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4월호

무자본·무점포·무학력으로 대박 꿈꾼다

네트워크 마케팅의 세계

  • 최 영 < 강남대 초빙교수·글로벌 아카데미 교수 >

    입력2004-10-29 17: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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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1977년부터 96년까지 주로 미국에서 연구활동을 하던 중 주변에서 가끔 가정방문(Home Meeting) 판매를 통해 큰돈을 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그것에 대해 본격적으로 알아볼 기회는 없었는데, 한국에 돌아와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네트워크업계의 현황을 자세히 들어볼 수 있었다. 네트워크업계에서 선두주자로 달리고 있다는 다이너스티 인터내셔널/텔레콤을 비롯해 암웨이, 앨트웰 등 이른바 ‘빅3’를 차례로 접할 수 있었다.

    전공이 기독교사회윤리다보니 필자는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사건과 문제들을 흥미롭게 바라보게 된다. 그런 시각에서 몇몇 네트워크 회사의 분위기를 살펴보니 퍽 인상적이었다. 전국 어느 곳에서나 네트워크 회사들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A네트워크사 회원들은 대부분 중산층의 젊은 축이었는데, 그들에게서는 윤기와 활력이 함께 느껴졌다. D회사에서는 다양한 연령과 신분을 넘나드는 여러 부류의 회원들이 함께 어우러져 교육을 받고 있었다. 교육자들은 때로는 친절한 설명으로, 때로는 웅변에 가까운 강의로 트레이닝의 집중력을 높여갔다. 열정적인 성공사례담도 피교육생들을 흥분으로 몰아가기에 충분했다. 그들의 교육에는 ‘실패’라는 단어가 끼어들 여지가 없었다. 그들의 확신에 찬 얘기를 듣다보니 적어도 그 자리에서만큼은 필자도 ‘돈을 벌려면 네트워크사업을 해야 한다’는 주장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네트워크 사업은 부(富)의 창출에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있지만, 한편으론 적지 않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이제는 네트워크 사업에서도 옥석을 가릴 때가 됐다고 본다. 네트워크 사업은 21세기의 부를 창출하는 획기적인 수단임에는 틀림없지만, 그 이면에는 위험스런 함정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된다.





    소유의 시대에서 공유의 시대로


    최근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의 데이비스, 마이어 교수가 출간한 ‘미래의 부’는 인류 역사에서 부가 어떻게 대이동해 왔는지 생생하게 밝히고 있다. 인간이 불과 도구를 사용함으로써 원시적인 생활을 청산하고 농업사회의 문을 연 후 호미와 곡괭이 등을 이용해 땅에서 부를 창출하기까지는 4계절, 즉 1년이 걸렸다. 부의 분배는 땅주인의 일방적인 결정에 달려 있었고, 인간의 가치는 힘을 얼마나 잘 쓰냐에 따라 달라졌다. 인간의 존엄성이 아니라 노동력이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이 됐으니 가축과 사정이 다를 게 없었다. 농업시대에는 땅이 인간의 가치에 앞섰다. ‘땅이 곧 돈’이었던 것이다.

    산업시대에는 공장을 세우고 기계를 돌려 시간단위로 돈을 벌었다. 그래서 ‘시간은 돈이다’는 슬로건이 산업사회를 대변했다. 기계가 대량으로 물건을 생산하는 시대는 사람들을 소비욕에 불타게 했다. 산업시대는 물질을 풍요롭게 하고 편리한 생활을 제공했으나, 한편으로 인간은 기계의 부품 정도로 평가받게 되었다. 그래서 칼 마르크스는 산업사회의 자본주의가 인간의 소외를 야기한다고 공박했다. 산업사회는 사람을 고용할 때 “당신은 누구인가” 혹은 “당신은 어디에서 왔는가”를 묻기보다는 “당신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고 물어 기능성을 요구했다.

    현재는 토플러가 말한 전자혁명의 시대다. 정보와 지식을 통해 돈을 버는 시대다. 그래서 ‘정보가 돈이다’라고 한다. 시간과 공간의 혁명, 속도의 혁명, 그리고 지식의 보편화 등이 이 시대를 대변한다. 이제는 자본과 학력 대신 컴퓨터와 전자상거래로 돈을 번다. 반드시 대학 졸업장을 받아야 하는 게 아니라 지금 자기가 하는 일에서 전문가가 되면 ‘신지식인’으로 불린다. 전자혁명시대에는 무자본·무점포·무학력이 부를 창출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전자혁명시대는 세계화 바람을 일으키며 국가간 장벽이 없는 무한경쟁의 시대를 열었다. 땅과 호미, 공장과 기계 대신 컴퓨터와 사이버 기능이 부를 만들어내는 도구로 등장했다. 데이비스와 마이어 교수는 “옛날에는 사람이 돈을 잡으러 다녔지만, 이제는 돈이 사람에게 다가온다”고 말한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테이블 아래서 돈이 자라고 있다는 것이다.

    전자혁명시대에는 농업시대, 산업시대와 결별하면서 4T산업(IT·정보통신, ET·환경산업, BT·생명공학, NT·나노산업)이 핵심산업으로 뿌리내리려 하고 있다. 미래학자들은 이 새로운 물결의 배를 타지 않으면 현대 경제사회에서 몰락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미래학자 제레미 리프킨은 ‘소유의 종말’에서 이같은 제3의 물결을 가리켜 “소유의 시대가 끝나고 공유와 접속의 시대가 오고 있다”고 설파했다. 농업시대와 산업시대가 소유함으로써 존재했다면 오늘날은 공유함으로써 존재한다는 것이다.

    소유의 시대에 사람들은 큰 집과 많은 부동산을 소유하는 것으로 자신의 위상과 가치를 높이려 했다. 물질을 많이 소유하는 것은 신분상승의 길이기도 했다.

    그러나 사이버 시대는 개인의 소유를 의미하는 울타리와 땅 구획을 해체해 모두가 주인이 되는 공유의 시대를 열었다. 물건과 땅의 소유권이 개인에게서 모두의 공유물로 넘어가는 것이다. 관청의 민원실이나 휴게실이 ‘열린 공간’으로 변해 누구나 자유로이 드나들며 컴퓨터를 사용하고 자료를 찾는 것을 보면 공유의 시대를 실감하게 된다. 신물질을 개발하면 이를 서로 나눠 이용해 상생을 도모한다.

    또한 기업은 고객이나 거래처와 일회적인 만남에 그치기보다는 지속적, 항구적인 관계를 맺고자 한다. 이를 ‘접속시대’라고 말할 수 있다. 이 때문에 21세기에 생존하려면 ‘R-기술’을 갖추라고 주문한다. 여기에서 ‘R’은 ‘Relationship(관계)’을 의미한다. 고객과 계속적으로 접속하는 테크닉이 성공의 열쇠라는 뜻이다.

    요즘 사람들은 집과 땅, 부동산 등에 얽매여 이를 사고 팔면서 골치를 앓기보다는 필요할 때 임대해서 쓰다가 싫증나면 다시 새것을 임대해 쓰는 자유로움과 편리함을 선호한다. 기업도 과거처럼 불요불급한 부동산이나 대형 창고를 사서 재산을 불리는 것은 시대의 물결에 역행한다고 본다. 필요하면 빌려 쓰고, 필요없게 되면 손쉽게 처분할 수 있어야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리프킨은 이러한 시대에는 전통적인 시장이 새로운 유통형태인 네트워크 마케팅이나 전자상거래에 밀려나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개미와 베짱이 우화도 새로운 ‘버전’으로 바뀌었다. 개미는 어제도 오늘도 부지런히 땅을 파고 땀을 흘리며 산다. 베짱이는 과거엔 건달처럼 살았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최신 정보를 수집해 새로운 감각에 맞는 자신의 노래를 개발하고 이를 곳곳에 적극적으로 홍보해 많은 공연을 열었다. 차츰 찾는 이들이 늘어났고 수입도 몇곱절로 늘어났다. 결국 개미는 부지런했지만 변화를 추구하지 못해 제자리걸음을 걸었고, 베짱이는 변화를 인지해 참신한 돈벌이 전략을 세움으로써 개미보다 훨씬 더 잘살게 됐다는 얘기다.

    21세기 경제학은 개미처럼 같은 일만 부지런히 하는 것은 하나의 전술에 불과하다고 가르친다. 그러나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전략이다. 전술은 과거를 계속적으로 반복하는 데 그쳐 경쟁력이 부족한 삶을 지속시킨다. 가령 전술에 머무는 경제는 선진국 상품을 복제해 싼 값에 파는 것으로 만족한다. 이에 비해 전략은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새 기술을 개발하고 새 상품을 만들어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우리는 개미와 베짱이 중에서 어느쪽 스타일을 복제해야 할까.

    네트워크 마케팅 열풍이 부의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경제주도층에서 소외돼 있던 여성들이 네트워크 마케팅을 통해 부를 창출하는 주역으로 등장하는가 하면, 무학력자와 무자본가가 돈을 벌고, 직장에서 나이가 많다고 밀려난 사람이나 사회경험이 짧은 젊은이, 그리고 장애인까지 이를 통해 부를 일구고 있다. 이들이 2년 정도 일해 1000만원대의 월수입을 올리고 한국의 부유층 상위 0.3% 안에 들 수 있다면 가위 ‘부의 혁명’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들 중에는 무자본, 혹은 수십만원대의 적은 자본금으로 시작해 2∼3년내에 월수가 1000만원대에서 억대로 진입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다이너스티 인터내셔널 방배교육원의 김성곤 네트워커는 증권투자를 하다 6억원을 날린 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네트워크 사업에 뛰어들었는데, 불과 9개월 만에 매월 천만원대의 수입을 올리는 고소득자로 변신했다고 한다. 그는 2년전 수중에 남은 1000만원을 24명에게 50만원씩 주고 일하게 했고, 그 결과 지금은 평생동안 매월 2000만원을 지급받는 네트워커가 됐다. 대개 50만원의 회비를 내고 시작해 월 2000만원 수입에 도전하는데, 2월 현재 157명이 그런 꿈을 이뤘다고 한다.

    이렇듯 상식적으로 불가능해 보이는 부의 창출이 가능한 것은 네트워크 마케팅의 부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하지 않고 마치 핵폭탄이 터졌을 때처럼 도미노식으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상행위에선 점포를 차려놓고 하루 종일 손님을 기다린다. 손님이 물건 하나를 사면 하나를 파는 것이고 두 개를 사면 두 개를 파는 것이다. 하지만 네트워크에서는 한 사람이 회원이 되면 그를 통해 수십, 수백, 수천명의 회원이 연결된다. 한번 고객이 되면 장기적, 혹은 영원한 고객이 된다.

    이러한 1차 시스템은 전자상거래로 넘어가 소비하면서 돈을 버는 단계로 진입한다. 데이비스와 마이어 교수는 이러한 경제를 가리켜 ‘연결된 경제’라고 했다. 리프킨이 말한 ‘접속의 시대’의 경제를 실증하는 대목이다. 따라서 네크워크 마케팅은 ‘직거래 신경제 유통활동’이라고 이름 붙일 만하다.

    농업시대에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동일했다. 자급자족의 수준이었기 때문에 생산과 소비의 개념이 나눠지지 않았다. 생산자와 소비자의 개념이 분리된 것은 산업사회에 진입하면서부터다. 둘 사이에는 이윤의 격차를 놓고 첨예한 대립과 갈등이 빚어졌다. 소비자는 많은 생산비를 부담해야 했는데, 이는 중간 거래처인 도매상과 소매상, 구판장의 마진은 물론, 광고비까지 떠맡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자혁명시대의 네트워크 마케팅은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중간거래처와 광고비를 걷어내고 생산자와 소비자가 싼 가격으로 만나도록 하는 게 유통방식의 근간이다. 과거의 소비자는 생산자가 만든 물건을 소비하는 것으로 역할이 끝났다. 이에 비해 네트워크 시대의 소비자는 소비를 해서 돈을 버는 소비자다. 왜냐하면 소비자의 소비가 그냥 소비되는 데 그치지 않고 네트워크나 전자상거래에 이윤으로 누적되기 때문이다.

    네트워크 마케팅과 전자상거래에서는 인맥이 자본이다. 인맥의 그물망(network)을 통해 돈을 번다. 새로운 인맥이 없어도 인맥이 인맥을 낳기 때문에 네트워크 유통은 중단되지 않는다.

    네트워크 마케팅은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에서 시작된 유통방식이다. 지금 미국에선 상품유통의 45%가 네트워크 마케팅을 통해 이뤄지며, 일본도 그 비율이 20% 이상에 이른다. 네트워크 마케팅은 세계 45개국에서 활용되고 있는 초고속 판매방식이다. 우리나라에도 등록된 네트워크 회사만 160개가 넘으며, 정식으로 인정되지 않은 회사까지합하면 460개가 넘는다. 네트워커도 400만∼500만명으로 추산된다.

    네트워크 마케팅의 특징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을 들 수 있다.

    첫째, 자본과 시간으로부터 자유로운 사업이다. 적은 자본을 들고 본인이 직접 사장으로 출발한다. 여느 사업은 몇천만원을 투자해도 성공할 확률이 그리 높지 않고 투자한 돈을 모두 날릴 위험도 있다. 하지만 네트워크 마케팅은 무점포, 무자본, 무학력의 사업이다. 단지 인맥만 있으면 된다. 본인에게 인맥이 없다면 팀이 뛰어들어 개발하면 된다.

    일반적인 사업은 많은 인건비와 관리비를 필요로 하고 시간에 얽매여야 하지만, 네트워크 마케팅은 가사를 돌보거나 볼일을 봐가면서 눈치보지 않고 일하는 사업이다. 네트워크 사업의 구조는 ‘보스’ 휘하의 계급체계가 아니고 내가 곧 주인이다. 자신이 뛰는 만큼 수입을 올리는 사업이다. 그래서 선배와 후배 사업자 모두가 ‘사장’으로 불린다.

    둘째, 네트워크 사업은 자격과 규격, 성과 연령을 초월한다. 사회는 언제나 자격을 요구한다. 기업의 입사 전형에서는 학위와 자격증, 성, 연령, 신체조건 등을 따진다. 이런 요건들이 차별을 야기한다. 그러다보니 오랜 기간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와 국가에 공헌해야 할 40대, 50대 이상이 일선에서 밀려나는 현상이 빚어진다. 그러나 네트워크 사업은 20세 이상의 성인이면 어떤 제한도 없이 참여할 수 있다.

    셋째, 네트워크 마케팅은 여성을 위해 태어난 사업이라고 할 수도 있다. 지금까지 사회는 남성의 독무대였다. 여성이 리더가 되고 비즈니스를 주도하면서 부를 창출하는 기회는 적었다. 그러나 네트워크 업계의 리더 중 약 80%가 여성이다. 다이너스티 인터내셔널의 경우 2월 현재 2000만원 이상의 월소득을 올리는 157명 중 여성이 130명이나 된다. 여성은 사람을 감성적으로 설득하는 능력이 뛰어날 뿐 아니라 따뜻한 마음 씀씀이와 인내력을 바탕으로 인간관계를 끈끈하게 유지한다.

    넷째, 네트워크 마케팅은 상생의 사업이다. 20세기까지는 사회가 수직문화의 구조 속에서 움직였다. 수직문화는 인간의 활동을 권위적인 체제에 가두어 창의성과 자율성을 약화시킨다. 그러나 21세기는 수평문화의 시대다. 개인이 리더로서 책임을 지면서 이웃과 더불어 일하며, 서로 인격을 존중하고 창의성을 부를 창출하는 도구로 삼는다. 보스는 사라지고 모두가 함께 일하는 리더로 등장한다. 여성과 남성, 지위고하를 떠나 누구나가 나의 동업자인 파트너에 불과하다.

    다섯째, 네트워크 마케팅은 도덕성이 매우 높은 사업이다. 일하는 과정에 불법, 위법, 편법이 동원되지 않는다. 뇌물도 없다. 네트워크 회원과 등록자 혹은 소비자 간에 돈을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네트워커가 되어 신규 사업자와 회사를 직접 만나게 해주기 때문이다. 회원가입단계에서 발생하는 이익도 투명하게 배당된다. 전산으로 세금을 제한 후 곧바로 네트워커에게 돌아간다. 그래서 네트워커는 세금을 포탈할 필요도, 방법도 없다. 회사 경영진만 정직하다면 모든 네트워커는 부정에서 자유롭다. 시스템 자체에 부정이 끼어들 틈새가 없다.

    여섯째, 네트워크 마케팅은 ‘경제복음’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 인구의 85%를 차지하는 가난한 이들에게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희소식을 전해준 이론과 사람은 지금껏 없었다. 스미스도 마르크스도 케인스도 부의 혁명을 가져오진 못했다. 부자는 대개 부자로 살다가 간다. 가난한 자는 가난에서 허덕이다 끝내 가난의 끈을 끊지 못하고 간다. 그래서 예수는 “가난한 자에게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이다”고 위로했을 뿐이다. 하지만 네트워크 마케팅은 부의 혁명을 이끈다. 가난하고 실패한 사람들이 네트워크 사업을 통해 부자가 되는 기적 같은 일을 종종 볼 수 있다.

    일곱째, 네트워크 마케팅은 교육사업이다. 네트워크업은 머리와 발로 뛰는 사업이다. ‘머리’는 교육이 맡고 ‘발’은 머리가 맡는다. 머리와 발이라는 두 개의 바퀴가 굴러가는 과정에서 네트워커는 지적이고 도덕적이고 책임있는 시민으로 거듭나게 된다. 교육을 통해 사업의 내용과 기술을 익히고 자기 확신을 굳혀간다. 사업교육과 인성교육을 받으며 정상으로 다가가는 동안 능력 있고 매력적인 지도자로 변신하기도 한다. 네트워크 사업은 단순히 돈만 버는 게 아니라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를 깨닫게 해준다.

    필자는 네트워크 마케팅 혹은 피라미드 판매가 15년 전부터 우리 사회에 문제를 일으킨 사정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한다. 사람들을 모아 연결하고 돈을 모으다 상위급 몇 사람이 소리 없이 사라졌다는 비도덕적인 한탕주의 작태도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진 못했다. 그러나 이러한 사례들이 네트워크 마케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흐려놓은 것은 분명하다. 피라미드 판매의 부활 혹은 사촌쯤으로 인식되는 네트워크 마케팅도 ‘다단계 판매’로 번역되어 그리 좋은 인상을 주지 못했다.

    이처럼 정통 네트워크업이 피라미드 판매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씻어내지 못하는 데 네트워커들의 고통이 있다. 소수가 돈을 벌기 위해 다수를 희생시킨다거나, 땀을 흘리지 않고 돈을 버는 불로소득 내지 한탕주의로 여겨지기도 한다. 실제로 이런 작태를 일삼는 업체들이 네트워크 마케팅의 탈을 쓰고 사람들을 현혹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예를 들어 네트워크 마케팅은 100만원 이하의 소자본으로 출발하게 돼 있는데도 100만원이 넘는 가입비를 요구하는 곳이 있다. 법규상 연수대회나 모임에서 그럴 듯한 이름을 붙여 입장료나 회비를 못 거두게 하는데도 그렇게 하는 곳이 있다. 많은 사람들을 모으기 위해 무작정 문만 넓혀놓은 회사도 있다. 그래서 많은 회원들과 회사가 동시에 무너지고 불과 몇 사람만 돈을 벌고 떠나기도 한다.

    네트워크 사업이 돈이 된다고들 하니까 계꾼들이 계를 하듯 몰려다니면서 멀쩡한 회사를 헐뜯으며 수몰이를 하는 작태,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면서 한탕 챙기고 돌아다니는 바람꾼들도 네트워크 문화를 병들게 한다. 물건의 품질을 실제보다 과장해서 소개하고 파는 행위도 네트워크의 신인도를 떨어뜨린다.

    신경제 유통방식으로 각광받는 네트워크 마케팅이 아직도 이렇듯 경제의 이단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은 이 방식이 한국에 전수되면서 ‘고추장 기질’이 강한 일부 한국인들이 이를 정상적으로 운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단 돈이 좀 모였다 싶으면 주동자들이 ‘먹고 튀는’ 사례가 잦아 부정적인 이미지가 확산됐던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네트워크 마케팅은 정부가 허용한 유통방식이다. 앞으로 모든 거래는 네트워크 마케팅과 전자상거래로 갈 것이라고 확신한다. 요즘 인기있는 창고형 할인매장도 이 때문에 사라질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하루살이 같은 회사들도 적지 않지만, 회사만 잘 선택하면 성공할 수 있는 사업이 네트워크업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네트워크 회사들이 도덕성을 높여 이미지를 개선해야 한다. 네트워크 회사들은 품질과 가격으로 경쟁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전체 이익금을 회사와 회원 간에 공평하게 나눠야 한다. 필자는 네트워크 마케팅도 지금과 같은 회의적인 시선에서 벗어나 우리 경제의 견인차로 우뚝 서는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네트워크 사업은 지금 바로 시작할 수 있다. 인터넷에 들어가면 네트워크업계의 빅3를 비롯한 주요 업체들과 접속할 수 있다. 현재는 물류 네트워크업과 통신 네트워크업 두 종류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초보자라면 전문가나 경험자, 그리고 여러 네트워커들의 얘기를 들어본 뒤 취향대로 선택하면 된다.

    회사를 고를 때 처음부터 수당을 많이 주는 회사는 검증이 필요하다. 그보다는 기반이 튼튼한 회사를 선택해야 한다. 회원수가 5만명은 넘어야 제대로 자리잡은 회사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상위 직급자와 하위 직급자 간에 이윤배당 격차가 큰 곳은 피하는 게 좋다. 이윤은 위, 아래에 공평하게 배당돼야 한다. 회사만 지나치게 많이 챙기거나, 반대로 회원만 많이 가져가는 곳은 위험하다. 상위 직급자가 많이 나올수록 좋은 회사라고 생각한다.

    네트워크 마케팅을 바르게 알고 시작하려면 도움이 될 만한 책을 읽어보는 게 바람직하다. ‘부의 흐름’ ‘소유의 종말’ ‘어제까지의 당신에게 이별을 고하라’ ‘네트워크 마케팅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 등을 추천하고 싶다. 그밖에 성공, 리더십, 경영 등에 관한 책도 읽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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