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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초점

‘세녹스 죽이기’의 진실

‘법대로’인가 세금 때문인가

  • 글: 이희욱 ‘이코노미21’ 기자 heeuk@hanmail.net

‘세녹스 죽이기’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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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동차 연료첨가제 ‘세녹스’를 둘러싸고 논쟁이 한창이다. 세녹스는 대체 연료인가, 첨가제일 뿐인가, 아니면 가짜 휘발유인가. 산업자원부와 재정경제부, 국세청, 환경부까지 나서 이를 몰아치는 속사정은 또 무엇인가. 소비자의 눈으로 본 세녹스 파동의 실체.
‘세녹스 죽이기’의 진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때아닌 유사휘발유 논쟁이 한창이다. 에너지 벤처기업 ‘프리플라이트’가 판매하는 자동차 연료첨가제 ‘세녹스(Cenox)’가 주인공이다. 개요는 간단하다. 연료첨가제로 휘발유에 섞어 쓰는 세녹스에 대해 산업자원부가 ‘유사휘발유’라며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프리플라이트는 이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으며, 산자부 또한 기존 입장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을 모양새다. 소비자는 혼란에 빠졌고, 판결은 법원의 몫으로 넘어갔다.

하지만 법원 판결조차 세녹스 논란을 잠재우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산자부와 프리플라이트 양쪽 모두 법원 결정에 승복하지 않을 태세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가짜 휘발유’ 여부를 놓고 시작된 공방은 이제 사실 확인 문제를 떠나 자존심 싸움이 되었다. 왜 이런 상황이 벌어졌으며, 문제의 핵심은 무엇인가.

첨가제인가 가짜 휘발유인가

세녹스는 에너지 벤처기업 프리플라이트에서 내놓은 연료첨가제다. 동네 카센터나 대형 할인점의 자동차 용품코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엔진세정제나 연소개량제 등과 크게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세녹스는 일반 할인점이나 카센터에서가 아닌 지정된 판매점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 대량 판매이기 때문이다. 세녹스는 휘발유에 최대 40%까지 섞어 쓸 수 있다. 연료첨가제의 경우 배합비율이 법에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세녹스는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연구원에서 테스트를 거쳐 40%로 섞어 쓸 경우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원래 프리플라이트는 단순 첨가제가 아닌 알코올계 연료를 염두에 두고 세녹스 개발을 시작했다. 개발 초기인 지난 2000년 12월, 프리플라이트는 세녹스의 전단계 제품이면서 알코올계 연료로 개발한 ‘뉴 파워 오일’의 제조 판매에 관한 법 적용 여부를 산자부에 문의했다. 산자부는 “우리 소관이 아니다”며 “유관부처인 환경부에 물어보라”고 답했다. 이때만 해도 산자부는 “알코올계 연료는 석유사업법상 석유제품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2001년 12월 프리플라이트가 2차 문의를 하자 산자부는 갑자기 태도를 바꿔 “알코올계 연료인 세녹스는 유사석유제품”이라며 연료로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유사석유제품이란 곧 ‘가짜 휘발유’란 얘기로, 법적 단속의 대상이 된다는 뜻이다. 이에 프리플라이트는 할 수 없이, 제품의 알코올 함유량을 10%로 낮춰 환경부 시험을 거친 후, 휘발유와 6대 4로 섞어 쓸 수 있는 ‘연료첨가제’로 시판에 나선 것이다.

프리플라이트는 세녹스를 휘발유에 섞어 쓰면 연비가 향상되고 엔진 세정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배출 가스량도 줄어든다고 말한다. 게다가 휘발유보다 값이 싸기 때문에 소비자로선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주장이다.

산자부부터 국세청까지 “불가!”

이런 ‘장점’을 앞세워 프리플라이트는 지난해 6월부터 전국 13개 판매점에서 세녹스를 리터당 990원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당시 리터당 1330원 안팎이던 휘발유보다 300원 이상 싼값이었다. 특히 정상 휘발유를 판매하는 주유소가 리터당 50원 안팎의 판매마진을 남기는 데 비해, 프리플라이트는 세녹스 판매점에 대해 판매가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330원의 마진을 보장해 큰 호응을 얻었다.

그 덕분에 지난해 11월 설립한 세녹스 판매법인 지오에너지는 같은 해 12월에 21억원, 올 1·2월에는 각각 40억원과 8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

판매점도 부쩍 늘었다. 2003년 5월 현재 전국 25개 총판 산하 42개 전문판매점과 210여 개 용기판매점에서 세녹스를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한때 50만~60만 리터씩 팔려나가던 세녹스는 주무부처인 산자부가 ‘사실상 유사휘발유’로 규정하고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면서 그 상승세가 한풀 꺾인 상태다.

지난 2001년 12월, 프리플라이트의 문의에 대해 “세녹스는 유사석유제품”이라는 회신을 보냈던 산자부는 프리플라이트가 ‘연료첨가제’로 용도를 바꿔 세녹스를 출시하자 곧바로 이를 문제삼았다. 성분상 가짜 휘발유처럼 톨루엔 비중이 높고 휘발유에 40%까지 섞어 쓰는 등의 이유를 들어 “첨가제라 하더라도 사실상 유사석유제품”이라며 단속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프리플라이트는 “알코올계 연료에 대한 법 적용이 모호해 어쩔 수 없이 첨가제로 내놓았는데, 이제 그것마저 문제삼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연료로는 안 된다고 해서 대기환경보전법이 인정하는 첨가제로 판매하기 위해 알코올 성분을 낮추고 다른 성분까지 조정했는데, 어떤 식으로도 팔아선 안 된다고 하는 건 산자부의 억지”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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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희욱 ‘이코노미21’ 기자 heeu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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