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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격 고발

LG산전 과대계상, 동부건설·동양메이저 순익 부풀리기

금감원 자료로 본 기업 분식회계 백태

  • 글: 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angpen@donga.com

LG산전 과대계상, 동부건설·동양메이저 순익 부풀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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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식회계 등 불법행위가 적발되면 책임자가 책임을 지는 게 상식이다. 그러나 국내 기업 중에는 그 상식이 통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경영진이 검찰에 고발당해도, 금감원이 해임권고를 해도 어찌된 일인지 주주총회에서 다시 선출된다. ‘도덕적 해이’에 빠져 있는 국내 기업의 현주소다. 분식회계로 적발된 기업들을 통해 그 실태를 고발한다.
LG산전 과대계상, 동부건설·동양메이저 순익 부풀리기

SK글로벌 분식회계와 관련해 주요 투신사 사장들이 대책을 숙의하고 있다.

기업의 분식회계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00년 대우그룹은 41조원에 달하는 분식회계 혐의가 드러나 국내 경제계를 한바탕 발칵 뒤집어놓았다. 최근에는 SK글로벌이 1조5000억여원의 분식회계를 저지른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기도 했다. SK글로벌의 분식회계 규모는 단일 기업으로는 사상 최대다.

분식회계는 기업이 고의로 자산이나 이익을 크게 부풀리거나 반대로 부채를 줄여 재무나 경영상태를 실제보다 건전한 것처럼 조작하는 것을 말한다. 현행법으로 금지된 엄연한 불법행위이기 이전에 정상적인 기업이라면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그럼에도 분식회계가 만연한 것은 정치권과도 무관치 않다. 과거 정경유착시절엔 정치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핵심권력의 묵인 하에 자행된 측면이 있다.

여전히 정신 못 차린 SK

IMF사태 이후에는 영업실적이 악화된 기업들이 자구 수단으로 너도나도 분식회계를 저질렀다. 제품을 제조하지도 않고 팔았다고 속이거나, 제조는 했지만 팔리지 않았는데도 매출액을 높여 당기순이익을 조작했다. 또 있지도 않은 재고재산을 늘려 기업의 보유자산을 실제보다 부풀렸다. 반대로 부채를 줄여 기업의 건전성을 속이는 등 다양한 방법이 동원됐다.

본지가 단독입수한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1990∼2000년의 11년 동안 금감원 감리를 받은 1544개 기업 가운데 35%에 달하는 540개 업체가 분식회계 혐의로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 3개 중 1개 이상이 분식회계를 해왔던 셈이다.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기업들의 ‘과거 분식회계 사면’이 검토되는 것은 바로 이같은 심각한 상황을 반영한 ‘고육책’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분식회계 사면문제는 2000년 대우사태 직후에도 여당 내에서 심각하게 논의됐던 적이 있다. 그러나 결론이 나지 않았다. 분식회계 사면이 ‘현실을 감안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시각과 ‘국가와 기업의 신인도 추락을 가져올 잘못된 대안’이라는 시각으로 크게 엇갈렸기 때문이다. 지금 정부와 여당의 정책 책임자들 사이에서 혼선이 일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기업들의 도덕성 회복이다. 과거의 분식회계에 대해 사면을 해준다 해도 똑같은 행태가 반복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과연 국내 기업들이 그동안의 ‘전과’를 깨끗이 씻고 ‘건전한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당장 분식회계 혐의로 적발된 이후 SK글로벌의 행태부터가 미덥지 못하다. 지난 3월11일 검찰이 발표한 수사결과에 따르면 분식회계를 통한 배임과 증권거래법, 외부감사법 등의 위반 혐의로 SK 경영진 10명이 구속 또는 불구속 기소됐다.

최태원 SK(주) 회장, 손길승 SK 회장, 김창근 구조본부장, 김승정 SK글로벌 부회장, 박주철 SK글로벌 사장, 문덕규 SK글로벌 전무, 유승렬 전 구조본부장, 민충식 구조본 전무, 윤석경 SKC&C 사장, 조기행 구조본 상무 등이다.

SK글로벌은 그러나 3월31일 치러진 정기 주주총회(이하 주총)에서 당초 박주철 사장과 문덕규 전무, 사외이사인 김이기 피죤 대표이사와 이관용 서울대 교수 등 임기가 만료된 경영진 4명에 대해 재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할 방침을 세웠다. 앞에서 보듯 박사장과 문전무는 이미 검찰 기소 명단에 올라 있는 상태였다.

임기 여부를 떠나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할 경영진들을 임기가 만료됐는데도 재선임한다는 방침에 시민단체와 주주들은 물론 일부 채권단들도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직도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시민단체와 주주들은 즉각 반발했고, 언론도 따갑게 질타했다. 그럼에도 SK글로벌은 주총을 통해 경영진 4명 가운데 사임한 문전무와 김이사 등을 제외한 박사장과 이이사에 대해 재선임을 결정했다.

참여연대는 이에 대해 성명을 내고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SK그룹 비리의 핵심 책임자인 손길승 회장과 김승정 부회장이 임기가 남았다는 이유로 경영진에서 물러나는 것이 거론조차 되지 않은 것”이라며 “이는 불법행위에 대한 법률적 책임조차 부정하는 것과 다름없으며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분식회계에 대한 무책임한 경영진의 태도는 비단 SK글로벌만의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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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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