗개 15마리를 30분간 한정판매했다가 예약이 40마리나 들어오는 호응을 얻었다. 또 홈쇼핑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장구, 북, 꽹과리 등 전통 농악기를 판매해 관심을 끌었다.

    이밖에도 미국 월트디즈니의 ‘백설공주’를 사과 마케팅에 활용, 미국에 100만 개를 수출하는 등 전세계에 동시판매하고 있다. 백설공주 사과는 햇볕노출에 의한 자연 색소침착을 이용해 ‘Snow White’라는 글씨가 나타나도록 재배한 것으로 어린이 선물용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우리홈쇼핑은 개국 첫날 한방 비아그라 제품 ‘젤센’을 선보인 데 이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한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중 쑥과 죽염을 양념을 첨가해 독자적으로 개발한 ‘쑥죽염 고등어’가 인기 상품으로 떠올랐다.

    LG홈쇼핑은 세계 각국에서 수집한 공룡알, 산호 등 희귀 화석을 모아 원목에 넣어 구성한 장식장 세트와, 기존의 58컷 다이아몬드와 별도로 100컷 다이아몬드를 이색상품으로 내놓았다.

    CJ39쇼핑은 어학연수 프로그램, 콘도회원권 등을 상품으로 개발해 예상외의 높은 매출을 올렸다. 지난 상반기에는 가족 납골묘를 상품으로 내놓고 2시간 생방송을 진행해 12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록을 세웠다.

    PB(자사브랜드)상품을 내세운 마케팅 전략도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다. CJ39쇼핑은 PB상품인 ‘NY212’, ‘젬아트 컬렉션’에 이어 ‘IIDA’ 등 새로운 PB상품을 출시해 패션 PB상품에 대한 판매 확대를 꾀하고 있다.

    또 언더웨어 PB상품인 ‘피델리아’를 내놓아 방송 2시간 만에 6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이는 에어컨, 컴퓨터 등 단가가 높은 상품들의 평소 판매기록을 능가하는 수준이다.

    유통방식의 획기적 개선

    피델리아의 이와 같은 성공은,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속옷을 직접 입어볼 수 없는데 비해 TV홈쇼핑의 경우 집에서 직접 입어보고 마음에 들지 않거나 사이즈가 맞지 않을 경우 손쉽게 반품 또는 교환이 가능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장점으로 TV홈쇼핑이 언더웨어 상품의 적절한 유통경로로 정착하고 있다.

    LG홈쇼핑도 이같은 마케팅 전략을 벤치마킹해 2001년 9월 한국패션협회와 제휴하고 협회 소속 디자이너가 기획한 디자이너 브랜드를 선보였다.

    TV홈쇼핑이라는 온라인 유통망을 통해 일반 소비자들도 고품질의 디자이너 브랜드를 적절한 가격에 손쉽게 구매할 수 있게 돼 디자이너 브랜드의 대중화가 앞당겨질 전망이다.

    후발업체에서는 농수산TV가 지방자치단체와 손잡고 지역 특산물을 발굴하고 김치냉장고를 PB상품으로 개발하는 등 전력을 다하고 있다.

    우리홈쇼핑은 다른 홈쇼핑TV의 PB상품이 봇물을 이루는 것을 고려해 상세한 준비와 검토가 끝나는 대로 컴퓨터, 의류 등에 PB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홈쇼핑업체와 중소제조업체들은 기본적으로 동반자적 관계다. 홈쇼핑업체는 제조업체로부터 안정으로 상품을 공급받아 사업을 운영하고, 경쟁력있는 상품을 갖고도 자금력이 없어 판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제조업체들은 홈쇼핑을 통해 저비용으로 높은 판매고를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TV홈쇼핑을 통해 상품을 판매할 경우 제조업체는 판매뿐만 아니라 방송을 통한 홍보로 회사 인지도가 상승해 기존 유통채널에서의 제품판매도 크게 늘릴 수 있다.

    이제 TV홈쇼핑은 중소기업들에게 성공을 보장하는 확실한 유통경로인 셈이다. 그중 주방생활용품, 가구제품 등이 강세를 보이며 TV홈쇼핑의 히트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중소기업인 (주)부원월드가 생산하는 ‘파워도깨비 방망이’가 대표적인 상품.

    TV홈쇼핑과 만나면 성공!

    이 제품은 기존 핸드믹서의 한계를 극복하고 녹즙과 분쇄기능을 일원화한 뛰어난 기능으로 주부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개발과정에서 어려운 점이 많았고 개발 후에도 부족한 자금력과 열악한 브랜드 인지도로 판로개척에 난항을 겪어야 했다. 그러나 TV홈쇼핑을 만나면서 판로개척과 브랜드 이미지 구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 (주)부원월드는 2000년 총 매출액의 90% 가량을 TV홈쇼핑으로 올렸다. 파워도깨비 방망이는 CJ39쇼핑과 LG홈쇼핑에서 몇 년간 판매 10위 안에 드는 스테디셀러 상품으로 인기를 누리다 2001년 상반기 히트상품 1위로 선정됐다.

    유원이 생산하는 ‘돌삿갓 요리박사’는 1997년 CJ39쇼핑에 소개된 이후 현재까지 32만여 개가 팔려나가 12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또 서울시가구협동조합의 공동브랜드인 ‘가보로’ 가구 역시 자금난으로 부도 직전까지 몰렸으나, 1998년 CJ39쇼핑에 소개된 후 폭발적인 호응으로 결정적인 회생의 기회를 마련했다. ‘가보로’는 홈쇼핑시장의 확대로 전국적인 지명도를 얻었다. ‘가보로’는 지난해 CJ39쇼핑을 통해서만 130억원의 매출을 올려 서울시 가구협동조합이 CJ39쇼핑에 감사패를 전달하기도 했다.

    연수기를 생산하는 (주)그린월드 그린워터는 TV홈쇼핑을 통해 일반 소비자들에게 생소한 연수기 붐을 일으키며 높은 판매고를 올렸다. 연수기는 일반 수돗물을 이온 교환수지를 통해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장치로 가정에서도 온천수 효과를 누릴 수 있게 해주는 상품이다. 1998년 LG홈쇼핑에서 방송판매를 시작한 후 매출이 20배 이상 늘어 현재 연 6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무더운 여름 날씨에도 1시간에 2억원 이상의 높은 매출을 올리던 옥돌매트 제조업체 (주)한일의료기도 홈쇼핑을 통해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 중 하나다. 원래 자석요와 황토매트를 생산하던 이 회사는 공장에 불이 나 경영이 어려워졌으나 1998년 LG홈쇼핑에 옥돌매트를 공급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우수한 품질의 매트를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자 때마침 불기 시작한 ‘옥신드롬’에 휩싸여 높은 판매고를 보였다. 이 제품은 1999년 50억원, 2000년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LG홈쇼핑의 대표적인 효자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얼마전 유난희 씨가 연봉 1억3000만원을 받고 우리홈쇼핑으로 스카우트되면서 홈쇼핑에서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쇼호스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최근 LG쇼핑, CJ39쇼핑의 쇼호스트 모집경쟁률은 100대1이 넘을 정도다.

    쇼호스트는 1995년 케이블TV 개국과 함께 등장한 신종 전문직업으로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방송인이자 유통 전문인이다. 대본 없이 생방송 프로그램을 하루에 2시간 이상씩 진행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방송전문인이고, 소개하는 상품에 대해 고객들이 궁금해 하는 점을 설명해 주고 정해진 시간에 많은 매출을 올려야 한다는 점에서는 판매전문가다.

    ‘베스트’로 꼽히는 스타급 쇼호스트는 2시간 방송에 1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기도 한다. 우리홈쇼핑의 유난희씨를 비롯해 LG홈쇼핑의 이고운영 오현주 이유진 이건종 한홍비, CJ39쇼핑의 고려진 김선희 김성은 박진호 문정혜씨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그렇다면 이들의 연봉은 얼마나 될까. 1억3000만원을 받은 유난희씨를 제외하곤 대부분의 스타급 쇼호스트들의 연봉은 5000만원 선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에는 쇼호스트가 널리 알려지지 않아 방송 경력이 거의 없는 사람들이 주로 맡아 했으나, 점점 전문방송인으로 인식되면서 공중파 등에서 전문MC와 아나운서로 활약하다 쇼호스트로 전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2000년부터 LG홈쇼핑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홍비씨와 조선아씨는 MBC TV의 전문MC 출신으로 공중파와 다른 케이블채널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 널리 알려진 얼굴이다. CJ39쇼핑의 이은아씨는 매일경제TV(MBN)의 아나운서로 활동하다 쇼호스트로 전업했다.

    LG홈쇼핑의 이고운영과 김상희, CJ39쇼핑의 박진호씨는 성우와 CF모델 등으로 활동하다 전업한 케이스. CJ39쇼핑의 한창서씨는 슈퍼모델 출신으로 음악방송의 비디오자키와 스포츠자키 등을 지낸 쇼호스트다.

    LG홈쇼핑의 이혜선씨는 미국 GIA(미국보석교육감정원)가 인정하는 국제보석감정사 자격증을 가진 국내 유일의 보석 전문 쇼호스트다.

    방송과 전혀 상관없던 사람도 있다. CJ39쇼핑 공채 1기인 김선희씨는 대학 졸업후 국회의원 비서로 4년간 근무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활약하고 있는 쇼호스트는 150여 명 정도. LG홈쇼핑에는 29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CJ39쇼핑 34명, 우리홈쇼핑은 서울과 부산을 합쳐 20여 명, 농수산TV는 15명, 이밖에 비공식 홈쇼핑채널에서 활약중인 쇼호스트까지 포함하면 150명이 넘는다.

    쇼호스트의 기본 자질은 우선 2시간 이상의 생방송을 막힘없이 진행해야 하는 언변과 다양한 상품에 대한 풍부한 상식, 시청자들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친근한 외모 등이다. 다른 방송과 달리 진행자의 상품 안내가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직결되므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는 화술과 신뢰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또 시청자의 시선을 끌 수 있도록 경제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이나 다방면의 상식, 표현력, 순발력, 재치 등이 요구된다.

    또 쇼호스트는 나이가 들수록 상품에 대한 안목이 넓어져 특히 여성의 경우 미혼보다 주부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다. 특히 주부 쇼호스트들이 가정생활 속에서 느낀 상품관련 소감, 정보 등을 같은 연배의 주부시청자에게 친근하게 전달할 수 있어 호소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문적인 쇼호스트 외에 성우, 모델, 운동선수, 미용사 등 다수의 유명인들도 자신의 이름을 건 프로그램의 쇼호스트로 활약하고 있다.

    시청자에게 친근감을 주는 유명 연예인이나 상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해당 상품 전문가가 방송을 맡는 경우도 많다. 유명 연예인은 친근감을 바탕으로 다양한 방송경험을 살려 탁월한 진행 솜씨를 발휘할 수 있고, 전문가는 해박한 상품지식과 더불어 소비자의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점이 시청자들에게 어필해 시청률 향상뿐만 아니라 20∼30% 정도의 매출 상승효과까지 거두고 있다.

    TV홈쇼핑 방송을 즐겨보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TV홈쇼핑에서 판매하는 상품에 대한 선호도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TV홈쇼핑을 통해 물건을 구입한 후 후회하거나 실망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따라서 몇 가지 포인트를 간파하고 TV홈쇼핑을 즐긴다면 훨씬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쇼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홈쇼핑, 이렇게 하라

    먼저 상품별 방송 시간대 확인이 필수다. TV홈쇼핑은 24시간 생방송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상품별 방송 시간대를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신문의 방송 프로그램을 활용하거나 홈쇼핑업체에서 매월 발행하는 카탈로그 뒷면의 방송 프로그램을 참조하면 된다. 또 인터넷쇼핑몰을 활용하면 당일 방송 프로그램을 확인할 수 있다.

    둘째는 쇼핑 찬스나 기획상품을 노려야 한다. TV홈쇼핑의 경우 다양한 기획상품과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하면 유용하다. 무이자할부 상품을 적절히 이용하고 사은품을 주는 프로그램을 꼼꼼히 챙긴다.

    셋째, 교환, 취소, 반품이 가능한 30일을 잘 활용한다. 방송에서 봤던 것과 상품이 다르거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30일의 유효기간이 적용된다. 전화 한 통화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반품할 때는 제품을 수거하러 온 직원에게 배달돼 온 포장 그대로 넣어서 돌려보내면 된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신체사이즈를 정확히 알아두는 것이 기본이다. 패션상품의 경우 같은 치수라도 브랜드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쇼호스트의 멘트에 귀기울여야 한다. 액세서리도 마찬가지다. 특히 반지의 경우 미리 자신의 호수를 알아두면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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